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공동법인형태로 재전환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충북 진천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새롭게 출범한다. 현재는 농협양곡 진천지사로 돼 있지만 독립해서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전의 조합공동법인 형태로 재 전환하는 것이다.

진천농협RPC가 농협양곡으로 흡수된 게 2017년 4월 1일이었다. 오는 4월이면 법인 형태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광역RPC 형태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증평농협RPC를 흡수·합병하는 한다는 것이다. 증평농협은 작년 11월 총회에서 합병을 의결했다.

농협양곡에 출자했던 진천지역 5개 농협도 최근 총회를 거쳐 광역RPC 설립을 의결했다. 이월농협, 진천농협, 광혜원농협, 초평농협, 덕산농협 등이다. 이들 5개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농협양곡 주식은 대략 98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주식을 처분하고 광역RPC법인에 출자할 것으로 점쳐진다. 진천지역 농협과 증평농협의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는 미지수다. 현재로는 농협중앙회가 30%, 지역농협이 70%를 보유하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농협양곡으로부터의 독립은 작년 하반기부터 거론됐었다. 100억원 가까운 주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익이 조합으로 배분되지 않는다는 조합장들의 문제제기가 시발이 된 것이다. 이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별도법인 설립에 합의를 보게 된 것이다.

이월농협 이모 조합장은 “농협양곡과는 합의가 됐고 광역RPC로 출범하기 위해 농식품부와 협의중에 있다”며 “4월쯤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법인 출범에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진천지역 한 조합장은 “총회 의결은 됐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우려스런 점도 있다”며 “지금은 대기업에 쌀을 납품하기로 해 RPC 운영에 문제가 없을지 모르나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RPC는 결국 쌀을 얼마나 잘 파느냐가 관건인데 농협양곡에서 독립하면 이게 가능할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RPC 관계자도 “2017년에 농협양곡으로 흡수된다고 해서 농민들이 다 반대를 하고 큰 홍역을 치렀는데 만 3년도 안돼 이전으로 돌리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천=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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