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김경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화훼농가와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aT센터 화훼공판장 모습으로, 졸업과 입학을 취소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꽃을 찾는 소비자가 없어 시장이 활기를 잃고 쥐 죽은 듯 고요하다. 김흥진 기자

졸업식 취소·축소 여파에
회훼업계 특수 실종
새학기 시작 앞두고
급식 농산물 공급도 불안

모임 줄면서 외식수요 감소
도매시장 거래 위축
잇단 지역축제 취소로
농특산물 직거래도 타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농가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은 화훼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각종 모임 축소 및 관광객 감소 등으로 농산물 소비 감소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큰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 곳은 화훼 업계다. <관련기사 5면>

오수태 aT 화훼사업센터 절화실장은 “졸업식 취소나 축소 여파로 화훼산업은 상당히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가격대가 가장 높아야 할 시점인데 오히려 구매해주는 게 고마울 정도까지 됐다”며 “산지에선 생산원가도 안 나오고, 시장에선 재고 부담이 이어지는 등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배갑순 aT화훼사업센터 중도매인연합회장은 “가격이 많이 떨어졌음에도 소비가 되지 않는다”며 “연중 최대 대목임에도 매장이 한산할 정도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농산물 수급에도 영향이 미칠 우려가 있다. 실제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에서는 지난 1일 학교급식 농산물 발주가 들어갔는데 1개교에서 관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환자가 발생해 발주 물량을 취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개학을 미루거나 휴업한 학교(3일 기준)는 총 484개교(유치원 393곳, 초등학교 53곳, 중학교 21곳, 고등학교 16곳, 특수학교 1곳)로 알려졌다.  

정원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농산급식팀장은 “서울 관내에는 하루 최고 110톤의 학교급식 농산물이 공급되는데, 3일에 86톤 정도가 공급됐다. 아직 개학을 하지 않은 곳이 있어 공급 물량에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관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해 발주 물량이 센터에 다시 입고된 경우가 있어 납품업체나 산지에 개학 연기가 발생할 경우 바로 알려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모임이 줄면서 외식 수요 감소에 따른 도매시장 거래 위축도 나타나고 있다. 양상국 가락시장 한국청과 상무이사는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니 전반적으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예년 같으면 2월에 설 대목이 있는데 올해는 이른 설로 가뜩이나 매기가 없는 상황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소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축제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농산물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광객 감소로 지역 축제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농산물상품권 사용이 줄고, 주요 관광지 농특산물 판매장에도 도시민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는 상황. 더욱이 전국적으로 정월 대보름 관련 행사 및 축제가 예정돼 있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줄줄이 취소된 상태다. 

함진식 한국농업경영인삼척시연합회 회장은 “대보름 축제는 지역에서 열리는 큰 축제 중 하나로, 올해도 축제를 준비하며 농특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는데 허사가 됐다”며 “또 관광객들이 찾는 리조트 내에 마련된 농특산물 판매장에서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담 대응팀을 구성하고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농식품부는 이 자리에서 외식업 매출 감소 및 대중국 수출 애로사항 등을 논의하고, 농촌관광 예약 현황, 농축산물 소비동향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송재원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 서기관은 “설 연휴가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매출 감소 등을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며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농식품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태·김경욱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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