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우 전환·밤샘 공부 결실…한마리 601만원 대박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 최근 청주우시장에서 송아지 한마리를 601만원에 판매한 박종갑 씨가 최고 가격을 받는 사양관리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북 우시장 다 찾아다니며
500만원 이상 송아지 성적 분석
임신 어미소 백신 접종도 적중
70두 키우며 한해 순수익 1억

송아지 한 마리가 601만원에 팔렸다. 작년 10월 2일의 일이다. 청주 우시장 개장 이래 최고가 기록이다.

이 금송아지의 주인이 청주시 내수읍 박종갑씨다. 박씨의 한우사육 경력은 약 15년으로 처음에는 비육우를 했었다. 그러다 10년 전에 번식우로 전환했다. 전환 이유는 간단하다. 번식우가 수익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육우의 경우 30개월령 한 마리에 950만원을 받으면 잘받는 축에 속한다고 한다.

그러나 번식우는 똑같이 30개월령일 때 최소 14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한다. 박씨의 계산에 의하면 번식우는 30개월 동안 송아지 두 마리 낳는다. 마리당 350만원씩만 받아도 700만원이다. 여기에 어미를 고기소로 팔면 700만원은 또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똑같이 30개월을 키우는데 번식을 하면 비육보다 최소 450만원은 더 벌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와요. 그래서 번식우로 바꾼 겁니다.”

그러나 번식우로 바꾼 초기 그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다. 우시장에 출하하는 송아지가 최하 가격을 받은 것이다.

“이웃하고 송아지 두 마리를 싣고 우시장에 갔어요. 내 송아지는 350만원을 받았는데 다른 송아지는 520만원을 받았어요. 별 차이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나온 거예요. 충격을 받았지요.”

그때부터 박씨는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청주, 진천, 보은, 옥천 등 충북의 우시장을 다 찾아다녔다. 500만원 이상 경매되는 송아지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다 찍었다. 경매기록에 나온 개체번호를 확인하고 스마트폰 한우개량 정보서비스에 일일이 입력을 했다.

그런 식으로 비싸게 팔리는 송아지의 성적을 확인했다. 한우개량 정보서비스를 이용하면 도체중, 등심단면적, 등지방 두께, 근내지방도 등 모든 성적을 다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1월부터 꼬박 4개월 이 짓을 했어요. 밤새서 했습니다. 겨울이니까 밤도 길고 제대로 공부를 했지요.”

그리고 박씨는 5년 안에 청주우시장 최고가를 받아보겠다는 결심을 한다. 꼴찌가 일등이 되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다. 그리고 채 2년이 안된 작년 10월, 601만원을 기록했다. 이보다 한 달 전인 9월 2일에는 590만원을 기록했었다.

그는 이제 청주 우시장에서 무조건 20등 안에 드는 송아지를 출하한다. 평균 350두가 거래되는 시장에서의 성적이 그렇다. 작년에 총 16두를 출하했는데 출하대금이 8920만원이었다. 마리 당 557만원을 받은 것이다. 이는 송아지 평균 출하가 420만원보다 137만원이나 높은 가격이다.

박씨의 비법은 무얼까. 우선은 임신한 어미소에 무조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첫해에는 연2회 7가지 백신을 접종하고 2년 차 부터는 연 1회 백신을 놓는다. 백신 효과는 확실하다고 한다. 설사가 없고 잔병치레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정상적인 생육이 가능해 다른 송아지보다 빨리 자란다는 것이다.

똑같은 7~8개월령 송아지인데 박씨의 송아지는 한 달 이상 더 먹인 송아지처럼 크다고 한다. 그러니 높은 값을 받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양관리다. 그는 낙농가가 주로 먹이는 알팔파를 먹인다. 조사료와 곡물사료 두 가지를 먹이는데 뼈를 성장시키는 효과가 좋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송아지 귀에 ‘카우빌더’라는 일종의 소화촉진제를 단다. 이것을 달면 증체효과가 좋아진다. 소화가 잘돼 배변 시 알곡으로 나오는 옥수수가 한 알도 없을 정도다. 소화흡수율이 좋으니 잘 크고 육질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번식우 70두를 키운다. 한 해 평균 매출이 1억5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순수익이 1억을 넘어요. 이 정도 사육규모에서는 괜찮은 거지요.”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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