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신종 코로나 확산이 농민들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꽃을 재배하는 화훼농가들은 행사용 판로가 막히고 가격이 폭락해 위기상황을 맞았다. 매년 2~3월이면 돌아오던 졸업식, 입학식, 단체행사 등이 신종 코로나 때문에 연달아 취소되고 있어서다.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는 유찰이 잇따르면서 폐기처분 되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공판장에서 농가들에게 출하를 자제해 달라고 할 정도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나서 소비촉진 캠페인, 편의점과 온라인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안되는 실정이다. 졸업과 입학 시즌, 가정의 달, 각종 기념일, 행사용 경조사 수요 중심으로 이뤄진 화훼산업 구조상 성수기에 신종 코로나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농가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정부와 지자체, 농협, 관련단체는 생산농민들이 당하는 어려움에 대해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당장 소비촉진 노력 이외에 산지 폐기와 난방비 등 농가들의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취약한 유통구조와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하고, 가격하락 충격에서 농민을 보호하는 경영안정 장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원산지 표시제와 재사용 화환 표시제를 확실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화훼산업 소비구조를 꽃 소비를 생활화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근본 문제를 그대로 두고 사고가 터질 때 마다 임시처방으로 대응해서는 화훼산업의 안착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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