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과종에 과즙 풍부…봄에도 물러짐 없이 경도 유지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왼쪽)고성택 씨가 자신의 농장에서 신품종 딸기 알타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시장 평가회에 나온 알타킹.

복숭아향에 당도도 높아
노인·아이 모두 선호 전망

병충해에 강해 흰가루병 적고
수확량도 기존품종 ‘두배’
한번에 꽃 많이 달리지 않아
노동력 절감효과도 톡톡


작물 분류상 과일이 아닌 과채지만 과일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고, 소비자들 다수도 대표적인 겨울·봄 제철과일로 인식하는 딸기는 어느 품목보다 국산 품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10여년 전만해도 일본산 품종 위주였던 딸기 품종이 설향이라는 국산 품종 하나로 국산화에 성공한 것. 하지만 그 이면엔 설향이 품종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딸기 시장에선 장기적으론 품종 다변화라는 과제도 놓여 있는 상황이다. 시장 확장성을 위해 다양한 맛과 품위, 홍수 출하 방지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2년 참외에서 딸기로 작목을 전환한 경북 김천의 고성택 씨도 딸기 농사를 지으면서 신품종의 중요성과 가치를 가장 염두에 뒀다. 이에 고 씨는 종자 등록 자격을 갖추고, 자신의 농장에 신품종 딸기를 집중적으로 육종하고 또 재배하게 됐다. 경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신품종의 통상 실시를 대부분 고 씨의 농장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고 씨가 2016년 만나게 된 품종이 ‘알타킹’이다. 알타킹을 개발한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 따르면 알타킹은 촉성용 대과종으로 내수는 물론 수출용 품종으로도 육성됐다. 고 씨는 “알타킹을 2016년에 처음으로 통상 실시를 해보고 이 딸기 품종의 우수성을 알 수 있게 됐다”며 “이후 농장의 절반을 알타킹으로 재배하고 있다. 사실상 본격적인 출하는 올해부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성택 씨는 알타킹이 맛과 품위는 물론 재배 과정까지 3박자 모두 제대로 갖춰져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 씨는 맛과 품위와 관련 “알타킹은 복숭아향이 나면서 당도도 잘 나온다. 거기에 크기도 대과종에 과즙이 풍부하고 당산비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 어르신과 아이들 모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분석했다”며 “실제 홍보 판촉 행사에서 알타킹을 처음 맛 본 소비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재배과정에서도 타 품종 대비 재배가 수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알타킹은 노동력이 절감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고 씨는 “주요 딸기 품종의 경우 꽃이 한번에 30개씩 와서 이 중 15개는 꽃을 제거해줘야 하는데 반해 알타킹은 15개 정도만 달린다”며 “이는 꽃을 따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일손이 훨씬 줄어들게 된다. 또 그렇기 때문에 과도 더 크게 생산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타킹은 병충해에도 강한 편으로 특히 흰가루병이 잘 발생하지 않고 응애도 없는 축에 속한다. 여기에 수확량도 기존 주요 품종 대비 두 배 가량 된다”고 덧붙여 전했다.

특히 알타킹의 강점은 봄철에 발현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수의 딸기 품종이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아닌 날씨가 풀리는 봄철엔 물러지는 반면 알타킹은 봄철에도 경도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고 씨는 “딸기의 주요 품종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이면 경도가 약해진다. 이에 출하 과정에서 상품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반면 알타킹은 3월 이후에도 경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다만 겨울철엔 타 품종에 비해 하우스 온도를 조금 올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신품종이기에 재배과정에서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4년 넘게 알타킹을 접한 고성택 씨는 이 점도 강조하고 있다. 고 씨는 “딸기 등 과채류가 크는데 필요한 질소, 인산, 칼슘이 다량요소인데 알타킹엔 이 다량요소는 많이 할 필요가 없고, 반면 아연 등 미량요소는 타 딸기 품종보다 더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고 씨는 “알타킹은 특성상 뿌리 쪽이 습하지 않게 해야 한다”며 “특히 육묘 기간에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광합성도 충분히 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몇몇 점만 유의한다면 알타킹은 재배하기 수월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재배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배가 쉽다고 무턱대고 알타킹을 재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매시장에서도 시나브로 알타킹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진행된 평가회 등에서 알타킹은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 가락시장 서울청과 김용흠 경매사는 “알타킹은 맛이나 당산비 모두 양호하다. 여기에 경도까지 괜찮게 나오고 있다”며 “알타킹의 특징으로 제시한 것처럼 봄에 나와도 경도가 유지된다면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딸기 품종으로 자리를 잡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고 밝혔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김문겸 경매사는 “과즙 자체가 기존 대과종보다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특히 과형도 고르게 나와 상품성이 갖춰진 것 같다”고 평했다.

다만 신품종이라는 특성상 보완점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김문겸 경매사는 “다른 부분은 양호한데 일부 물량에서 과즙이 상대적으로 덜 나온다는 게 느껴진다. 또 색이 기존 소비자들이 느끼는 색보다 덜 진한 게 몇몇 눈에 보인다”며 “과즙과 색택도 딸기 판매에서 중요한 부분이기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용흠 경매사는 “대과종 특성을 지니면서 끝이 뾰족하거나 하얗게 물러지는 부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이 점은 출하 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김 경매사는 “딸기는 국산 품종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품목”이라며 “알타킹이 국산 품종의 명성을 잇는 품종으로 자리 잡아 나가길 기대하고 지켜보겠다. 이런 국산 품종들이 자주 나와 딸기 시장을 넓혔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끝>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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