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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0주년 특별기획/2020 ‘성찰과 대안’] 생산량 늘면 가격폭락, 적으면 수입산 범람···늘 ‘조마조마’<4>농산물 가격 안정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김경욱 기자]

▲ 지난해 마늘·양파 값이 폭락하자 한농연합천군연합회와 한농연창녕군연합회 회원들이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마늘·양파 농가 생존권 보장 및 근본적 대책 마련 촉구 결의대회’ 열고, 가격이 폭락한 마늘과 양파를 땅바닥에 쏟아 붓고 있다.

수매·비축 등 수급대책에도
농산물 값 등락 폭 더 확대
잦아진 기상 이변도 원인
마음 편히 농사 지을 수 없어

◆누구도 손해나는 농사를 짓고 싶지 않다

‘농사꾼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은 해줘야 되는 것 아닙니까.’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 2월 11일 농식품부 대통령 업무보고가 진행되던 날, 겨울 대파 주산지인 전남에선 농민들이 대파 밭을 갈아엎었다. 농민들은 ‘대통령이 농산물 가격 폭락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음에도, 왜 또다시 작물을 갈아엎어야만 하느냐’며 목소릴 높였다. 

지난해 9월엔 한농연(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합천·창녕군 소속 회원들이 경남도청 정문 앞에 마늘과 양파를 쏟아 부었다. 현장 농민들의 요구가 있었음에도 정부의 비축·수매 계획이 늦어져 마늘·양파 값 폭락을 불러왔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전삼환 한농연합천군연합회장은 “일찍이 예견됐던 마늘·양파 가격 폭락사태에서 시기적으로 뒷북을 친 정부의 마늘·양파 비축수매 방침은 그마저도 미흡한 가격, 물량, 마늘 수매크기 등으로 ‘수매시늉’만 내고 있다”며 정부를 향해 날선 목소릴 냈다. 

농민들은 불안하다. 정부는 국내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수매·비축이나 계약재배, 수출촉진과 같은 사업을 추진하지만 농산물 값 등락 폭은 더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농산물 수급안정 사업을 분석한 자료(2017년)를 보면 무의 월별 최고·최저가격(20kg당) 차이가 2014년 3431원, 2015년 9429원, 2016년엔 1만5980원으로 가격 변동 폭이 갈수록 확대됐다. 배추 가격도 마찬가지. 최고·최저가격(1kg당) 차이가 2014년 467원, 2015년 518원, 2016년 1552원으로 점점 벌어졌다. 

GS&J가 2018년 낸 ‘채소류 수급안정대책, 이대로 좋은가’ 보고서(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에서도 우리나라의 주요 채소류 가격변동 불안정성이 일본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간 주요 채소류 가격의 변이계수(가격변동의 표준 편차/평균가격)는 우리나라는 0.25, 일본 0.05로 5배 가량 차이나며, 같은 기간 연평균 가격 변화인 최고치·최소치 대비율도 우리나라가 2.18배로, 일본의 1.18배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기에 잦아진 기상이변과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농산물의 범람은 농산물 값의 진폭을 더 넓히고 있다. 생산량이 많으면 가격이 폭락해 버리고, 생산량이 적으면 수입농산물이 들어와 버리니, 마음 편히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인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는 수급조절 문제, 더 엄밀히 말하면 공급과잉 문제를 농민들 탓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가격을 쫓아 작물을 심다보니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발생한다는 것. 그러나 농민들은 반문한다. ‘손해 볼 걸 알면서 작물을 심는 농사꾼이 어디 있겠냐’고.


최저가격 보장 요구 높지만 정부는 ‘난색’

과잉 유발·예산 부담 등 이유
지자체 조례 대부분 유명무실
국회 제출법안도 자동폐기수순

◆겉도는 최저가격보장제 논의

농민들은 최소한의 생산비라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며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요구해 왔다. 이는 지난 2010년 6·15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장들의 공약사항으로 제시되며 조금씩 현실화 됐고, 이후 각 지자체가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섰다. 현재 최저가격 보장제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총 65개에 달한다. 

