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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플랜, 실제 작동하려면 풀어야할 과제 산적"전국먹거리연대 ‘국가 및 지자체 먹거리정책 토론회’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전국 단위로 빠르게 확산 불구
현장 준비 미흡으로 인해
실제 작동까지 어려움 예상

식량안보 제고 방안 마련하고
국민적 공감대 확산 노력해야

시민사회 적극적 연대 통해
먹거리 문제 국가 의제 부각을
관련 법·제도 정비 등도 시급

 

로컬푸드와 공공급식 중심의 지역단위 먹거리 정책(이하 푸드플랜) 수립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올해까지 기초 지자체 60여곳과 거의 모든 광역 지자체가 푸드플랜을 수립할 전망이다.

그러나 푸드플랜이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기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기본 틀로서 정책 프레임은 만들어져가고 있지만 현장의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국민적 공감대 확보에서부터 부처간 협력, 시민사회 역량 강화, 법제도 정비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전국먹거리연대(상임공동대표 조완석)가 정의당, 민중당, 녹색당 등과 함께 지난 19일 국회에서 개최한 ‘국가 및 지자체 먹거리 정책 추진현황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의견이 제기됐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종안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푸드플랜을 국가적 과제로 설정하고 정책화하면서 서구와 달리 먹거리 정책이 단기간 내에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면서 △학교급식, 공공급식, 군납 등에 로컬푸드 공급 확대 △중소가족농 정책 강화로 농업정책의 사각지대 해소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협치 기반 확대 등을 성과로 꼽았다. 

문제는 내실화. 그는 “거의 모든 특광역시와 60여개의 지자체가 푸드플랜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먼저 실효성 있는 식량안보 제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식량 및 주요식품 자급률 설정시 국민 건강과 식생활 소비 패턴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고, 기후변화나 국제적 동향 등 외생적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설정된 자급률 목표를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먹거리 운동 진영이 식량안보의 중요성은 강조해 왔지만,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노력은 미흡했다”면서 “일본 농림수산성이 민간과 협력해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Food Action Nippon 프로젝트’ 같은 국민적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먹거리 취약계층에 대한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근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먹거리 불평등 문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 이는 통계로도 증명되는데, 실제 보건복지부의 2018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영양섭취부족자 인구비율은 2013년 8.4%에서 2018년 13%로 상승했다. 5000만 인구 중 650만에 가까운 인구가 영양섭취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과일·채소를 500g 이상 섭취하는 비율도 38%에서 26%대로 급격히 하락했다. 비만 등 불균형적 식생활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2013년 6.8조원에서 2016년 11.5조원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이러한 먹거리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통합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먹거리 정책을 총괄할 콘트롤 타워가 부재하고 부처간 칸막이 해소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지금까지 경험으로 봤을 때 부처간 협력은 어렵다. 시군으로 내려가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푸는 방법은 시민사회가 거꾸로 관련 부처에 압박을 가하고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 수밖에 없다”면서 “전국먹거리연대를 중심으로 시민사회 진영이 적극적으로 연대, 먹거리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부각시켜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학교급식, 공공급식 식재료 저가입찰제 개선 △시군구별 먹거리 관련 기초통계 제공 △대도시 단위 공공급식 현물 공급을 위한 물류 인프라 확충 등을 과제로 꼽았다.

배옥병 더불어민주당 먹거리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먹거리 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려면 법·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민먹거리보장기본법’ 제정을 비롯 △급식비의 국가 재정분담을 골자로 한 학교급식법 전면 개정, △1700만 공공급식의 도농상생 공적조달체계 구축을 위한 ‘국민건강·도농상생 공공급식지원법’ 제정 등이 필요하다는 것.

배 위원장은 “법과 제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행정도 답답하고 시민사회단체도 답답하다”면서 “21대 국회가 먹거리기본권과 관련된 법안 제정에 나설 수 있도록, 실행가능한 로드맵을 가지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동센터·마을 공공급식서도
지역농산물 사용 어려운 게 현실
지역내 먹거리 활동가 육성
지자체 공무원 재교육 이뤄져야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박웅두 정의당 농어민위원장은 실제 농촌 현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을 짚었다. 지역아동센터가 푸드뱅크로부터 공급받는 식재료 대부분이 수입산으로 만들어진 가공식품인 데다, 마을 공동급식 식재료 구매를 위해 군청에서 발급하는 카드로는 대형판매점 이용만 가능해 전통시장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의 아이들이 지역에서 나오는 먹거리 대신 푸드뱅크라는 이름으로 넘어오는 국적 불명의 가공식품을 먹고, 마을 공동급식에 쓰이는 식재료마저 마을에서 순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차흥도 로컬푸드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지역내 먹거리 활동가 육성과 지자체 공무원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이를 지역에서 집행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 차 위원장은 “지역의 공무원들의 경우 푸드플랜에 대해 잘 모를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 활동가들이 행정에 참여하는 것을 불편해한다”면서 “중앙정부가 아무리 정책을 만든다고 해도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 현장에서의 실천은 너무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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