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유통 농산물유통
과일 소비 둔화·수급 불안 직격탄···국내산 샤인머스켓 인기도 한 몫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한풀 꺾인 과실류 수입

FTA 확대로 매년 늘었지만
작년 총 수입량 81만5170톤
전년 89만5290톤보다 줄어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이 확대되면서 과실류 수입은 해마다 증가해 왔다. 2018년 수입량이 89만5290톤으로,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수입량이 90만 톤을 넘어서야 했다. 하지만 2019년 총 수입량은 81만5170톤을 기록, 80만 톤을 처음으로 넘어섰던 2016년으로 돌아갔다. 원인은 다양하다. 국내 경기와 수급 상황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수입과일 공세가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원인1. 소비 둔화

간식용으로 소비 많은 과일
불경기 더 큰 영향 받은 듯
바나나 가격 하락에도 불구
소비 줄어 물량 대폭 줄여


수입과일의 추락엔 소비 둔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복숭아, 자두 등 여름과일부터 시작해 사과, 감귤 등 국내산 과일 소비가 둔화된 가운데 수입과일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었다는 것. 주식이나 채소와 달리 간식용으로 주로 소비되는 과일 시장이 불경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시장에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수입과일인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이 이제 소비자들 선호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과일 중 규모가 가장 큰 바나나의 경우 FTA 확대로 기존 필리핀 이외에 에콰도르, 과테말라 등 중남미 지역까지 산지가 넓어지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되지 않고 있어 수입업체들이 바나나 물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락시장 서울청과 신재훈 경매과장은 “보통 바나나의 경우 봄철 소비가 잘 돼 가격이 오르다 하반기로 갈수록 내려가는 경향을 보이는데 지난해엔 봄철에도 가격이 좋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수입업체들이 예전 100개 수입을 했다면 70개 정도로 물량을 줄였다”며 “바나나 등 기존 주요 수입과일 소비가 정체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원인2. 샤인머스켓 선전

맛 좋고 소비트렌드도 갖춰
미국산 포도시장 무너트려
레드향·천혜향 등 만감류도 
오렌지에 밀리지 않고 인기


과일 시장에서의 국내산 인기 품종 선전도 수입과일 영역을 줄여놓은 것으로 시장에선 파악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샤인머스켓. 당도 등 맛에서부터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최근의 소비트렌드까지 갖춘 샤인머스켓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미국산 포도 등 수입과일 시장을 무너트리고 있다는 것.

레드향, 천혜향 등 만감류도 수입산 오렌지와 비교해 밀리지 않는다는 게 유통인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여기에 품위가 엇비슷하면 ‘국내산’이란 프리미엄도 지닐 수 있다고 시장 유통인들은 밝히고 있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박대도 경매차장은 “올 겨울철 샤인머스켓이 워낙 소비지에서 인기를 끌며 겨울철 나오는 포도인 미국산과 페루산 청포도 가격을 폭락시키고 있다”며 “오렌지도 1월 현재 미국산 오렌지 수요가 확연히 줄었다. 국내산 만감류가 미국산 오렌지보다 경쟁력이 좋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전체적인 과일 시장은 침체했지만 여름 조생과일인 썸머킹, 설향을 필두로 한 국내산 딸기 품종 등 국내산 신품종이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앞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인3. 수급 불안

전 세계적 이상기후 현상에
수입과일도 작황 들쑥날쑥
미국 오렌지 악천후로 물량 뚝
미·중 무역분쟁 등도 악재로 


판매처에서 내세우는 수입산의 주요 장점 중 하나가 원활한 수급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러 요인으로 최근 이런 현상이 깨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상기후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수입과일 작황도 들쑥날쑥해지고 있다. 지난해 오렌지가 대표적인 사례. 미국과의 FTA 체결 이후 2018년부터 3~8월에 수입되는 미국산 오렌지 관세가 무관세로 전환됐고, 무관세 2년 차인 지난해엔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오렌지 물량은 크게 줄었다. 미국 산지에서 집중호우 등 악천후로 생육 상황이 상당히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기를 끌었던 미국산 체리 역시 현지에서 생육기 일조량이 적어 물량이 늘지 못했다.

또 미·중 무역 분쟁,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관계 변화 등 국제 정세도 수급을 들쑥날쑥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예를 들어 미·중 분쟁으로 중국으로 갈 물량이 국내로 들어오는가 하면, 인구가 많은 중국 소비가 늘면서 국내 물량이 중국으로 가는 등 국제 정세에 따라 시장 상황이 요동치는 것이다. 여기에 소비자 구매 패턴이 다양화되면서 수입상이 물량을 안정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요인도 있다.

세계로마트 이동준 구매부장은 “기상이변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 작황에 따른 수입 물량의 변화가 있는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영향도 받는다고 본다”며 “중국 소비가 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로 들어왔던 덤핑 물량이 중국 쪽으로 들어가는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망고 같은 경우 판매가 잘 안 돼 수입상이 손해를 본 것으로 아는데, 수입과일이 국내에서 잘 팔리지 않으면서 수입상이 수입을 줄인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전망은?

소비자 수입과일에 적응하고
국산 과일 경쟁력도 높아져
증가폭 둔화할 수밖에 없을 듯
국내산 품위 유지가 가장 중요


수입과일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입과일의 감소세가 이어질지, 아니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지가 관심이다. 품목별 작황에 따라 수급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이미 수입과일 시장이 열려 있어 소비자들이 적응을 한데다 국산 과일의 경쟁력도 높아져 수입과일 증가 폭은 둔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미성 부연구위원은 “포도 수입이 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FTA에 따른 계절관세가 국내 시장에 정착돼 있다”며 “품목별 작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수입과일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나나는 대체품목이 없지만 양이 워낙 많고, 오렌지도 한라봉과 같은 만감류 생산이 많이 늘고 있어 수입과일이 과거처럼 매력적인 품목은 아니다”면서 “다만 아보카드와 같이 수입물량은 작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수입량이 급격히 늘어난 품목이 있는 것처럼, 앞으로는 소량이라도 바나나·오렌지·파인애플 외 다양한 품목의 수입과일이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샤인머스켓은 알이 크고 맛이 있는데다 씨가 없어 편의성도 높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호하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하나의 품목에서도 다양한 품종의 과일이 나와 시장을 넓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고길석 이사는 “오렌지가 많이 수입되지만, 사실 레드향, 천혜향과 같은 만감류가 우리 입맛엔 더 잘 맞는다”며 “다만 오렌지 수입 시기를 피해 조금 일찍 수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오히려 소비자들 인식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나는 제철 과일 대부분이 전반적으로 맛에선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며 “수입과일이 들어온다고 너무 걱정하기 보다는 국산 과일의 품위를 높이고 유지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욱·김관태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경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