문제는 조례가 있어도 실제 농산물 가격 보전을 위한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저가격 보장제 조례가 마련돼 있으나, 사업을 시행할 기금이 마련되지 않아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20대 국회에서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시) 의원이 2017년 9월 최저가격 보장제 도입을 뼈대로 한 농산물 가격안정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농산물의 가격안정 등을 위해 수매비축 또는 수입비축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나 농산물의 가격이 폭등하면 물가안정을 이유로 수입 농산물이 유입돼 농가는 큰 이익을 보지 못하는 반면, 가격 폭락 시에는 그 피해의 상당 부분을 농가가 부담하게 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 제안 이유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도 지난해 ‘자자체는 지역특화 농산물의 가격이 생산비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우 그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생산자에게 지급하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실시할 수 있고, 국가는 이를 실시하는 지자체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농산물가격안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저가격 보장을 통해 농가 수입을 보장하면 과잉 생산을 유발하고, 관련 예산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9월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서삼석 의원이 최저가격 보장제 도입에 대해 묻자 “직접 개입도 있을 수 있지만 유통시설 지원이나 수급조절 등 다른 정책 수단으로 지원할 수 있다. 최저가격 문제에 대해선 여러 장단점이 있다”며 제도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들 법안은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될 전망이다. 


생산량 증가 우려는 기우일 뿐정부 수급정책 한계 ‘보완 효과’

◆실현 불가능한 정책인가?

‘국가는 농수산물 수급균형과 유통구조 개선에 노력해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 헌법 123조 4항이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켜 농민들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가 과잉생산을 유발하고, WTO(세계무역기구) 감축대상 보조금에 해당하는 점, 중앙정부 수급정책의 혼란 등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보여 왔다.

2016년에는 농산물 최저가격보장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지자체가 늘어나자, 예산이나 교부금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지자체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농식품부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역할을 분담해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을 도모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2016년 당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은 보고서(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도 반대 주장에 대해)에서 최저가격 보장제는 과잉생산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품목으로 재배면적이 분산되면서 품목별 가격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난다면서 농식품부 입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또 우리나라의 감축대상 보조금 한도를 계산할 때 WTO 규정에 위배되지 않으며, 중앙정부 수급정책과의 혼선에 대해서는 오히려 중앙정부 수급정책의 한계점을 보완해 수급조절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주장은 실제 현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16년부터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사업(전북 주요 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전북도는 지난해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보다 떨어진 4개 품목(양파·마늘·노지감자·건고추)을 확정해, 올 1월 41억8100만원(773농가)을 지급했다.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용우 전북도청 농민소득안정팀 주무관은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예산으로 41억이 나가니 올해 신청 농가들이 확 늘어날까 걱정을 했었는데, 양파는 오히려 신청자가 조금 줄었다”며 “대농들이야 어떻게든 짓던 농사를 지어야 하지만 사업 대상인 중소농들은 상황에 따라 다른 작물로 옮기기 때문에 최저가격 보장제가 재배면적을 크게 늘리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신중한 태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최저가격 안정제 도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라며 “다만 지자체에서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6년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놓고 논란이 일었을 당시 ‘채소류 수급안정 관련 지방자치단체 협력 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낸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통화에서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해마다 예산 운용 진폭이 크기 때문에 최저가격 보장제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농민단체들이 주장하는 기준대로 지급기준을 잡을 경우에는 예산 크기도 너무 커져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용선 선임연구위원은 2016년 보고서에서 지원 기준(기준가격)과 가격보전액(단가)이 높을수록 다음해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농가판매가격은 더 크게 하락 시킨다며 지자체가 추진하는 최저가격 보장제는 정부의 수급안정 사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수급조절 물량에 대한 손실보전 차원의 가격보장 등 수급보장과 연계해 실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 전북 남원에서 육묘와 양파 등을 재배하는 박신호(54) 씨는 지난해 약 2000㎡(600여평)에 양파를 심었다. 그는 지난해 양파 값이 폭락했음에도 전북도의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통해 올해 1월 1망당(20kg) 7860원을 보전 받게 돼 경영안정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농촌 사회 유지하는 중소농가, 안정적 소득 보장이 목적”

