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성수 한국식품연구원 박사

백신 개발 쉽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
건강한 사람 면역력으로 차단 가능
손씻기·마스크 착용 등 위생 신경써야


요즘 중국 우한에서 발생해 세계적으로 전염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 크게 확산하고 있고 아직도 진정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11일 WHO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스러의 공식 명칭을 ‘COVID-19’로 결정했다. ‘COVID’는 코로나(corona), 바이러스(virus), 질병(disease)이란 용어 앞글자를 합성한 것이다. '19'는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2019년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COVID-19’를 ‘코로나19’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보건당국은 방역과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미 확진되거나 발병한 환자는 격리 및 치료를 하고 있다.

전 세계는 하루 이틀이면 다 갈 수 있는 지구촌이 형성돼 매우 편리하고 좋은 면이 많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자유롭게 왕래하고 밀접하게 접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의 확산도 쉬워졌다. 물론 국가별 검역 과정이 있지만, 발병 이전에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면 바이러스는 어떤 존재인가? 바이러스는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박테리아와 달리 단백질 껍질 안에 유전자인 RNA나 DNA만이 들어 있는 아주 단순한 구조를 가진 존재다. 대부분의 생물 유전자는 DNA이지만 바이러스 유전자는 RNA형태가 훨씬 더 많다. 크기는 박테리아보다 50배 이상 작아 광학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고 전자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다.

바이러스는 생명체의 특징인 먹이 섭취와 생리대사 작용을 하지 않고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무생물처럼 지낸다. 하지만 다른 생명체의 세포 안에서는 자신과 같은 모습의 후손을 복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또한 다양한 변종을 생산할 수 있는 변장의 귀재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과거에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에 있는 존재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생명체로 인정받고 있다.

바이러스는 후손을 복제하려면 다른 생명체 세포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아무 세포에나 침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 표면의 구조와 세포 표면의 구조가 열쇠와 열쇠 구멍처럼 일치해야만 바이러스가 세포 내부로 침입해 활동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의 수가 5000여개가 넘는다. 그 바이러스들은 종류에 따라 감염시킬 수 있는 숙주생물도 다르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 크게 유행하여 돼지농가에 큰 피해를 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고 돼지에게만 전염된다. 개가 아무리 인간과 밀접하게 생활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에 전염되는 바이러스가 개에게 전염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복제하는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형태의 변종이 태어나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예방과 치료가 어렵다. 2003년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도 다 변종 바이러스들이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수많은 종류의 바이러스 혹은 수시로 변종하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전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개별 바이러스의 특성에 맞는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코로나19의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은 것은 이 바이러스의 특이한 구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는 핵산(DNA와 RNA)과 단백질로 구성돼 있는데, 코로나19는 한 가닥의 RNA로 구성돼 손쉽게 변형이 가능하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사스, 메르스처럼 순환하듯이 돌연변이를 양산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새로운 돌연변이가 출현할 때마다 지금의 사태와 같은 글로벌 차원의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예방이 가능한 백신이 개발되면 또 다른 형태와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복제되어 태어나기 때문에 인간과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끝없는 어려운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해마다 우리는 겨울철이 되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감기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아직도 속 시원한 예방약이나 백신도 없이 해열제로 일주일 이상 아픈 후에야 회복한다. 이러한 이유도 해마다 나타나는 감기 바이러스가 다 똑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딱 맞는 새로운 백신이나 치료약을 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로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작동한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의 면역력이면 충분히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고 발병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및 환자들에게는 적절한 백신 주사를 통해 바이러스성 질병을 예방해야 한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며 국제적 예방의학적인 공조도 잘 유지해 나가야 한다. 이번 코로나19에 의한 전염병은 매개 접촉을 통한 호흡기 감염이기 때문에 주변의 방역을 철저히 하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과 같은 기본적인 개인위생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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