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릴레이인터뷰 <3>송성일 더불어민주당 후보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 송성일 더불어민주당(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후보가 21대 총선 공천을 확정 받고 정치 도전에 나선다. 송 후보가 농사를 짓고 있는 밭에서 경운기에 올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농민의 자식’과 ‘농촌 출신’ 정치인은 많지만, 정작 농민정치인이 없는 현실은 농민의 과소대표와 농업경시로 이어져 왔습니다. 또 이 지역은 보수정치 기반이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어 유권자의 선택이 거의 없고 중앙정치의 공천에 따라 국회의원이 정해지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농업과 지역정치, 이 두 개의 화두는 경력 23년차 농부를 정치 선거판에 나오게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구의 공천을 받은 송성일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농어민위원장의 얘기다. 지난 20여 년간 봉화군농민회에서 크고 작은 경험과 활동, 성과들을 쌓아온 송성일 후보는, 척박한 황무지를 일구는 농부의 마음으로 ‘농어민의 꿈, 지역의 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낯선 출발선에 섰다. 그는 “농부가 정치를 결심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개인 자격이 아니라 지역 농민회와 지역 농민의 이름으로 함께 하는 것”이라며 “진보정당의 조직적 역량이 열악한 여건에서 민주진보세력의 대표 후보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2월 24일 경북 봉화군 명호면 비나리마을에서 진행됐다.


농업·지역 화두 갖고 농민운동
정치가 해야 할 영역 있는데
지역민·농민 의사는 고려 안돼
23년차 농부, 선거판 뛰어들어

구체적인 농민의 삶 보장하는
농민기본소득제가 제1 공약
완전 공영제 마을버스 통해
어르신 등 이동권 보장해야

경제성 이상의 가치 있는 농업
일궈가는 농민, 자부심 지켜야
지역민 주인 되는 세상 만들 것


▲출마이유는?
“농업과 지역, 두 가지 화두를 갖고 농민운동을 해 왔다. 농민운동을 넘어 정치가 해야 할 영역들이 분명 있는데, 그동안 이 지역의 정치 여건은 특정당 후보와 특정당 공천 탈락자의 구도 외에는 다른 후보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지역민과 농민의 의사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중앙정치의 공천에 따라 국회의원이 정해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현실정치가 저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농민과 무관하다고만 생각했고, 저는 농민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을 지지해 왔다. 그러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를 거치며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30~40% 지지율을 얻으며 선전하면서 지역정치의 변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 그 이전부터 민주당 경북도당에서 지역 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고민 끝에 민주당에 가입해 도당 농어민위원회 위원장과 지역위원장 활동을 하게 됐다. 총선 국면에서 좋은 후보들이 나서지 않아 고민이 깊었는데, 지역 농민회와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 21대 총선을 ‘농민’ 이름을 걸고 싸워보는 판으로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출마하게 됐다.”

▲핵심공약은?
“농민기본소득제가 제1공약이다. 수 십 년간 보조사업 중심의 농정, 생산주의 농정이 지금의 파탄된 농정을 초래했다. 구체적인 농민의 삶 자체를 사회적으로 보장하지 않고는 우리 농업의 출구가 없다는 생각에 기존 보조사업 예산에 더해 일정 정도의 예산 증대가 전제되는 속에서 농민기본소득제를 추진한다면 농민들이 기후변화 또는 시장변화에 어려워하지 않고 농사에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다른 공약으로는 완전 공영제 마을버스를 통해 주민 이동권을 확보하고자 한다. 우리 마을 앞에 시내버스가 하루에 2~3번 정도 오는 게 전부다. 인구밀도가 낮기 때문에 지역 전체 상황이 비슷하다. 어르신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은 지역의 활기 또한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공약 중 하나다.”

▲후보자가 왜 국회의원이 돼야 하는가?
“지역에 살면서 지역민과 함께 땀을 흘리고, 지역 현안에 개입하고 실천했던 후보가 국회의원이 된 적이 없다. 고향만 지역이고, 서울이나 대구 등에서 수 십 년 동안 지낸 뒤에 고향에 돌아와서 지역 주민들을 대변하겠다고 한다. 저는 24년 동안 지역에 살면서 지역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주민들의 요구를 잘 받아서 풀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마을회관에 인사를 하러 가면, 국회의원 후보가 마을회관에 방문한 적은 처음이라며 반기는 분들이 많다. 지역정치의 회복을 통해 지역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

▲농업관에 대한 철학은?
“농업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다양한 업종 중의 하나일 수 있지만, 단순히 경제성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인류가 존속하는 한 농업이 갖고 있는 생명산업의 가치에 대해 우리는 부정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여건들은 변하지만, 농업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농업은 국민의 먹거리와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다. 그런 농업을 일궈나가는 이들이 농민이라는 점에서 농민 스스로 자부심을 지켜야 하고, 그런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국가와 지역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농민들과 얘기하다보면 절망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수 십 년 동안 절망이 반복되다보니 절망에 익숙해져서 희망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저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희망의 전도사’가 되고 싶다. 유권자들이 함께 해 주신다면 우리 지역과 우리 농업은 끝나지 않고 희망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린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정치 변화의 가능성을 또다시 보여주셨으면 한다.”

송성일 후보는 처음부터 ‘농사꾼’은 아니었다. 경남 진해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서울대학교(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1997년 IMF 사태가 터지기 직전 지금의 봉화군 비나리마을로 귀농, 새로운 삶의 여정을 택했다. ‘농사가 고되겠지만,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면 충분히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 기대는 귀농 1~2년 만에 녹록하지 않은 농촌 현실에 부딪혔다. 마을공동체 사업과 농민운동에 열정을 쏟으며 대안을 찾았다. 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고 봤다. 송 후보는 “농민운동의 지평을 넓히고 정책적 무능을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농민운동 역시 정치적 실천과 떼어놓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많은 농민들이 현실정치에 관심을 갖고 현장 목소리를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민들이 단합된 힘을 모아 농민정치가 가능한 정치지형을 열어가는 21대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주요 경력(송성일 후보 제공)
봉화 비나리마을 새마을지도자/이장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정책위원장
봉화군농민회 회장
더불어민주당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농어민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현)
농어업정책포럼 직불금분과 위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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