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협회 회장단 긴급회의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한돈협회가 긴급회의를 열고, 양돈 농가 모돈 자율 감축 등 돼지가격 안정 방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양돈 대기업 참여 독려
외식업체 국내산 사용 확대
하나로마트 가격인하 유도 등
가격 하락 장기화 대응 박차


극심한 소비 부진 속에 생산비 이하 수준의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 하락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양돈 농가들이 도산 위기에 놓였다. 이에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가 돼지가격 안정을 위해 전체 양돈 농가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모돈 감축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1월 29일 기준, 국내산 돼지고기는 도매시장에서 1kg당 평균 2589원(탕박, 제주·등외 제외)에 거래됐다. 2년 전인 2018년 동기 대비 1466원 낮은 가격. 이러한 돼지가격 하락세는 지난 2018년 11월경부터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21일에는 설 명절 직전 성수기임에도 양돈 농가 생산비(kg당 4200원)의 절반에 가까운 2301원까지 떨어졌다. 명절 소비 수요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출하는 큰 폭으로 증가한 탓이다.

이렇게 생산비 이하의 저돈가 추세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생산성이 낮은 농가들은 늘어나는 적자에 농장 경영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우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낮은 생산비를 유지하고 있는 농가도 최근의 돼지가격에선 적자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중국 우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도 양돈 농가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족단위는 물론 기업·단체의 회식 및 각종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돼지고기의 외식 소비가 더 줄었기 때문. 가정 소비보다는 외식 소비 감소가 양돈업계에 가져오는 타격이 훨씬 크다.

이에 한돈협회는 회장단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돼지가격 안정 방안을 마련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한돈협회가 긴급회의를 통해 내놓은 돼지가격 안정 방안은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자율적 모돈 감축’ 추진. 돼지가격 안정을 위해 적정 출하두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전체 양돈 농가가 참여하는 자율적 모돈 감축을 추진해 가격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로 한 것이다. 모돈 감축에는 양돈 대기업의 참여도 적극 독려키로 했다.

다음은 외식업체 식재료의 국내산 변경 확대다. 체인점 형태의 국내 대형 식당에서 주로 사용하는 원료육을 수입산에서 국내산 돼지고기로 변경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소비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축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의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도산 위기에 놓인 농가의 경우 FTA 폐업 보상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방안과 수단을 마련해 폐업 보상을 원하는 농가는 폐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한돈협회는 이 같은 방안과는 별도로 근본적인 돼지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돼지등급제 개편, 도매시장 활성화를 통한 가격 등락폭 축소 등이 중요한 것으로 보고, △암수 등급기준 별도 운용 △2등급 등지방 두께 상하한선 신설 △흑돼지와 같은 특화 품종의 별도 등급판정 기준 마련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한 △중도매인 구매력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 지원 방안 마련 △유통구조 개선 등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최근 돈가 폭락 상황의 긴급성을 감안해 협회 유통대책위원회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하고, 돈가 상황에 맞춰 수시로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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