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설 직후 가락시장 평균가격
1월 초보다 20% 가량 ‘뚝’ 
‘따뜻한 겨울’ 생육상태 양호 
3월 홍수 출하 불러올 수도

수입 양배추 가락시장 거래량
16~28일 사이 126톤 달해


봄철 양배추 공급량이 늘어나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따뜻해진 겨울날씨로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산지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수확량이 20% 늘어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설 연휴 직후인 24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양배추(8kg) 상품 평균가격은 9688원으로, 예년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1월 초(6~11일) 평균가격인 1만2373원 보다는 20% 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겨울양배추 주산지인 제주 지역 양배추 생육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월 이후에는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파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따뜻한 겨울날씨가 이어지면서 양배추 생육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파악돼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 때문. 

김학종 제주양배추생산자연합회 회장은 “3월 되면 홍수 출하가 예상된다. 제주와 전라도 지역 기온이 너무 좋다”며 “당초 예상보다 평당 수확량이 20%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가격도 높은 게 아니다”면서 “전남 무안 등 태풍 피해를 상대적으로 덜 받은 지역을 중심으로 품위가 좋은 양배추는 1만원 이상 높은 가격을 받지만, 태풍 피해를 받은 양배추는 상품성 하락으로 5000~6000원 선에 거래돼 농가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배 대아청과 기획팀장도 “겨울철 기온이 높아 지금 상황에선 양배추와 무 가격 하락세가 불가피하고, 하락 흐름도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며 “더욱이 4월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어 각종 모임 등을 자제하게 되면 소비가 더욱 얼어붙어 가격 하락 폭은 더 커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농업관측본부 조사결과 대파, 양파 등에서 작목 전환이 이뤄져 2020년 봄양배추 재배의향 면적이 전년 및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데다, 최근 가락시장에서 수입 양배추가 거래되면서 수입 물량이 도매시장으로 계속 반입될 우려가 있다. 가락시장에서는 지난 16일 25톤의 수입양배추 경매가 이뤄진 이후 28일까지 총 126톤의 수입 양배추가 거래된 상태다. 이에 3월 이후부터 공급 물량이 증가하면 올해 내내 가격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도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학종 회장은 “과거를 돌아보면 수입 당근과 브로콜리가 가락시장에서 조금씩 거래되다 어느 순간 댐이 무너지듯 마구 들어와 지금은 수입 점유율이 50%를 넘었다”며 “양배추도 지금 국내산 재고가 쌓이는 상황에서 수입품까지 계속 들어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그는 “31일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을 방문해 수입 양배추 취급 자제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가락시장에서라도 수입 농산물 취급을 자제해 우리 농가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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