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생태계 교란종 지정 막은 후
올해부터 농가가 관리해야
물꼬·배수로 포집망 설치 모색

친환경 벼농사 농가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왕우렁이의 탈출을 어떻게 막느냐다. 환경부는 당초 왕우렁이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려 했었다. 그러나 농가 반발로 보류 조치했다. 이제 관건은 농가의 관리로 넘어오게 됐다.

충북에서 친환경 벼 재배면적이 가장 많은 곳은 청주시다. 617농가 563ha나 된다. 강서동과 오창읍, 내수읍, 강내면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왕우렁이 농법을 한다. 왕우렁이 사육장도 내수읍, 오창읍, 강내면, 현도면, 남일면 등 5개소나 된다.

청주시 친환경 농가 대부분은 제초작업을 왕우렁이로 한다. 모내기를 하고 왕우렁이를 방사하면 훌륭한 제초 일꾼 역할을 한다. 농민들은 여태까지 왕우렁이를 별도 관리하지 않았다. 충북지역은 수거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이 월동하지 못하고 죽었다. 때문에 배수로를 타고 하천으로 흘러들거나 하는 생태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농가 스스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 왕우렁이가 논에서 탈출하는 것을 원천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로는 물꼬나 배수로에 포집망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별도의 예산이 필요한 부분이나 시에서도 포집망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친환경농산과 관계자는 “사실 충북지역은 월동이 안된다. 그러나 왕우렁이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면 또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는 것이다. 물꼬에 망을 설치해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에서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왕우렁이는 모내기 후 한 달 정도만 제초작업을 하면 된다고 한다. 이후에는 벼가 성장하면서 잡초를 가리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보통 모내기 한 달 후 첫 물떼기를 하는데 이때 왕우렁이를 잡으면 된다는 것이다.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이상린 회장은 “물을 떼면서 수거를 하면 된다. 이후에는 추가 방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물꼬에 망을 쳐서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하니 농가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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