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샤인머스켓이 겨울철까지 인기 가도를 달렸다. 사진은 지난 설에 이마트가 한라봉과 함께 샤인머스켓을 묶어 선보인 ‘샤봉세트’ 홍보 모습.

재배면적 크게 늘었지만
최근까지 ‘시세 양호’
수입포도보다 경쟁력 우위

고급 선물세트로 인기몰이
설 대목까지 소비 이어져
출하 안정적 마무리 


“샤봉세트를 아시나요?” 지난 설 대목 이마트는 샤인머스켓과 한라봉이 담긴 ‘샤봉세트’를 주력 설 선물상품으로 내보였다. 여름철 주과일인 포도가 저장성에 소비 트렌드까지 겸비한 샤인머스켓의 선전으로 겨울 시장까지 승승장구했음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 뜨거운 시즌을 보냈던 샤인머스켓은 설 대목을 전후해 출하가 종료되며 성공적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 짓고 있다.

1월(1~28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샤인머스켓 2kg 상품 평균 도매가는 3만1826원으로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당초 올해 재배면적이 급증한 가운데 생산량도 많아 시세 지지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여름 출하 이후 출하가 마무리되는 최근까지 대체로 양호한 시세가 계속 지지가 돼 왔다.

대형마트에서도 샤인머스켓이 인기를 끌며 이마트에서 포도가 과일 판매 1위(2019년 1~10월)에 오르기도 했다. 2017년엔 5위권 밖, 2018년엔 4위에서 지난해엔 1위까지 올라선 것으로 샤인머스켓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샤인머스켓은 샤봉세트처럼 다른 과일 품목과 합쳐져 명품 선물세트로 선물 시장 외연을 확대해놓기도 했다. 한라봉 등 만감류 소비와 시세가 둔화되는 시점에 샤인머스켓과 함께 한라봉 소비도 늘려놓는 기획 상품이었다.

황의창 한국포도회장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녹황색 포도인 샤인머스켓은 저장성도 좋아 2월 초까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며 “여름과 가을은 물론 겨울철에도 비교적 양호한 시세가 지지됐다. 다만 무게만 늘린 샤인머스켓도 일부 선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기도 했다”고 지난 시즌을 평가했다.

특히 샤인머스켓은 수출시장에서 선전함과 동시에 겨울철 수입포도 위주였던 국내 시장에서도 수입포도와의 경쟁에서 앞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도 수출은 1873톤으로 2018년 1310톤보다 크게 신장했고, 금액은 같은 기간 1398만 달러에서 2284만 달러로 물량 증가 추세를 앞섰다. 수입시장에선 2018년 12월 4195톤이 들어온 미국포도가 지난해 12월엔 1330톤으로 물량이 급감했다. 이 모두 고급 과일인 샤인머스켓 덕분이었다.

박대도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차장은 “동남아 등으로의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져 당초 예상보다 샤인머스켓 시세가 유지됐다”며 “특히 겨울철 수입포도와의 경쟁에서 샤인머스켓이 압도적으로 앞서, 페루산 청포도 판매 부진, 미국산 청포도 가격 폭락 등을 일으켰고 결국 수입포도 양이 확연히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엔 지난해보다도 샤인머스켓이 크게 늘 것으로 보여 주의도 요구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에 따르면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35.3% 증가한 2526ha로 조사됐다. 다른 모든 포도 품종 재배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달리 샤인머스켓은 면적이 급증할 것으로 예고된 것. 이에 상품성 위주의 시장 출하만이 샤인머스켓의 인기를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다.

황의창 회장은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이 증가 추세지만 수출 시장이 원활하고 국내시장에서 수입포도가 가져간 영역을 되찾아오면 샤인머스켓은 계속해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며 “다만 지난해 샤인머스켓이 인기를 끌자 이면엔 중량만 늘리면 된다는 식으로 상품성이 안 좋은 샤인머스켓을 선보여 우려를 줬다. 그렇게 되면 샤인머스켓 농가 전체가 공멸하는 것으로 재배면적이 급증한 올해엔 제발 상품성을 갖춘 샤인머스켓만 시장에 유통되길 바라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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