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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평면적 인식과 과학기술의 관계

[한국농어민신문]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김경미

하나의 사안에 ‘왜’라고 물어야 하고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
문제의 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접점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한 노래 속에 나오는 이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뒤늦게 어머니가 왜 그렇게 말했는가를 이해하게 되면서 그 말의 의미와 상황을 함께 봤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경험과 상황 속에서 형성된 생각이 우리의 인식을 얼마나 고정적인 틀로 가두고 있는지.

최근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면서 사회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에게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위험성에 대해서 이미 중국 연구팀에서 1년 전에 출현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예방하기 위한 연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그렇지만 그때 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그에 따른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생각보다 연구가 어려운 것이었거나 아님, 예상보다 빠르게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그때 결정했다면 어떤 일들이 이뤄졌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농업의 문제나 정책, 비전도 여러 각도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한 농업전문가의 지적처럼 과학기술과 사회적 문제 해결의 과정은 어떻게 서로 연결돼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과학기술은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열쇠인가? 농업문제 해결에 과학기술은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종종 과학기술은 사회에서 부정되거나 주목받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사회를 바꾸는 중요한 흐름이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시 우리들의 삶을 바꾼다. 과학기술은 무엇인가?

과학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의 현상에 관한 보편적 원리 및 법칙을 알아내고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식체계나 학문이다. 과학기술은 과학, 공학 및 기술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서 ‘과학기술’은 과학과 기술의 연관성과 그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그것을 하나로 묶어서 논하는 경우에 흔히 쓰인다. 자연과학의 성과를 실용화하기 위한 기술도 포함한다. 이와 함께 쓰는 연구개발은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며 기초연구, 응용연구, 제품화를 진행하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다음 한국어 사전).

과학 활동을 통해 과학자들이 발견한 지식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연구하고 있는지, 과학적 지식에는 어떤 단점이 있고 어떻게 이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고, 밝혀진 지식들이 파편화되지 않도록 정리하고 체계를 부여하는 것이 과학철학이라고 한다. ‘과학은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구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 그동안 해온 과학이라는 정의와 경계 안에서 이뤄지는 반복적인 활동에 대해 살핌으로써 과학의 경계를 넓히고 개방적으로 만드는 일, 과학의 비전을 실제 과학 활동에 앞서 구축하고, 기존의 과학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뿐 아니라 미래의 과학을 상상하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학철학이라는 것이다.

토머스 쿤은 평화주의자이자 반전주의자였는데,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이후 전파를 연구하면서 2차 대전에 참전해 적의 전파를 분석하고 방해하며 전쟁을 돕는 일을 한다. 그러면서 본인이 왜? 어째서? 어느 순간 전쟁을 받아들이게 됐는가 자문하면서 사람들의 평화를 빼앗아버린 것이 바로 자신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했다. 쿤은 과학적 지식이 언제나 동일한 방법과 절차, 동일한 세계관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상이한 방법과 절차, 세계관에 의해 변화해왔다는 점을 제시했다. 즉 과학기술의 발전도 선택도 그 한계도 사회적 합의와 가치의 연속선 상에 있는 것이다.

다시 어머니가 싫어하는 줄 알았던 짜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어머니가 짜장면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과학기술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왜 싫어하는지? 정말 싫어하는지? 싫어하는 정도는 어떤지? 그리고 그렇게 말한 상황에서 정말 싫어서였는지? 이런 내용들은 누가 밝혀야 하는 것일까?

하나의 기술, 하나의 사안에 대해 왜? 라고 물어야 하고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 말로, 어쩌면 과학이 풀어내려고 했던 문제의 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접점일 것이다.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삶의 주체들의 소통, 그것이 평면적 인식을 뛰어넘어 과학기술을 사회적 가치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 해결에 사회의 여러 주체가 관여해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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