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 재건 활동 주도…농촌사회에 활력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 박흥희 서종면농업경영인회장이 신용만 총무와 함께 양평축협에서 기증받은 암송아지에 볏짚 사료를 주고 있다.

농업경영인 공동사육장 건립
친환경 한우 명품단지 욕심
30년째 공동 수도작 사업
이웃돕기 매년 훈훈한 감동 

팔당 상수원에 위치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청정지역으로 도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이다. 전형적인 농·산촌지역으로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지만 각종 규제와 고령화로 농업은 점점 쇠퇴하고 외지인들의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농촌주민 삶의 터전은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박흥희(59) 양평군 서종면농업경영인회장이 농업·농촌재건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농촌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1990년에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박 회장은 처음에 돼지농장을 운영하다 상수원 규제 등으로 인해 지역 특성을 살려 친환경 논농사와 옥수수, 고추, 콩, 토종닭 등의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

“농업경영인 선배들로부터 영농과 조직발전을 위한 많은 가르침을 받고 농업경영인이 구심점이 돼 지역을 이끌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어요. 내 농사도 중요하지만 대대손손 물려받은 지역의 농업·농촌을 지키고 더 발전시키고 싶었죠”

박 회장은 체구는 작지만 농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뚝심과 추진력은 가히 남다르다. 2001년부터 10년 동안 정배2리 이장을 맡으며 마을 상수도사업과 농로정비, 돌아오는 농촌마을 만들기 등 굵직한 사업을 추진하고 외지인과 화합을 위해 마을 공동체 문화조성에도 앞장섰다.

특히 서종면농업경영인회장을 하면서 농업기반 조성과 지역농산물 판매, 지역봉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가축사육 기반 조성을 위해 한농연양평군연합회와 양평축협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송아지 릴레이 기증사업에 선정돼 암송아지를 기증 받아 한우 번식사업에 나섰다.

박 회장은 “축협에서 기증받은 암송아지 1마리와 농업경영인회 기금으로 구입한 3마리 등 모두 4마리의 한우를 애지중지 키워 새끼를 낳아 그 중 1마리는 다시 축협에 기증하고 현재 4마리가 회원들에게 분양돼 사육되고 있다”며 “4마리가 계속 새끼를 낳아 개체수가 늘어 한우사육 기반을 확대되면서 회원농가 수익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농업경영인 공동사육장을 건립해 ‘서종면 친환경 한우 명품화 단지’를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그는 휴경지 공동 수도작 사업도 30년째 해 오고 있다. 1990년에 처음 시행한 이 사업은 휴경 논 1만6500㎡에 벼를 재배해 수확한 쌀을 불우이웃돕기에 기탁하는 등 매년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종면의 최고령자 김모(102·여) 어르신에게 쇠고기와 쌀 등 30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전달했으며, 매년 농업경영인 자녀 5명을 선발해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또한 매년 직접 농사지은 옥수수를 지역 장애시설과 경로당 등에 지원해 주고 있다. 중미산 자락에 ‘농부네 쉼터’ 농산물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 회장은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쌀과 참·들깨(기름), 감자, 콩, 채소, 유정란 등을 판매해 주민 소득창출에도 일조하고 있다.

박 회장은 “농업인구가 감소하고 위축된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혼자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농업경영인 조직이 단합이 잘되고 주민들도 같이 동참하며 잘 따라주기 때문에 서종면 농촌마을이 발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매년 휴경지 논농사에 각종 농자재와 가축사료를 무이자로 구입 지원해주고 있는 양서농협과 서종면사무소, 또 암송아지를 기증해 준 양평축협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젊고 유능한 청년 농업인들이 지역사회를 지키며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후계농업인 육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양평=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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