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형 첨단 온실 도입했는데…토마토 30% 이상 고사 ‘어쩌나’

[한국농어민신문 양민철 기자]

▲ 성태근 다원영농조합대표가 첨단 유리온실의 환경제어 부실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십억 원을 투자해 설치한 최첨단 유리온실의 환경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면 농민의 마음은 어떨까? 농업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 유럽형 첨단 온실을 도입했는데 곰팡이 병이 창궐하고 토마토는 서서히 죽는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왜 첨단온실의 환경관리가 엉망이고 병해충에 노출되는지 원인과 전문가의 진단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성태근 다원영농조합법인 대표
내부 과습으로 곰팡이 피해
주변농가도 같은 현상 드러나

설치 업체선 ‘정상’ 답변 답답
온실환경 개선 의지 없어

“환경제어 소프트웨어 미비”
전문가도 시설개선 조언

전북 진안에 위치한 다원영농조합법인(대표 성태근)은 네덜란드 방식의 최첨단 유리온실 1만4850㎡(4500평)에서 완숙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2018년부터 가동한 온실은 총 62억원을 투자해 지열히트펌프 및 공조 시스템, 복합환경제어시스템 등 각종 최신 설비와 관리 체계를 접목해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네덜란드 농가에 버금가는 토마토 생산량을 달성하겠다는 당찬 목표로 온실을 운영해 왔다.

그런데 온실을 운영 해온지 1년 도 안 돼 온실 내부의 습도 분포도가 높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더구나 최첨단 운영 시스템을 도입한 온실임에도 잿빛곰팡이 발생으로 토마토가 고사하는 일이 발생하고 생산량은 기대에 한 참 못 미쳤다.

농장을 첫 방문한 날 성태근 대표는 “2월이면 온실 내부가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아야 하는데 장마철 습한 날 같다”라며 “이런 상태라면 장마철에 접어들면 또다시 곰팡이 병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초부터 토마토 생산을 시작했는데 9월에 접어들어서는 식재된 토마토의 30% 이상 고사되는 현상을 겪었다고 한다.

성태근 대표는 “네덜란드 농가의 완숙토마토 생산량은 3.3㎡당 250kg 이상인 현실을 감안해 유리온실을 건립하면서 180~200kg를 생산한다는 목표로 토마토를 재배 해 왔다”라며 “그런데 높은 습도와 잿빛곰팡이 발생으로 인해 2019년 토마토 생산량은 135kg에 불과했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온실 설비 업체와 환경제어시스템 설치 업체에 문의했지만 정상이라는 말만 할뿐 온실 환경을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네덜란드 회사 제품을 설치했는데 기대에 한참 못 미치니 농가 입장에서는 속이 타고 하소연 할 곳도 없다”라며 “주변 시설농가들과 공유하니 대부분 같은 현상을 겪고 있었다. 참 어처구니없어 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분야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의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문가 의견은 어떻게 나왔을까? 시설농업 교육 전문가인 이성춘 ㈜팜퍼스트 대표는 “온실의 설비와 장비는 너무나 훌륭하지만 환경제어 소프트웨어의 미비 등으로 크고 과습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라며 “시설을 조금만 개선하면 생산성 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안=양민철·이동광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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