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업계는 “경영악화 해소 못해”
일부 “농가에 부담” 걱정도

올해 무기질비료의 농협 납품가격이 평균 6.5% 올랐다. 2016년 23.3% 낮춘 이래 첫 인상이며, 고품질 제품개발을 위한 여력을 확보하는 등 무기질비료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농협중앙회는 2020년 무기질비료 납품가격을 공지했다. 지난해 대비 6.5% 높인 수준이다. 지난해 말 수의시담을 진행한 결과로, 수의시담은 농협이 예정가격을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개별 무기질비료생산업체와 가격을 협의하는 방식이다.

그간 농협은 경쟁입찰을 통해 무기질비료 상당부분을 구매해왔는데, 지난해 12월 무기질비료 납품가격 협상과정에서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한 농자재가격 인하’란 농협 입장과 ‘국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이란 무기질비료생산업체 주장이 계속 맞부딪히자 농협이 비료 구매방법을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시담으로 바꾼 것이다. 그 결과, 일반 무기질비료 비종의 농협 납품가격은 6.5%, 대농민 판매가격은 6% 각각 상승했다.

이번 무기질비료 납품가격을 두고, 무기질비료업계는 “무기질비료생산업체들의 경영악화를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무기질비료시장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기회는 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무기질비료생산업체 관계자는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수년간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감안하면 적정 가격에는 미치지 못한다”면서 “‘무기질비료 납품가격 현실화’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 같은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신제품 개발 등 그간 놓쳤던 사업을 고민을 해 볼 틈이 생겼다는 데 의의를 둔다”며 “점진적으로 농가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경영을 회생시키는 방법을 농협과 검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무기질비료 납품가격이 농가에 부담이 된다는 걱정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농협 자재부 관계자는 “무기질비료생산업체들이 적자를 냈다는 하는 경영상황을 감안하면서도, 수급에 문제가 생겨 농민들에게 피해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원가보다 낮게 가격을 결정했다”면서 “기존에 큰 폭으로 가격을 낮춘 것을 조금 올린 것이어서 많은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이 공지한 ‘무기질비료 대농업인 판매기준가격’을 보면 20㎏기준 요소는 8600원(2019년)에서 9150원(2020년)으로 550원이, 맞춤15호와 맞춤 16호는 각각 9350원에서 1만원으로, 8350원에서 9000원으로 650원이 올랐다. 완효성 비료도 비슷한 인상폭이며, 21복비는 1만150원에서 1만900원으로 인상됐다. “보통 농가들이 10~20포를 쓰기에 5000~6000원이 더 들어가는 것이어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것이 무기질비료업계의 의견이다.

그러면서 비료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무기질비료 시장이 활력을 찾고 경영이 조금씩 회복되는 과정에서, 값비싼 수입비료를 대체하는 국산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농민들이 안정적인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최근에는 환경을 고려한 제품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R&D를 통해 농민들에게 고품질 무기질비료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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