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 정항모 씨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호맥·이탈리안라이그라스 재배
5월 5~15일 사이 모두 수확
한우 키우며 벼농사 한계 극복
“10년 보고 농업경영 수립해야”


정항모씨는 우리나라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군에서 겨울철 논을 이용한 조사료생산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15년 전부터 조사료 생산을 시작한 정씨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생산기술과 생산량 등을 자신의 목표와 같은 수준으로 완성했다.

자신의 논 16만3000㎡와 주변의 33만7000㎡의 논을 위탁경영하는 정씨는 27만8000㎡ 규모의 조사료 기반을 갖고 있다. 벼 수확이 끝나는 10월 15일쯤 호맥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파종해 다음해 5월 5~15일에 모두 수확하는 방식으로 겨울철 조사료를 생산한다.

정항모씨는 “수익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1ha당 50만원과 조사료 생산물을 합치면 1ha당 210만 원 정도의 순소득이 가능하다”라며 “다만 문제점은 대부분 조사료 생산기준이 남쪽 지방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강원도에 맞는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쌀 소비량이 연간 1인당 60kg 이하로 떨어진 지금의 상황을 예측하고 한우농사를 시작하며 조사료 생산에도 관심을 갖고 시작했다. 현재 1800㎡ 규모의 우사에서 120마리의 한우를 키우며 벼농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정항모씨는 “국민들의 식생활변화와 수입개방으로 농업의 유통환경이 크게 변화된 상황에서 단순히 생산에만 집중하던 기존의 농업경영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적어도 10년 앞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농업경영을 수립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0년부터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한 정씨는 이때부터 매년 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농지구입자금과 자신의 소득을 합쳐 농지를 구입하며 농지를 늘려나갔다.

정씨는 “자신은 이런저런 이유로 농업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이제는 보답하기 위해 위탁영농회사를 통해 주변 농가들을 지원한다.

위탁영농은 모내기부터 쌀 판매까지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육모장과 저장시설, 정미소까지 갖추고 유경곡산이라는 판매 법인을 설립하여 생산된 쌀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정씨는 “3만3000㎡ 규모 이하의 쌀 생산 농가들이 현실적으로 농기계와 각종 시설들을 갖추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지원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아들에게 꼭 자신의 농업을 물려주고 싶어 다음 세대들이 자긍심을 갖고 농업을 경영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성축협 감사를 맡고 있는 정항모씨는 4H강원도회장과 한농연고성군연합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지역사회를 위해서 공헌하고 있다. 문의 033-632-5595>

고성=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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