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양돈농가 사육 이어갈 수 있게
차단방역 등 대응책 마련 여론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광역울타리 밖에서도 발견된 가운데, 정부가 멧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지속 발생을 인정하고 이를 감안한 양돈 농가 차단 방역 및 돼지 사육 방안을 시급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2월 18일 기준,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야생멧돼지 수는 모두 228건으로,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도 화천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가 집중적으로 발견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화천 지역에선 특히 광역울타리 밖에서 포획한 멧돼지와 폐사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돼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가 이미 광역울타리 밖으로 상당부분 확산됐을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이에 양돈 및 수의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의 지속적인 발생을 전제로 정부가 양돈 농가들이 돼지 사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차단 방역 등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양돈연구회가 지난 19일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한 ‘제19회 양돈기술세미나’에서도 다시 한 번 언급됐다.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전문가인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발생이 산간지역과 동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오는 봄에 비가 많이 오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더 많은 야생멧돼지 사체가 쓸려 내려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일 대표는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완충·경계지역에서 감염 멧돼지가 퍼져나가지 않도록 붙잡아야 하는데, 화천군과 같이 이미 광역울타리 밖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가 발견되고 있다”며 “지금은 주로 사람의 이동로 주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가 발견되고 있지만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더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을 전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가 상당수 광역울타리 밖에서 서식 중이거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폐사체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광역울타리 밖 발견 장소가 멧돼지에 천연 울타리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파로호’ 인근이었다는 점도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의 확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부분이다.

김현일 대표는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생각처럼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를 근절한 후 양돈 농가의 재입식 등을 허용하는 것은 어려워 졌다”며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의 지속 발생을 인정하고, 이 상태에서 양돈 농가에 돼지를 재입식하고 차단 방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시급하게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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