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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직불제 시행준비 촉박···곳곳에 ‘갈등 뇌관’GS&J 인스티튜트 보고서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농민 정의·공익적 기능 개념 논란
농가 새로운 의무 수용 쉽지 않고
이행검증 어려워 갈등 불가피

경작규모 잣대로 직불금 배분
소득 형평성 제고에 맞는지 의문
직불금 감축 폭 클수록 경영분리
허수농가 창출 부작용 걱정도


공익 직불제 시행을 앞두고 세부 시행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그동안 간과하거나 외면해왔던 근본적인 농정의 쟁점들을 현안으로 부상시키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간 농업정책연구소인 GS&J 인스티튜트는 최근 발간한 제274호 ‘시선집중’ 보고서에서 공익형 직불제 시행에 따른 논란이 올해 농정의 최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같은 우려를 표했다.

공익 직불제는 지난해 12월 27일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고, 2조4000억원의 관련 예산이 확보되면서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당장 3~4개월 내에 하위법령 및 규칙을 제정하고, 시행을 위한 홍보와 교육, 조직 정비까지 마쳐야한다.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준비가 매우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 상황. 그러나 재정규모를 빼곤 주요 쟁점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GS&J는 보고서에서 “공익 직불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이를 위한 농가의 노력을 전제로 한 것으로 무엇이 농업의 공익적 기능인가? 어떤 행위가 공익적 기능을 제고하는가? 누가 농가인가? 누가 경작자인가? 하는 근본적 개념과 정의에 관한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국의 농촌 현장에서 누가, 어떻게 그것을 판단할 것인가? 현재의 농정 조직체계로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실행을 위한 논의도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GS&J는 “이러한 논의가 결국 농가등록제 문제, 농지소유 및 관리 문제, 양극화 문제, 농정조직 개편 문제로 확장되고, 농촌사회의 신뢰성, 공정성, 형평성 문제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세부적으로 보면 우선 기본직불금의 지급조건, 이행점검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법률에서는 기본직불금을 수령하려면 농지의 형상 및 기능을 유지하고 농약·화학비료 사용기준 준수, 농업·농촌의 공익증진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수급안정을 위해 필요시 재배면적 조정 의무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GS&J는 “현실적으로 농가가 새로운 의무를 수용하기 쉽지 않고, 이행 검증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의무 부과 수준과 이행점검을 둘러싸고 농가와 갈등이 불가피하고, 모든 농가를 대상으로 이행을 검증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의무부과 수준을 낮추거나 이행 점검이 불충분하면 제도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므로 적정한 수준과 방식을 설정하는 것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준수 의무에 대한 이행 점검을 위해서는 행정조직을 갖추기 위한 논의도 불가피하고, 결국 농정 조직의 개편 문제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직불금 단가를 둘러싼 논란도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봤다. 현재 정부는 일정 규모 이하의 소농에게는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고, 면적에 따라 지급하되 경작규모가 클수록 지급단가를 감축해 농가간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단순히 경작규모만을 잣대로 직불금을 배분하는 것이 소득 형평성 제고에 맞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나라는 재배작물의 종류와 구성이 매우 다양하고, 경작규모와 농업소득, 농가소득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 농가경제조사의 농가별 자료를 분석하면 경작규모와 농가소득은 물론 농업소득 사이의 상관관계는 0.3정도로 경작규모가 작은 농가가 큰 농가보다 소득이 많은 경우가 매우 많다고 밝혔다. 재배작물이 채소냐 과수냐에 따라, 농지가 자경이냐 임차냐에 따라 소득 구조의 차이가 큰데 이를 ‘경작규모’라는 단일 잣대로 배분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느냐는 이야기다.

농가의 경영 분리나 허수농가 창출 등의 부작용도 우려했다. 보고서는 “소농직불금 수준이 높을수록, 그리고 경작규모에 따른 직불금 단가 감축 폭이 클수록 경영을 분리하거나 귀촌가구 등이 형식적 농가로 등록해 허수의 농가가 창출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크다”면서 “직불금 단가구조 결정과 그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귀촌가구가 5년차가 되면 32%가 농가로 등록한다는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농가에 대한 지원을 받기 위해 형식적 요건을 갖추어 농가로 등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소농직불제가 시행되면 그런 현상이 더욱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선택적 직불제도와 관련해서도 보고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유형의 직불제를 도입할 것인가? 유형별로 어떤 논리와 근거로 단가를 정할 것인가? 어떻게 효과를 검증할 것인가?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이정환 GS&J 이사장은 “누가 농가이고, 누가 농민인지, 농지 소유와 임대차 문제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농가등록제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은 무엇인지, 여태까지 묻어놨던 굉장히 어려운 난제들이 얽혀 있다”면서 “시행시기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이 모든 논의가 합의되고 정리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집중적인 논의와 토론을 거쳐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시행해가면서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해당사자인 농가들의 이해도를 최대한 높이는 게 가장 큰 숙제”라면서 “지역별 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농민들과의 논의구조를 이어가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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