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인구기준 선거구 획정 앞두고
“농어촌 주민 삶의 질 외면” 비판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실시를 위한 선거구 획정 문제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하는 가운데 농어촌 지역구의 대표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성엽 대안신당(전북 정읍·고창) 의원은 14일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선거구 획정이 예년보다 더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이 또다시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오로지 인구만 거론하며 농어촌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는 전혀 관심조차 안 가지고 있다”고 비판, 자유한국당을 향해 날을 바짝 세웠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앞서 이날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이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4+1협의체)이 만든 선거구 획정안은 호남 지역구 축소를 피하기 위한 부당거래라며 유성엽 의원을 직접 언급한 데 따른 반박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연말 선거법 개정 합의 시 범여권이 호남 정당의 지역구를 보장하기 위한 ‘밀실 야합’을 했다며 인구 기준 미달 지역인 호남 의석수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쟁점은 양 측이 주장하는 인구 하한선 기준이다. 범여권은 농어촌 지역의 통폐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인구 기준을 ‘선거일 전 3년’으로 하고, ‘김제·부안’(13만9470명)을 인구 하한선 기준으로 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대1 인구비율’ 결정에 따라 상한 기준을 넘는 강남 지역구가 1석 줄고 전남 순천의 지역구는 1곳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경기 동두천·연천’(14만541명)을 하한선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럴 경우에는 호남 지역구 2곳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성엽 의원은 “천편일률적으로 인구만이 선거구 획정의 기준이라 주장하는 것은 수도권의 과잉대표와 농어촌 과소대표 현상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되지 못한 채, 오히려 예산과 행정 등 공적 인프라의 집중으로 인구 과밀의 악순환만 반복하게 된다”면서 “농어촌 지역의 경우 강남과 수원 등 한 개 행정구역에 3명에서 5명까지도 국회의원이 존재하는 수도권에 비해 지역발전이 안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농어촌 지역에 대한 대표성 보장은 단순히 한 명 국회의원 당락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양극화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의 기틀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는 선거법에 정확히 명시돼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며 “더 이상 농어촌 지역구 사수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한 개인의 당락과 억지로 연결 지어 매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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