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이사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코스닥 이전상장 올해 3년차
미인풋고추 평가 등 좋아져
인도·베트남 현지 연구소 개소
종자시장 영역도 해외로 넓혀가

채종시장 가능성에 북한 주목
채소 가정 원예 사업도 힘쓸 것

“유럽에서 한국 채소로 김치를 담글 수 있는 날, 오겠지요?”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이사가 꿈꾸는 미래상이다. 유럽의 집 앞 마트에서 ‘메이드인 코리아’ 종자로 키운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그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서다. 그러려면 국산 종자의 힘을 키워야 하는데, 국내 시장을 탄탄히 다지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연구, 과감한 해외시장 개척이란 삼박자의 조화를 맞춰야 한다. 그래서 2018년 2월, 코스닥 이전상장을 결정한 것이다. 올해로 상장 3년차를 맞은 아시아종묘의 류경오 대표이사는 유럽에서 대한민국 종자가 이름을 당당히 알릴 수 있는 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최근 류경오 대표이사를 서울 문정동 소재 아시아종묘 본사에서 직접 만났다.

 

▲올해 상장 3년차다. 소감은 어떤가.

“글로벌 종자기업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지 이제 3년차가 됐다고 생각한다. 종자시장의 영역을 국내에서 해외로 서서히 넓혀가는 단계로서, 당시 해외시장으로 진출하지 않으면 아시아종묘 종자가 ‘우물안의 개구리’로 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 우물을 넘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힘으론 어려웠고 때문에 상장을 했다. 상장을 계기로, 국내부터 아시아종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짐은 느낀다. 단적인 예로 상장 전과 후, 미인풋고추의 평가가 완전 다르다. 상장 후의 평가가 훨씬 긍정적이다.”

▲종자주권, 상장의 또 다른 이유다.

“종자의존도가 높은 일본 회사들 때문에 농가들이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는가 하면, 어느 해는 갑자기 종자가 없다고 한다. 농가는 이 종자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한 순간에 막힌다. 내가 심을 종자는 베고 자고 배가 고파도 먹지 않는다고 했다. 식량안보가 거창한 게 아니다. 종자주권을 갖고 우리 종자를 농가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닐까.”

▲해외 시장진출을 위한 노력은.

“해외시장을 겨냥한 종자를 개발하려면 여러 세대를 돌려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후적으로 9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추워서 1모작밖에 못한다. 한세대만 돌린다는 얘기다. 그래서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연구실적을 내려면 따뜻한 나라로 가야 하고, 그곳이 동남아다. 인도현지법인와 베트남현지연구소를 개소했고, 과채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큰 양파연구소도 목표로 하고 있고, 종자를 해외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해외법인도 고려중이다.”

▲북한과 교류도 지속하고 있다. 이유가 있나.

“채종시장으로의 가능성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인건비 때문에 직접 채종 비중이 낮다. 그래서 중국 등에 위탁을 많이 주는데, 유전자원 유출의 우려가 늘 있다. 따라서 북한을 채종시장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김제 씨드벨리처럼 북한에 채종단지를 만들면 유전자원을 보호하면서 저렴한 북한 노동력을 활용해 채종할 수 있다. 기후 등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종자를 채종 가능하며, 이런 준비가 통일 이후 한반도가 종자강국으로 가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채가원’도 신규사업으로 관심거리인데.

“‘채가원’은 ‘채소 가정 원예’의 줄임말로 신규사업이다. 도시농업백화점인데, 생산자와 소비자간 가교역할을 위한 것이다. 소비자가 도시농업을 통해 생산자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가 크다. 그 중 하나가 농산물 가격이 절대 높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해외바이어에게 가공식품과 특산품을 보여주며 수출 가능성도 타진해보고, 귀농·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장으로 활용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종묘의 미래 청사진이 있는가.

“우리 씨앗이 수출돼 전 세계에 뿌려지고, 전 세계 농가들이 원산지 ‘코리아’를 보고 반가워하고, 한국에 고마움을 느끼는 때를 기대한다. 그러면 김치도 유럽에서 대한민국 종자로 키운 채소로 담가 먹는 날도 올 것이다. 아시아종묘가 앞장서겠다. 해외에 법인을 두는 다국적 기업으로 키우고, 채소대학을 운영하며 한국 종자를 세계에 알리고, 아시아종묘 펀드를 통해 가난한 국가 사람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그 날을 꿈꿔본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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