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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

허선진 중앙대 교수

마블링 높일 수 있는 품종개량
산학연 중심으로 적극 시도해야
삼겹살 품질 향상이 가장 시급


국내산 축산물의 자급률이 50% 이하로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 고기가 국내 돈육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국내 돈육 시장을 지배할 만큼 충분한 물량이 되지는 않지만 이베리코 돼지고기 열풍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또한 호주산 와규 같이 호주산 이베리코가 생산돼 대량으로 국내에 유입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산 돈육이 수입육과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시급하고 현실적인 방안은 결국 돈육의 품질향상으로 귀결된다.

최근 자돈 생산능력이 우수한 다산종의 도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다산종은 등지방 두께가 얇고 상위등급 출현율이 감소하기 때문에 출하두수가 증가함에도 농장 수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들도 생겨나고 있다. 유럽·북미 등에서 개량된 다산종은 그들의 수요에 맞게 등지방이 얇은 품종으로 개량됐기 때문에 지방함량이 높은 삼겹살을 선호하는 국내 육류시장에 적합하냐 아니냐 하는 논란이 생기는 것이다. 가축은 일반적으로 체성장(체고·체장·체폭 등)이 거의 끝나가는 시기에 마블링을 비롯한 지방의 축적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마블링을 향상시키려면 체성장을 빠르게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110㎏ 비육돈의 적정 출하 일령으로 봤을 때 대략 90~100㎏에 도달한 이후에 마블링 축적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이때부터 고열량 사료의 급여를 통해 등지방 두께를 늘리고 마블링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판단하기에 다산종은 성장 속도도 기존의 품종에 비해 빠른 경향이고 체성장이 멈추는 기간도 더 길기 때문에 180일 정도의 도축일령에서 마블링 정도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료의 에너지원 조절 등을 통해 체성장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비육 후기사료에서 지방열량의 증대를 통한 마블링 축적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뿐만 아니라 사육기간을 늘리는 방법 등이 제안되고 있다. 또한 육성기에 조사료의 비율을 조절한 이후 비육 말기에 지방 유래 열량을 급속하게 늘리는 방법 등도 제안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다산종 품종의 고기가 싱겁다고 표현하는데, 필자도 비슷한 느낌을 가진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기의 수분은 단백질과 많이 결합해 있기 때문에 동일한 무게를 기준으로 지방의 함량이 낮을수록 수분의 함량은 높다. 그러므로 마블링이 적으면서 살코기가 많은 고기는 수분 함량이 높아 싱겁다고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에는 마블링을 높이거나 등지방을 두껍게 하는 사육방법 개선이 절실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품종개량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산학연이 중심이 되어 마블링을 높일 수 있는 품종개량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실제로 생산자단체는 농가의 수익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또한 축산농가의 소득 증대를 위한 방안을 꾸준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돈육의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시적인 육질 개선 방안은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장에서 삼겹살의 품질향상을 위해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지방 함량이 높은 삼겹살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육류 시장에서 삼겹살·목살 소비 편중 현상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돈육의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남은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결국 삼겹살의 품질 향상이 가장 시급한 경쟁력 제고 방안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현재 소비자들의 삼겹살 선호도는 편중됐지만 삼겹살의 품질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육방법이나 고품질의 삼겹살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직 명확하게 확립되지 못했다. 그러므로 새로운 돼지 품종과 사육방법, 사료의 특성 또는 돈육의 품질 평가 방법이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삼겹살의 품질과 얼마나 정확하게 일치되는지 면밀하게 재조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장에서 축적된 품종, 사료 또는 사육 정보와 등급판정 정보 등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실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삼겹살의 품질과 정확하게 일치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서 육종 또는 사육 방법을 보완한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최고의 삼겹살을 생산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돼지고기 생산에서 가장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가진 삼겹살의 품질을 극대화 시키는 것은 농가의 수익성 극대화와 직결될 수 있고 소비자들은 고품질의 삼겹살을 적절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한돈 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삼겹살 중심의 편중된 소비에 대한 반론도 많고 품종에 따른 고품질 삼겹살에 대한 기준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지만 최근 ICT 기술의 발달로 삼겹살의 품질을 조금 더 쉽고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등지방 두께나 도체중 측정을 중심으로 돈육의 품질을 예측하는 것 또한 그 정확성이 결코 낮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제는 발달된 측정 기술의 과감한 적용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돈육의 품질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돈육 품질을 더욱 더 개선하는 것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하나의 주요한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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