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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주목하는 신품종 과일열전’ 시리즈를 마치며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해당 품목의 소비 폭을 넓혀주며, 종자 로열티에 대한 걱정도 덜어주는 ‘국내 육성 신품종’. 특히 과일 시장에선 신품종 하나로 가라앉았던 포도 면적이 늘어나고, 사과 소비를 한여름까지 앞당기고 있다. 반면 다수의 신품종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선보이지도 못한 채 도태되는 경우도 많다. 농촌진흥청 위태석 연구관은 신품종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지기 위해 산지와 소비지를 잇는 첫 관문인 도매시장의 역할에 주목했다. 이에 10년 전부터 신품종 평가회를 시작했고, 이후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도매시장에서 경매사와 중도매인 등 시장 유통인들을 대상으로 ‘신품종 시장 평가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지난 두 달간 ‘시장이 주목하는 신품종 과일 열전’ 시리즈를 통해 8개의 과일 신품종을 소개했다. 시리즈를 마치며 위태석 연구관을 만나, 그동안의 시장 평가를 토대로 ‘과일 시장에서 신품종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들어봤다.


“과일 시장 신품종 필요…도매시장 역할에 주목”
신품종 시장 평가회 주도 위태석 농진청 연구관

2010년 신품종 평가 시작
최근 4년간 100번 이상 진행
시장 적응 위한 보완 과제 찾고
평가 중 자연스럽게 홍보 성과

여름사과 품종 ‘썸머킹’
판매창구 단일화 등 빨리 알려
출하 3년 만에 소매점 코드 생성
한아름·창조배 등도 성공 기대

유통업계 위주 시장성 평가
소비자 평가도 강화 예정 

-도매시장에서의 신품종 평가와 산지에서의 경매사 초청 신품종 평가 등 도매시장을 연계한 신품종 평가를 주도했다. 기획 의도는 무엇이었나.

“신품종 평가는 2010년부터 시작했고, 2013년에는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신품종 농산물을 시장에 알리는 일을 해왔다. 이후 2015년부터 체계적으로 도매시장에서 시장성 평가를 진행,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0여 종의 신품종에 대한 시장성 평가를 진행했다. 한해 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보완해서 다음해 다시 평가를 진행한 품종도 있어 시장 평가 횟수는 4년간 100번이 넘는다. 신품종 홍보와 평가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신품종 농산물이 수요자 관점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고 보급되거나, 보급이 이뤄진 이후에도 신품종 농산물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전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첫 출하된 신품종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농가가 조기에 신품종 농산물 재배를 포기하거나 신품종 농산물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에 체계적으로 신품종 농산물을 홍보하고, 시장의 관점에서 신품종 농산물을 평가해 시장성은 얼마나 되는지, 시장에 출하하기 전에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확인했다.”

-어떤 성과와 과제가 있었는지.

“신품종에 대한 평가를 해보면, 전혀 시장성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재배 기술이나 수확 후 기술로 보완하거나, 농가가 생산이나 마케팅 과정에서 보완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신품종 평가는 신품종의 시장 적응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과제를 찾아낼 수 있었다는 점과 신품종 평가 과정을 통해 신품종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다만 신품종 평가 결과를 좀 더 효과적으로 연구 현장이나 농업 현장에 피드백하고 그것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과일 시장에서 여러 신품종이 자리를 잡았고, 또 도입 필요성도 요구되고 있는데.

“무역자유화 및 산지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차별화 농산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차별화의 목적은 산지 간 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맛과 외관 중심의 차별화 기준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역적 특성에 기반을 둔 차별화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이처럼 지역적 특성에 기반을 두지 못한 차별화이기에 다른 산지와의 절대적 차별성 확보에도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단순히 생산지역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농산물의 차별성을 부각하기는 어렵다. 맛과 외관의 우수성이 지역성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입과일이 넘쳐나는 요즘 국산 품종과 국내 산지라는 지역성이 결합하면 신품종 과일은 수입과일과 경쟁하는 더없이 강력한 상품이 될 것이다.”

-대표적인 과일 신품종 정착 사례를 소개한다면?

“대표적인 품종으로 여름사과인 썸머킹을 소개하고 싶다. 썸머킹은 숙기가 빨라 쓰가루(일명 아오리)가 출하되기 이전에 착색이 이루어지고 맛이 좋은 과일이다. 다만 초기에 출하량이 너무 적어 제대로 된 양이 출하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농진청은 시군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 썸머킹 농가를 전국단위로 조직화한 뒤 판매창구를 단일화해 소량이지만 일정공급량을 확보해, 소매점과의 계약거래를 통해 차별화되고 안정적인 거래가격을 실현했다. 특히 판매창구를 단일화해 썸머킹을 확보하려는 소비지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빠른 기간에 썸머킹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물론 농가 보급 이전에 도매시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썸머킹 평가회 등을 통해 우수성을 홍보한 것도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 결과 농가가 썸머킹을 출하한 지 3년 만에 도매시장과 소매점에서도 썸머킹 코드가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품질 좋은 상품을 공동출하를 통해 일정 규모의 출하량을 유지하고, 판매창구를 통해 판매처 관리만 잘하면 신품종이라도 충분히 단기간에 시장에 정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아직 시장에 자리 잡지는 않았지만 기대되는 신품종 과일을 소개한다면.

“기대되는 과일 신품종은 참 많다. 그중에서도 최근 소비 감소가 현저한 배의 경우 해당 품종에 적합한 재배관리와 수확 후 관리 기술만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품종이 다수 있다. 이 중 한아름배나 창조배, 그린시스배 등은 유통인이나 소비자 평가 모두 대단히 반응이 좋았다.”

-앞으로 신품종 보급과 관련한 계획은.

“지금까지는 신품종 농산물에 대해 도매시장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시장성을 평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는데, 앞으로는 소비자 평가도 강화해 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 평가와 유통업자 평가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명확히 해 판로별로 신품종 농산물의 마케팅 전략 제안을 강화할 계획이다. 가령 맛은 좋지만 유통성이 낮은 신품종은 전국 단위 광역유통보다 로컬단위 유통을 활용한 판매방식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편 신품종 농산물의 시장테스트 결과에 대한 연구 현장과 농업 현장에서의 피드백도 강화하고 그 방법도 고도화 시켜 갈 계획이다. 또한 신품종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산지와 신품종을 필요로 하는 소비지 유통업자와의 매칭 지원도 강화해 나가겠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품종 농산물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좀 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장성이 높은 신품종이 출하되는 1년 차에는 희소가치 등이 더해져 대단히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년 차, 3년 차로 넘어갈수록 시장에 공급되는 신품종은 급속히 늘어나는 반면, 농가는 1년 차 때 거래된 가격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과적으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나중에 시장에 내다 버리듯 판매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농가가 신품종을 도입할 때는 고품질, 다수확, 재배 용이성 중 하나를 기대하고 신품종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 중 고품질을 통해 판매단가 향상을 기대하는 경우에 종종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신품종 농산물에 대해 생산비와 경영비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가지고, 적정 가격을 추구해 가는 것이 신품종 농산물의 시장 확대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해 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신품종 농산물 판매를 지원할 때 시장의 수요와 공급 관계를 왜곡하는 지원을 지양해야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농가에 지불하는 가격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 간의 역마진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러한 지원은 해당 신품종 농산물시장 전체를 교란할 수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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