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식자재마트 등 오프라인 마트에선 중국산 김치를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최근 서울 관악구 소재 식자재 마트 신선농산물 보관 매대에 중국산 김치가 진열된 모습.

값싼 식자재마트서 쉽게 목격
온라인에선 5kg 소포장 판매
파김치 등은 더 작은단위 나와
‘어머니 손맛’ 등 홍보로 현혹
‘1kg에 898원’ 가격대 의문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산 김치가 외식 시장을 넘어 가정 식탁까지 넘보고 있다. 이미 온라인에선 기존 10kg 이외에 가정에서 소비할 수 있는 5kg 포장까지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 식자재마트 등 오프라인 마트에선 중국산 김치를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됐다.

‘김치의 날’ 제정 근거를 신설한 김치산업진흥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 9일 찾은 서울 강동구의 D식자재마트. 이곳에선 중국산 배추김치가 신선농산물 보관 매대에 함께 진열돼 있었다. 가격은 국내산 김치의 4분의 1 수준인 8980원. 같은 날 찾은 도봉구의 A 식자재마트에서도 중국산 김치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곳에선 외부 매대가 아닌 내부 냉장고에 중국산 김치가 보관돼 있었다. 이외에도 서울 송파구, 관악구, 경기 성남 등 주요 수도권 소비지 6개 식자재마트를 다녀본 결과 7~9개의 중국산 김치가 유통되고 있었고, 가격대는 10kg에 최저 8000원에서 최대 1만9000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었다.

식자재마트는 주로 외식 등 업체들의 구매처지만 최근 들어 가격이 저렴해 일반 소비자들도 많이 찾는다. 이날도 식자재마트 매장은 주 후반으로 넘어가는 목요일 저녁 시간대라 주부로 보이는 고객들이 많이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식자재마트는 대형 상품이 많지만 같은 중량으로 보면 가격은 많이 저렴하다. 더욱이 목요일 저녁에 구매하면 주말 동안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어 목요일 오후 식자재마트를 자주 찾는다”며 “아직 중국산 김치를 사진 않았지만 중국산 김치도 최근 들어 자주 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마트가 중국산 김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면, 온라인 시장에선 실질적으로 가정에서 소비가 이뤄질 수 있는 소포장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기존 10kg 포장이 온라인 구매의 주였다면 최근 온라인몰을 살펴본 결과 5kg으로 포장된 중국산 김치도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특히 ‘2kg 파김치’ 등 배추김치 이외 김치류는 더 소형화된 포장으로 판매가 이뤄졌고, 구매평도 여럿 달려 있었다. 더 우려스러운 건 중국산 김치임에도 ‘어머니의 손맛’ 등 국내산 김치를 연상시키는 문구가 속속 목격됐다는 것이다. 이에 지리적표시제 등의 정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김치 제조업체 대광F&G의 안광수 대표는 “5kg까지 중국산 김치가 소포장 돼 판매가 된다는 건, 이제 중국산 김치가 가정으로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제하며 “다만 아직 국내산 김치와 중국산 김치의 맛의 차이가 크게 나기에 다수의 소비자들은 국내산 김치를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더라도 고품질의 국산 김치 생산과 차별화를 위해선 지리적표시제를 시행해 표기 사항이 달라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치업계에선 터무니없이 낮은 중국산 김치 가격에 대한 문제도 제기한다.

박윤식 대한민국김치협회 전무는 “개인이 운영하는 마트에서 중국산 김치를 판매하지 못하게 할 순 없지만 공정거래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 중국산 김치가 1kg에 898원에 판매되고 있다는데, 어떻게 이런 가격이 나올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수출, 유통 과정에서 공정거래를 어기는 부분은 없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중국산 김치 제조가는 1kg에 1200~1400원은 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1~11월 기준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지난해 27만8000여톤으로 2018년 26만7000여톤보다 1만톤 넘게 들어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월 기준 2017년엔 25만2000여톤, 2016년엔 20만2500여톤 등 매년 중국산 김치 수입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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