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달 31일 10명의 후보가 겨룬 24대 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것이다. 이 회장은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과 조합감사위원장 등을 역임한 45년 경력의 농협 전문가로 통한다. 후보시절 ‘준비된 일꾼’을 강조하며 대의원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호소한 결과 2016년 이후 재도전에 나서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이 회장이 취임과 함께 직면한 과제는 공약 이외에도 산적하다. 농협을 둘러싼 안팎의 환경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해 농협중앙회 사업 부채만 13조4200억원에 달한다. 2015년 11조3200억원에서 5년 만에 2조1000억원이 급증했다. 부채건전성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중앙회 사업 분리 이후 급증한 각종 자회사와 임원 증가로 인한 인건비 및 수익성 악화 등에 기인한다. 따라서 자회사와 여러 위원회 등을 획기적으로 통폐합하고, 슬림화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공약에서 제시한 위탁선거법 개정을 통한 중앙회장 직선제 개편과 조합장 중심의 경제지주 및 자회사 지배구조 개혁, 농협지역본부 농정 기능의 지역 대표조합장 수행, 품목·축종별 연합회 중심의 경제사업 재편 등도 반드시 관철해야할 과제다. 농협은 무엇보다 판매사업 활성화로 조합원의 영농 안정을 꾀하는 것이 핵심이란 점을 이 회장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조합원 농민을 위하는 농협을 만드는 한 길로 개혁에 정진하기 바란다. 중앙회 임직원의 인의 장막에 가려지는 순간 개혁은 물거품으로 끝날 것임을 명심하고, 농협개혁 완수와 함께 임기 후 박수와 환호 속에서 퇴임하는 첫 회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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