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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시행 두고 ‘논란’

국내 농산물 부가가치 제고
소비 활성화 취지와 달리
‘기능성 원료 사용’ 전제 탓
신선식품 효능 표시 어렵고
가공식품 표시도 전면금지
“오히려 퇴행” 반발 고조

신선식품의 효능에 기능성 표시를 쉽게 할 수 없을뿐더러 2차 가공식품의 기능성표시도 전면 금지돼 논란이 예상된다. 다시 말해 배·양파즙에 사용하던 ‘변비해소’, ‘기관지개선’ 등의 표현이 금지된다는 얘기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를 허용하도록 하는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로 보지 아니하는 식품 등의 기능성 표시 또는 광고에 관한 규정’ 제정 고시(안)를 행정 예고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제정안이 오히려 기능성 표시 제도를 퇴색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왜 추진됐나=기능성 표시 제도는 신선식품과 신선농산물을 원료로 활용한 일반식품에 기능성 표시를 허용하기 위해 추진됐다. 농식품업계는 규제혁신을 통해 기능성 표시 제도가 국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소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기능성 표시 제도가 ‘있으나 마나’ 혹은 ‘없는 게 더 나은’ 제도로 퇴행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 이유는 식약처가 발표한 제정안에 따르면,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를 위해선 ‘기능성원료 사용’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기능성원료는 홍삼, EPA 및 DHA 함유 유지 등 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되는 성분으로 현재까지 총 30종이 등록됐다.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업계의 눈치를 보면서 제도 개선을 추진하다 보니 축소된 기능성 표시 제도가 된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국내 한 건강기능식품업계 관계자는 “기능성원료를 일반식품에 투입해 기능성식품으로 만든다는 건, 결국 건강기능식품도 아니고 일반식품도 아닌 애매한(?) 기능성 식품을 만드는 꼴이 된다”며 “소비자입장에선 기능성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도 애매하고 가격만 비싸진 기능성식품을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약처는 규정안에 대한 의견을 이달 21일까지 받고, 공포 후 시행할 예정이다.

▲무엇이 문제인가=우선 신선식품의 기능성 표시에 대한 논의가 빠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당초 신선식품에 기능성을 표시하기 위해 추진됐던 기능성 표시 제도가 논의 과정에서 일반식품에 대한 논의로 대폭 축소되면서 ‘기능성원료의 사용’이라는 전제조건이 생겨난 것. 두 번째는 신선농산물을 활용해 가공한 2차 가공식품의 기능성 표시도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식품업계는 지금까지 문헌 등을 활용해 수십 년 동안 표시해온 표현을 과학적 근거 없이는 못쓰게 됐다. ‘숙취 해소’의 표현은 5년간의 유예기간을 뒀지만, 배즙·양파즙, 도라지액 등에 사용하는 ‘감기 예방’, ‘변비 해소’, ‘기관지 개선’ 등의 표현은 전면 금지된다.

2015년 국내에선 최초로 일본에서 당조고추로 기능성을 인정받은 농부의 꿈 김경술 대표는 “임상시험과 같은 분야는 농민 개개인이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일본의 기능성 표시와 같은 제도를 도입해 신선식품에 기능성 표시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기능성 표시를 위해서는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기능성원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니, 결국 제도가 퇴행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및 전문가 시각은=최지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일반식품에 기능성 표시를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들여다보면 신선식품의 기능성 표시에 대한 내용은 없고 일반식품 조차 기능성원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니 업계에선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 일본과 같은 수준의 기능성 표시 제도를 위해선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정안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태민 식품전문 변호사는 “장 건강·위 건강, 숙취 해소와 같은 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영업자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런 표현이 국민의 식품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할 정도로 부당한 광고라고 식약처가 판단했다면 유예기간을 둔다는 게 논리에 안 맞고, 또 부당한 표시로 보는 명확한 근거와 법률의 규정이 없다면 이는 영업자의 자유를 제한한 것으로 헌법 37조 2항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관련 부처는 신선식품의 기능성 표시 논의에 관해 책임을 미루는 모습이다. 더욱이 이번 규제혁신에 있어 애초부터 신선식품의 기능성 표시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이용직 농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은 “지금은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만을 논의하는 것으로, 신선식품과 관련된 기능성 표시에 대해서는 식약처에 따로 문의해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동 식약처 식품표시광고정책과장은 “식약처나 건강기능식품업계 등은 처음부터 제도 개선에 동참할 이유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농식품부와 기능성 표시 제도를 논의하면서 신선식품은 처음부터 논의 대상이 아니었고,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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