전북도, 3년간 시범사업 거쳐
지난해부터 최저가격 보장
양파·마늘·생강 등 8가지 품목
기준가격 차액의 90% 보전
올해는 ‘시장격리’ 포함시켜
수급 사각지대 해소 기대

◆농산물 가격을 보장하다

전북도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도입을 위해 2015년부터 논의를 본격화 했다. 정식 명칭은 ‘전북 주요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사업’이다. WTO 제소 가능성과 보다 정확한 표현을 고려해 정책명에는 ‘최저가격’을 쓰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도입 논의는 삼락농정위원회 유통원예분과에서 담당했지만,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도입을 위한 별도의 행정 WG(워킹그룹)와 농민 중심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수십 차례에 걸친 회의를 이어갔다. 

김용우 전북도청 주무관은 “제도 도입을 위해 3년여간 시범사업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30~40번 회의를 하면서 제도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줄여 나갔다”며 “농민단체가 참여해 많은 의견을 내니 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북도의 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사업 대상은 도내 소재 농지에서 직접 농산물을 생산해 시·군 통합마케팅 조직이나 지역농협 등을 통해 계통출하 하는 농업인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계통출하 실적이 근거자료가 되는 셈이다. 

현재 대상 품목은 총 8가지로 양파, 마늘, 생강, 건고추, 가을무, 가을배추, 노지감자, 대파다. 지난 3년간 시뮬레이션을 돌려 가격 등락 폭이 가장 큰 품목들을 골라 추린 것이다. 

하지만 전북도 사업시행 지침에 따라 14개 시·군별로 대상 품목에 차이가 있다. 주산지인 품목은 지급 대상 품목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양파의 경우 완주, 임실, 고창, 부안은 사업대상 품목에 포함시킬 수 없다. 주산지에 가격 보전이 들어가면 수급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군에서 농식품부의 ‘채소류 가격안정제’ 사업 등에 참여해 가격 차액을 보전 받는 품목도 대상에서 빠지도록 했다. 

지원은 각 품목별로 농산물 ‘기준가격’을 마련하고,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보다 하락했을 경우 그 차액의 90%를 보전해 준다. 

‘기준가격’은 농촌진흥청의 품목별 생산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유통비를 더해 만들어진다. 생산비와 유통비는 최근 5개년 비용에서 최저를 빼고 평균을 낸다. 최저치를 빼니 기준가격이 높아져 농민들에게 유리하다. 

제도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2019년 본사업에 들어갔다. 시행 첫해인 2016년에는 2개 품목(가을무, 가을배추), 227농가를 대상으로 추진했으나, 지원품목은 발생하지 않았다.

2017년엔 7개 품목(양파, 마늘 등), 1119농가, 352.2ha를 대상으로 시행, 가을무를 재배한 31농가에 2600만원이 지급됐고, 2018년엔 7개 품목(양파, 마늘 등), 1736농가, 584.4ha를 대상으로 시행, 2품목(양파, 가을무), 214농가에 1억4000만원이 지급됐다. 

본사업에 들어간 지난해엔 8개 품목(양파, 마늘 등), 1928농가, 740.3ha를 대상으로 시행돼 지난 1월 4품목(양파, 마늘, 노지감자, 건고추), 773농가에 41억8100만원이 지급됐다. 

전북도는 올해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에서 한발 더 나갔다. 최저가격 보장과 함께 시장격리(산지폐기) 사업을 포함시켜 가격안정 지원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이 사업도 현장 농업인들의 건의가 정책화 된 사례로, 중앙정부의 시장격리 정책이 주산지에 국한돼 있는 점을 감안해 농산물 수급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사업비는 사업시행 지침에 연간 100억원 이내(도비 30억원, 시군비 70억원)에서 쓸 수 있도록 정해 놨다. 올해는 지난해 예산 수립 당시 최저가격 보장제와 시장격리 예산으로 각각 42억원과 6억원을 책정해 총 48억원을 편성했는데, 올해 최저가격 보상제로 지급한 41억8100만원과 비슷하게 맞아 떨어졌다. 

