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김경욱 기자]

▲ 도매시장 최초 확장 이전한 남촌도매시장은 기존 구월도매시장보다 3배 가까이 커진 규모와 현대화 시설을 토대로 농산물 유통과 가격 지지에 앞장서려 한다. 사진은 개장 3일째인 4일 새벽 4시 즈음 과일 경매장 모습.

3월 2일 새로 개장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하 남촌도매시장)은 인천 남동구 비류대로 763(남촌동 177-1번지)에 둥지를 틀었다. 기존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보다 3배 가까이 커진 규모에 현대화된 시설로 이전한 남촌도매시장은 300만 인천 시민들에게 고품질·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함은 물론 인천·경기권 농산물 유통의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남촌도매시장을 찾아 변화한 모습과 현장 분위기를 살폈다.


기존 구월도매시장 3배 크기
주차장도 4배 늘어나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 중
기존시장 폐쇄·이전 첫 사례

과일동·채소1동·채소2동 중심
업무동엔 홍보관 등 운영 예정
환경동선 식물성 잔재물 비료화
시장 내로 시내버스도 다녀

#도매시장 최초 확장 이전


지난달 27일 폐장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삼산농산물도매시장과 함께 인천 청과부류 유통량의 58%(2018년 기준)를 담당해 왔다. 하지만 주차장 및 사용 시설 부족 문제로 시장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어왔고, 인천시가 2013년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하면서 남촌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논의가 본격화 됐다.

새로 개장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기존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문제를 대폭 개선했다. 특히 부지(대지) 면적이 2.8배 늘어나 축구장 약 6개 정도인 16만9851㎡(약 5만1000평) 규모이며, 주차장은 기존 대비 4배 늘어나 총 2824대를 수용할 수 있다. 또 도매시장 내 식자재동과 판매물류동 등이 함께 입주해 농·축·수산물을 한 번에 쇼핑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이번 남촌도매시장 개장은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 중 처음으로 기존 시장을 폐쇄하고 이전한 사례다. 또 중앙정부 지원 없이 개설자인 인천광역시가 주도적으로 나서 사업을 추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총 사업비 3209억5000만원 대부분을 기존 부지 매각대금(약 3060억원)으로 충당할 수 있었던 데다, 지자체장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공영도매시장 이전이라는 사업을 비중 있게 다뤘던 인천광역시의 적극적인 행정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 2일 개장한 인천 남촌도매시장 전경.


#무엇이 달라졌나

남촌도매시장은 경매장과 중도매인 점포가 있는 과일동·채소1동·채소2동을 중심으로 업무동, 식자재동, 판매물류동, 환경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업무동에는 홍보관 및 6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안테나숍이 설치·운영될 예정으로, 인천시는 이곳에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사업자 생산제품 및 향토우수제품을 진열·판매하는 한편 쿠킹클레스 등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환경동에서는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식물성 잔재물)이 전처리 과정을 거쳐 비료화 된다. 이곳에선 하루 32톤의 식물성 잔재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농가에 퇴비원료로 공급돼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기여할 전망이다.

남촌도매시장 내로 시내버스가 다니는 것도 특징이다. 인천시는 시민들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버스 1개 노선을 도매시장 내부로 경유하도록 했고, 2개 노선은 시장 입구에 정차하도록 했다. 또 오는 5월까지 시장 내 주차장이 무료로 개방된다.

아울러 과일동·채소1동·채소2동 옥상에는 시범적으로 계절에 맞는 작물을 심어 도매시장을 찾는 시민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도시농업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다만 도매시장 측면에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아쉬움도 남는다. 중도매인 점포가 협소해서인지 출하 성수기가 아님에도 잔품 상자 일부가 경매장에 쌓여 있었고, 상하차 작업 등 도매 물류 동선이 다소 불편한 점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현장 분위기는

“코로나19 탓 조용한 개장에도 북적”

“주차 문제로 마음 졸여 왔는데
차량 몰려오는 것 보니 편해져”
“첫 경매 좋은 가격에 낙찰
높은 가격 받을 수 있도록 노력”


“개장 첫 날에는 손님이 더 많았어요. 오늘은 어제보단 줄었지만 그래도 많이 찾고 있는 편이죠.” 남촌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유통인의 말이다.

