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목표 대비 신청물량 5배 훌쩍
예산 27억여원 필요한 상황
시범사업에 예산 추가 힘들어
‘22%만 반영’ 문자도 논란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처음으로 ‘고품질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금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신청량 급증과 예산 부족으로 농가 혼란을 빚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한라봉과 천혜향 대상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금 지원사업 신청물량이 제주시 지역 422농가·2204톤, 서귀포시 지역 718농가·4448톤 등 총 1140농가·6652톤이 신청됐다. 제주도는 당초 만감류 수급조절과 가격안정 문제 해결을 위해 6억원의 예산을 편성, 제주시 200톤, 서귀포시 1000톤 등 1200톤 가량의 품질 기준을 맞춘 만감류에 대해 1kg당 500원 이내의 출하조절 장려금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농가 대상 신청 접수 결과, 신청물량이 제주시 10배, 서귀포시 4.4배, 계획대비 4.5배 이상 몰리면서 총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4배 많은 27억여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면서 진퇴양난에 몰리게 됐다.

더욱이 신청량 급증과 예산 부족에 따른 사업 단가 및 물량 조정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농협이 신청 농가를 대상으로 “신청물량 대비 22%만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신청을 취소할 농가는 취소하라”는 문자를 발송해 농가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목표 대비 신청물량이 5배를 넘어서면서 27억여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시범사업이라 당초 예산 6억원에서 추가 예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행정시 등과 협의해 단가 또는 물량을 조정하는 조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집행의 형평성과 신뢰 문제가 있어 신청 농가 전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물량을 중심으로 조정을 할 계획”이라며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대형마트 납품 확대, 만감류 소비촉진 물량을 대체하거나 매취사업을 확대해 수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업이 당초 목적인 설 전후 수급조절과 가격안정에는 효과를 보였지만 예산 확보가 문제였다”며 “사업 조정 계획을 조속히 확정해 농가 혼란을 해소하고 추가 예산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진성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이번 사업이 농가소득 보전과 명절 대목 조기출하 예방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규격 제한 등 상품성이 높은 것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전 물량을 대상으로 추진한 점이 아쉽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형평성 문제를 비롯한 신뢰 문제, 향후 만감류 집중 출하 문제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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