유상희 전북도 농민소득안정팀장은 “농민들이 적게 농사를 짓더라도 농촌에 살며 보람을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급조절도 중요하지만 농촌 사회를 유지하는 중소규모 농가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도록 하는데 사업의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김창열 전북도 농산유통 과장 
“지자체장 의지·농민 참여가 필수”

대농 아닌 중소농 중심 정책
중앙정부의 사각지대 보완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시행은 먼저 지자체장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현장 농민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창열 과장은 전북도에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가 도입되고 시행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북도의 삼락농정은 행정이 중심이 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부터 의견이 올라오면 행정은 그 의견이 실행 되도록 받쳐 주는 것”이라며 “농민들이 함께 참여해 농업정책을 논의하다보니 본 사업이 시행에 들어갔을 때 반발이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시행도 마찬가지였다. 삼락농정위원회에서 농민들이 중심이 돼 충분히 논의하고 실행에 들어가 사업 추진에 큰 반발이 없었다. 

특히 그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가 대농이 아닌 중소농 중심의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김창열 과장은 “중앙정부에선 시·군별로 양파는 800ha, 마늘은 1000ha 이상 재배해야 주산지로 지정하고 산지폐기 시 보상을 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시·군은 산지폐기 해도 보상을 못 받는다”며 “물론 주산지도 중요하지만 중소규모의 농가들을 보호하고 이들에게 일정정도의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 이 제도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처음 시행하는 산지폐기도 주산지가 아닌 시·군에서는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현장의견을 수렴해 도입한 것으로, 중앙정부에서 접근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보완해 주는 정책이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최영철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부회장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이 결국 밥상 물가 안정”

중앙정부 나서야 제대로 추진
지방은 보완재 역할 하면 돼
공익형직불제와는 따로 가야

“농민들에게 농산물 최저가격을 보장해주면 그 혜택이 농민에게만 돌아가나요?”

최영철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부회장은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이 결국은 ‘먹거리 주권’이자 ‘밥상 물가 안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항상 그는 농산물 가격 문제를 농정당국이나 농업예산만으로 풀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금 신안에선 대파 가격이 바닥세라서 밭을 갈아엎고 있다. 그동안 여러 전례를 봤을 때 내년엔 대파 면적이 급감해 대파 가격이 뛰고, 대파에서 다른 작목으로 전환돼 그 품목은 또 바닥세로 밭을 갈아엎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이에 대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인 국민에게까지 가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최 부회장은 “농민이나 농정당국이 힘이 없어, 또 농업예산이 부족해 못한다고 하는데 농산물 가격 보장은 기획재정부 등 모든 부처가 나서야 하는 국가 핵심 정책이어야 한다”며 “현재 몇몇 자치단체에서 농산물 가격 보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선 중앙정부가 나서야 하고, 지방정부는 그 지방에서만 재배되는 특수품목 등 보완재 역할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의 최우선 농정 과제인 공익형직불제와 관련해서도 농산물 가격 보장의 대체재가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 

최 부회장은 “공익형직불제도 중요하지만 농산물 가격 보장의 대체 역할을 해선 안 된다.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며 “무조건 시행하자는 게 아니라, 외국 사례를 살펴보고, 또 우선은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입보장보험을 확대하는 것부터라도 본격적인 논의의 장을 가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최 부회장은 “농민들이 많은 것을 원하는 게 아니다. 최소한 해왔던 품목을 꾸준히 최소한의 가격 안정 장치는 갖고 재배할 수 있게만 해달라는 것”이라며 “한농연은 이번 총선과 2년 후 대선까지 정부와 정치권이 농산물 가격 보장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지 지켜보며 관심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관태 김경욱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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