남촌도매시장을 찾은 3일 오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출하자 초청도 없이 조용히 문을 열었지만 남촌도매시장은 새로 개장한 시장을 구경하러 나온 인천 시민들로 북적였다. 무엇보다 남촌동 시대를 이끌어갈 시장 종사자 얼굴에는 이전 작업으로 며칠 밤을 새웠음에도 피곤한 기색보다는 새로운 출발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남촌도매시장 도매법인 인천농산물(주) 조경진 전무이사는 “구월도매시장에서는 사람이 많이 찾아도 주차 문제 때문에 항상 마음을 졸여 왔는데 개장 첫날 차량이 몰려오는 걸 보면서도 편한 마음이 들었다”며 “넓은 부지에 새 시장이 열린 만큼 거래물량을 더욱 확대해 인천·경기권은 물론 농산물 유통의 허브시장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새벽 과일 경매장에서 만난 남촌도매시장 도매법인 덕풍청과(주) 과일영업부 송영준 이사는 “시설 이전 후 진행된 첫 경매에서 많은 물량이 좋은 가격에 낙찰됐다”며 “현대화 된 시설에서 경매가 이뤄지는 만큼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덕풍청과(주) 중도매인조합 박성옥 조합장은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시장을 새로 이전한 만큼 영업력을 더욱 확대해 볼 생각”이라며 “과일경매 시간도 이전을 하며 30분 앞당긴 새벽 4시30분부터 시작하는데 앞으로는 협의를 통해 4시까지 경매 시작 시간을 앞당겨 좀 더 공격적인 영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이동기 남촌농축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장
“300만 인천 시민에 좋은 먹거리 공급”

“남촌도매시장으로 품질 좋은 농산물이 많이 반입돼 300만 인천 시민에게 좋은 먹거리가 공급되길 희망합니다.”

시장 이전을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 이동기 소장의 말이다. 그는 “남촌도매시장에서 질 좋은 먹거리가 많이 공급돼야 소비자들이 도매시장을 믿고 찾는다”며 “그래야 농업도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기 소장은 “새 시장이 열리면서 도매시장법인들도 출하 유치를 하고 있고, 관리사무소도 산지 출하 유치를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며 “현대화된 시설에 더 넓어진 환경으로 시장이 이전한 만큼 전국에 있는 생산자들이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새로 개장한 남촌도매시장은 농산물 안전성 검사소를 운영하며 안전한 농산물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은 물론, 농업 관련 스타트업 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농산물 도매 기능은 물론 인천 농업의 메카로 자리 잡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도매시장의 역할은 농가와 소비자 모두 적정가격에 농산물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있어 시장 내 유통 종사자들과 함께 서로 협치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촌동 시대, 도매시장법인 대표에게 듣다

“출하자 요구 서비스 계속 개선”

▲노봉환 대인농산 대표이사=남촌동 시대를 통해 명실공히 중서부 거점 도매시장으로 발돋움해 나가겠다. 3년 안에 적어도 구월도매시장보다 물량의 60% 이상을 더 취급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전국 출하자들의 많은 관심이 따라와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시장 이전으로 우수 농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장도 만들어졌고, 출하 농산물의 신선도와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저온저장고도 대폭 확충됐다. 이를 바탕으로 정가·수의매매 예약정보시스템 등 온라인 농산물 거래도 확대해 나가겠다. 특히 우리는 어느 도매시장보다 개설자와 소통이 활성화돼 있다고 자부한다. 이를 토대로 시장 이전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출하자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나가겠으니 출하자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린다.

“공격적인 영업 활동 추구할 것”

▲이광우 덕풍청과 대표이사=타 유통업체도 그렇겠지만 전국적으로 도매시장도 슬림화되고 있다. 그러나 남촌도매시장은 시장 이전으로 인한 현대화된 시설과 넓은 부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추구하려 한다. 특히 출하자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와 농산물 가격 지지를 위해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려고 한다. 우리 도매시장은 법인과 법인, 법인과 중도매인 간 협의체가 구성돼 있는 등 유통인 간 교류가 활성화돼 있다. 물론 선의의 경쟁은 계속해 나가지만 악의적인 경쟁은 서로 지양하고 있다. 이런 장점이 시장의 더 나은 발전, 궁극적으론 출하자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고, 시장 이전을 통해 좀 더 확대되리라 기대한다. 전국의 출하자분들이 남촌도매시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고품위 농산물을 출하해준다면 시장 유통인들이 한마음으로 가격 지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두 배 이상의 성과 도출 자신”

▲정진국 인천농산물 대표이사=개장한 2일 오후 시장에 차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다. 구월동에선 성수기 때 차가 들어오면 뿌듯함보다는 걱정이 앞섰고, 물량 소화를 하지 못할까 조마조마했는데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 물론 이는 농산물 신선도 유지에도 큰 도움이 돼, 결국 가격 지지로 이어지리라고 본다. 일각에선 대형 유통업체 매장이 줄어들고 온라인 시장은 확대되고 있어 도매시장이 위기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첫발이 시장 이전과 현대화된 시설을 보유한 남촌도매시장 개장이 될 것이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양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자에게 받아, 소비자에게 이어주는 도매시장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 이를 통해 구월시장 거래 금액 대비 두 배 이상의 성과를 도출해내려고 한다.

김관태·김경욱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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