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올해 해결해야 할 낙농 현안으로 국산원유자급률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무쿼터 납유와 퇴비 부숙도 및 입지제한지역 무허가축사 문제해결을 꼽았다. 지난 21일 협회 회장실에서 실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승호 회장은 이 같이 강조했다.

부족한 퇴비사 확보·농가 교육 등
충분히 준비한 후 시행 바람직

낙농가 10% 입지제한구역서 운영   
범정부 차원 구제 방안 마련 급해

우유 자급률 50% 이상은 유지해야   
무쿼터 농가 제도권 유입 힘쓸 것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시행이 두 달도 남지 않았다.
“농가들은 무허가 축사 적법화 과정에서 규모가 큰 곳은 2억~3억원, 작은 농장도 수천만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그런 상황에서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에 맞춰 준비하려면 농가들은 또다시 시설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퇴비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비사를 짓고 싶어도 건폐율 문제로 농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농가들은 아직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를 받아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교육시키고 준비한 후 시행해야 한다. 농민들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지만 정부가 제도 시행의 유예를 통한 농가계도, 장비 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방안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다른 축산단체와 함께 지혜를 모으고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 목소리를 내겠다.”

▲정부가 입지제한구역에서 낙농업에 종사 중인 농가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입지제한지역에서 젖소를 키우는 농가는 전체 낙농가의 약 10%다. 이들이 폐업한다면 생산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낙농생산기반을 유지하고 해당 낙농가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범정부차원에서 실질적인 구제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우유자급률 50%가 위태롭다. 그럼에도 국산 우유가 남는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부가 FTA를 통해 시장을 개방했고 치즈·분유 등의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다. 다른 품목과 달리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는 여건도 안 된다. 그런데 유업체는 수입 원료를 사용하면서 국산 우유가 남아돈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개방에 따른 뒷감당을 농가들이 다하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우유 자급률은 50% 이상 유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우유수급조절을 논의할 수 있다. 단, 정부가 치즈·분유 등 수입 물량에 대한 통제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우유소비 확대 방안의 하나로 학교급식과 군급식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학교와 군대에서 우유급식이 줄어드는 상황이 아쉽다. 학교급식에서 우유를 마시던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마셔줘야 하지만 다른 음료로 소비가 전환되고 있다. 아이들이 우유를 마시게 하려면 생산자는 최고 품질의 원유를 생산하고 유업체는 학교 내 냉장고를 설치하는 등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우유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 올해 협회에서는 학교우유급식의 제도화, 군급식 확대를 통한 제도적인 우유소비 확대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등을 상대로 농정활동을 강화하겠다.”

▲무쿼터 납유농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원유수급관리 문제, 기존 낙농가와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일반 유업체와 소규모 유가공업체 등에 납유하는 무쿼터 농가가 계속 늘고 있다. 그래서 전국적인 원유수급관리에 사각지대가 증가하고 있고 제도권 내에서 우유를 공급하는 낙농가들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이에 협회에서는 낙농진흥회에 정확한 실태조사를 촉구하고 무쿼터농가의 제도권 유입방안 등 대책방안을 강력히 요구하겠다.”

▲마지막으로 낙농가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올해 낙농현안이 많다. 그래서 협회 임직원 및 도지회를 비롯한 협회 지역조직, 회원농가와 적극 협력해 낙농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전기를 반드시 마련하겠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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