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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줄이는 대형 유통업체···농산물 유통 ‘체질 개선’ 신호탄 되나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국내 주요 대형 유통업체인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대규모 정리에 들어가는 등 대형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농산물 주요 소비처 중 하나였던 대형 유통업체가 위축되며 농산물 소비에 어떤 영향이 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 시장 재편을 국내 농산물 유통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당장은 위기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물량에서 품위 위주로 전환’, ‘지역 중심의 선순환 유통 체계 강화’ 등 여러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쇼핑 오프라인 점포
700여개 중 200여개 정리
최저가 경쟁 등 설자리 준 탓
이마트·홈플러스도 매출 감소

단기적 농산물 판매 줄겠지만
품질 중심의 유통단계 축소
지방 도매시장 활성화 등
장기적인 개선의 기회 주장도


▲축소되는 대형 유통업체 매장=롯데쇼핑은 지난 13일 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백화점 등 오프라인 700여 개 점포 중 30% 수준인 200여 개 비효율 점포에 대한 정리에 들어간다<본보 2월 21일 자 5면 참조>고 밝혔다. 업계에선 최저가 경쟁을 비롯한 유통업체 간 경쟁 심화, 온라인 업체 성장 등으로 대형 유통업체의 설자리가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롯데쇼핑의 대규모 매장 정리가 대형 유통업계 지각변동의 신호탄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

실제 롯데마트와 시장을 삼등분하고 있는 이마트는 지난해 4893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고, 지난해 사모펀드에 인수된 홈플러스는 최근 구조조정 관련 노사 갈등이 심화되는 등 대형 유통업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소비자패널 조사를 하거나 여러 소비 흐름을 보면 대형마트를 통한 구매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대형 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농산물 유통업계도 이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고, 이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농산물 유통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야=대형 유통업체의 매장 정리가 일시적으론 국내 농산물 판매 위축을 불러올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유통 시장 재편 속에 국내 농산물 유통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고품위, 차별화된 농산물 판매 전략과 지역화 전략이 요구된다고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위태석 연구관은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 간 최저가 경쟁은 결국 품위나 지역보다는 물량 중심의 농산물 유통 거래로, 교섭력 없는 농가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돌려 말하면 대형 유통업체 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론 농산물 판매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농산물 유통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일본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대형마트들이 쇠퇴하고, 대형 유통업체들은 몰 형식으로 점점 규모화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농산물 유통 시장이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품질 중심의 유통단계 축소, 즉 유통 마진은 줄이면서 소비력은 올리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지조직도 기존 물량 중심에서 품위 중심으로 규모화해 나가야 한다”며 “대형 유통업체들의 보여주기 식 로컬푸드가 아닌, 일본의 지산지소처럼 진정한 의미의 로컬푸드가 시행된다면 두각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대형매장의 쇠퇴를 불러온 온라인 시장 역시 궁극적으론 침체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 속에 지방 도매시장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병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 사례를 봐도 기존 국가가 관리하는 공영도매시장 위주의 농산물 유통 거래에, 자본력을 앞세운 민간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와 경쟁했고, 대형 유통업체들이 도매시장보다 앞서나갔지만 이후 그들끼리 경쟁하고, 또 온라인 업체가 참전하며 최저가 경쟁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런데 온라인 업계 역시 앞으로 경쟁이 가속화되면 결국 산지 직매 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데 온라인 업계에서 앞으로 이 영역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결국 다시 산지와의 교섭력도 갖춘 도매시장, 특히 산지와 가까운 지방 도매시장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다만 지방 도매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선 농산물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산지와 가까운 거리라는 지리적 접근성에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 품위 위주의 시장이 정착되고, 거기에 배송 서비스, 소분 소포장, 절단·가공, 학교급식 등 민간 시장에서 할 수 없는 영역까지 구축되면 지방 도매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며 “결국은 지금 이후가 지역 유통 순환 체계가 자리 잡아 나갈 시점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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