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소독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폐쇄 쉽지 않은데다
산지 전국에 퍼져있어
가락시장 전체 유통 50% 담당
확진자 발생 땐 큰 파장 우려

서울농식품공사 대책반 가동
마스크·손세정제 등 지원

구리도매시장도 대응 분주
농식품부도 사태 예의주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만에 하나 도매시장 내에서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일반 마트처럼 쉽게 폐쇄 결정을 내릴 수 없는데다, 폐쇄하더라도 산지가 전국에 퍼져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중에서도 수도권 도매시장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서울 가락시장의 경우 수도권 전체 농수산물 유통의 50%를 담당하고 있어, 도매시장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지난 5일 판정된 19번째 확진자가 가락시장이 있는 송파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락시장 종사자들이 술렁이는 모습도 보였다.

가락시장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최근 시장 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괴담도 들렸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현재로서는 경매사 등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출하자들에게는 가급적 시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얘기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도매시장을 관리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대책본부를 가동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사가 관리하는 시설은 가락시장과 강서시장, 양곡시장, 친환경유통센터로 하루 평균 이용인원만 5만여명, 운행차량은 4만5000여대에 달한다. 바이러스 유입 차단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도매시장 내 중국인 종사자도 많아, 가락시장의 경우 총 360여명의 중국 국적 노동자가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반을 구성해 운영 중이며,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예방용품 지원은 물론, 시장 종사자 중 감염증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모두 22만6000건의 도매시장 이용자 연락체계를 점검했다.

가락시장에 이어 수도권 주요 도매시장으로 꼽히는 구리시장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 5일 17번째 감염증 확진자가 경기도 구리시 거주자로 확인되자,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이튿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구리시장 내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한 대책들을 논의했다.

김성수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도매시장 전체 입주자는 환경혁신위원회를 주축으로 핫라인을 형성하고 협조체계를 구축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적극적이고 촘촘한 대처로 출하자 및 소비자 안전을 최선으로 하는 도매시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 유통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농림축산식품부도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김민호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도매시장 관리는 개설자인 지자체에 있어 서울시 등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대응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며 “다만 도매시장 특성상 바이러스가 유입돼 시장을 폐쇄했을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어떤 대응책이 더 나은지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또 “결정된 것은 없지만 도매시장 폐쇄가 힘들다면 출입 인원을 통제하거나 하루 정도 휴장하고 시장 전체를 소독하는 방안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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