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이달 중국산 7000톤 반입 예정
가격 폭락 뒤 회복세 찬물 우려
조생양파 생산 한 달 앞두고
양파생산자협회 “가격 흔들기”
엄격한 PLS 검사 등 촉구


국내 조생종 양파 수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양파 수입 소식에 농가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양파 수급에 있어 생산량 조정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수입 농산물에 대한 검역 문제는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근 국내산 양파 값이 강세를 띠는 데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산동성 지방 저장양파의 유통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로, 수입 물량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기 위해 대기 중이라는 것. 이에 3월 중에는 약 7000톤 가량의 중국산 양파가 국내에 들어올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수입량인 3515톤 보다 2배 가량 많고, 평년 수입량(6124톤)을 웃도는 수치다. 

중국산 양파 수입은 이맘 때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지난해 양파 값이 폭락한 뒤 최근 회복세를 띠는 상황에서 다시 수입량이 늘어나니 농가는 물론 산지유통업체 조차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양파 산지유통업체 대표는 “지난해 양파 값이 폭락한 이후 최근 양파 값이 올랐다지만 저장된 물량의 부패율이 높아 실제로 남는 것이 없다”며 “산지유통인도 어느 정도는 이익이 나야 다음 장사를 하는데 가격이 좀 높으면 수입이 들어오거나 비축물량을 내보내니 지금 상황에선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또 “정부 수매물량이 창고에서 50% 정도는 부패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되니 수입업자들이 물량을 들여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국내 양파산업이 무너지면 그 땐 오히려 지금보다 비싸게 양파를 수입해야 될 것”이라며 “수입을 막을 순 없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검역에선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국내산 조생양파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한두 달 전에 양파를 수입해 국내산 양파가격을 흔드는 이러한 민간상인들의 행태에 결국 손해는 국내 양파농가가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정부에 요구하는 수입농산물에 대한 대응 요구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검역조치를 법대로 원칙대로 진행하라는 것”이라며 “이번에 수입되는 양파물량 전체에 대한 엄격한 PLS 검사 등 검역을 강화해서 제대로 된 양파를 국민에게 공급하라”고 촉구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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