총선 릴레이인터뷰 <4>김영호 민중당 비례대표 후보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민중당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농민 후보를 비례대표 2번에 전격 배치했다. 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3월 2~4일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한 ‘민중공천제’에서 농민 후보에 나선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전 의장이 농민 비례대표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민중당은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으로 21대 국회 진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봉쇄조항’에 해당하는 정당 득표율 3%를 넘어야 한다. 제도 취지대로 3% 지지율을 확보하면 최소 4개 이상의 비례의석을 확보할 수 있어 김영호 후보의 국회 입성이 가능해진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꼼수’ 논란, 코로나19 사태 확산 등이 선거 국면에서 군소정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반대로 당 내부의 결속력과 역량은 한층 또렷해지고 있다. 김영호 후보는 “민중당의 농민 비례 후보는 한 개인이 아니라 전국농민회총연맹이라는 조직과 당이 결합해 만들어낸 후보”라며 농민 조직을 대표한 ‘농민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가 국회로 가는 것은 전농이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고, 수많은 ‘전봉준’들이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터뷰는 2월 26일 서울 용산구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농민수당 입법화’ 1호 공약
월 30만원 지급 계획
주요 농산물 공공수급제 도입
쌀 의무수입물량 등 재검토
 
전농과 당이 결합해 국회 진출
비례후보 2번 배치 정체성 명확
‘농민 대변 정당’ 역할에 최선


▲출마이유는?
“지난 30~40년 동안 한국농업은 희생을 당해왔다. 신자유주의 개방정책으로 ‘TV를 팔고 자동차를 팔아야 우리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비교우위 정책 속에서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받아 왔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국농업과 농촌, 농민은 말살될 위기에 처해있다. 농촌에 20대 젊은이가 오지 않고, 애기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됐다. 이런 개방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한국농업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농업 개방정책은 잘못된 정책이기 때문에 이제라도 멈춰야 하고, 농업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농정을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

▲핵심공약은?
“가장 첫 번째는 농민수당의 입법화다. 현재 우리가 바닥에서부터 만들어오고, 각 시도에서 완성 중인 상태다. 이를 지방조례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되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국가와 사회가 인정해 중앙정부 차원의 입법을 해야 한다. 농민수당은 농민과 농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를 국민에게 던지는 화두다. 정부 차원의 농민수당 도입으로 월 30만원씩 연간 36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것이 1호 공약이다. 그 다음으로는 주요농산물에 대해 공공수급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 손해는 보지 않아야 한다. 농산물 생산비가 일정하게 받쳐줘야 하는데, 반복되는 가격 폭락으로 인해 농민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쌀 관세화 유예 조건으로 연간 들어오는 수입의무물량(MMA) 40만8700톤도 큰 문제다. 이 물량 때문에 휴경명령제가 얘기된다는 것은 식량주권을 버리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WTO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고 쌀을 개방하고 있는 부분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하려면 WTO 재협상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후보자가 왜 국회의원이 돼야 하는가?
“충남 예산에서 농사만 짓다보니 ‘피와 땀을 흘린 것으로만은 안 되겠구나’하고 느꼈다. 그래서 농민들이 ‘아스팔트농사’와 ‘정치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방향에서 한 길을 걸으며 살아왔다. 정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 주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먹고 사는 얘기, 농사짓는 얘기를 하는 것이 정치이고, 국회에서 농산물 얘기를 하는 것이 정치인 것이다. 정치는 정당을 통해서 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농민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었다. 민중당은 농민들이 참여해 만든 정당이기 때문에 지금 국회로 가는 것은 한 개인이 아니라 그동안의 역사 속에서 농민운동을 해 왔던 전농 조직과 당이 결합해서 가는 것이다. 저의 국회 진출은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국회는 농촌 출신 의원, 한 개인 자격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농업농촌 문제를 풀기에 나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농업관에 대한 철학은?
“농업은 국민의 식량 주권을 책임지는 생명산업이자 이 땅을 가장 오래 지켜온 뿌리다. 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며 국가 전략적으로 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농업농촌의 소중함과 가치가 훼손되고 농민들의 소외가 커지고 있다. 농업 홀대가 만연해지고 있다. 농업은 홀대를 받는 영역이 아니라 무엇보다 가장 앞서 존중 받아야 되는 분야다.”

▲유권자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민중당은 지지율 3%를 반드시 얻어야 하고, 반드시 뚫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중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시간이 짧다. 아직 작은 정당이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한 길을 살아온 노동자와 농민을 대변하고 있다. 정당 역사상 농민을 비례후보 2번에 배치한 정당은 지금까지 없었다. 민중당이 추구하는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줬다는 부분이 의미가 큰 만큼 민중당을 꼭 지지해 달라는 말씀을 드린다. 죽을힘을 다해 유권자들의 선택과 명령을 받들어 뛰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

충남 예산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호 후보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전농 의장으로 ‘백남기농민 투쟁’, 2015년 민중총궐기, ‘박근혜퇴진 촛불혁명’, ‘전봉준투쟁단’ 등을 이끌어 왔다. 김 후보는 21대 총선의 의미에 대해 “2017년 ‘촛불항쟁’을 거쳐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국회의원들은 2016년부터 계속돼 왔었기 때문에 21대 총선은 입법부, 국회 권력을 교체해 ‘촛불항쟁’을 완수해야 하는 ‘2차전’의 의미를 갖는 중요한 선거”라고 규정했다. 또 그는 “농민과 노동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전체 국민의 5% 정도가 농민이니 국회의원 300명 중 15명 정도는 농민 대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농민이 소외되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버렸다”고 안타까워하며, 농민들이 ‘아스팔트농사’에 그치지 말고 긴 호흡을 갖고 ‘정치농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독려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주요 이력(김영호 후보 제공)
관작리 마을이장
예산군농민회 회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의장
예산 동학혁명 기념사업회장
제19대 총선 야권연대 후보
통합진보당 충남도당 위원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충남 농민수당 주민조례제정 청구인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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