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2018년 3월에 내린 폭설로 피해를 입은 경북 영천의 포도농장.

농약 줄이고 당도 높이지만
강풍·폭설 피해 빈번
포도 크기별 지붕폭 등 설정
신규모델 3종 개발


폭설과 강풍 등 기상재해에 강한 포도 비가림 시설 모델 3종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3일 한국농수산대학 이종원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폭설과 강풍으로부터 과수원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포도 비가림 시설 모델’을 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포도 비가림 재배는 빗방울이 작물에 닿지 않도록 나무 위에 우산 모양의 철재를 설치하고 비닐을 씌워 재배하는 방법을 말한다. 잎과 과실이 비에 젖지 않음으로써 병이 적게 발생해 농약사용을 줄일 수 있고, 당도가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강풍이나 폭설에 취약해 2018년 3월 대구 경북지역의 폭설로 과수원의 간이 비가림 시설 107.2ha가 무너진 바 있다.

이에 농진청 시설원예연구소와 한국농수산대학 이종원 교수팀이 공동으로 포도 비가림 시설의 구조설계기준을 과학적으로 설정하고, 이에 맞춰 기상재해에 강한 비가림 시설 모델을 개발했다. 모델개발에 있어 연구진은 풍동실험(바람의 영향을 조사하는 실험)과 전산유체역학 분석기법(건물 주변 유체의 압력, 온도 등의 변화를 계산하는 방식) 등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포도 비가림 시설 지붕면에 닿는 바람의 세기와 작용방향 등을 분석한 것이다. 또한 농가설문과 전문가 자문을 통해 포도의 크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지붕 폭을 2.4m, 2.7m, 3m로 설정해 모델을 완성했다.

이 모델은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는 통로인 나무꼭대기 높이와 지붕 사이인 상·하 중방의 간격을 기존 모델보다 10㎝ 넓힌 40㎝로 설정했다. 또한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으로 시설의 기둥, 서까래 등 부재규격과 설치 간격을 정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내재해 설계기준에 맞춰 풍속은 초당 36~42m, 적설심은 40~50㎝로 설계했다. 이번에 개발된 포도 비가림 시설 모델 3종은 내재해형 규격 등록 절차를 거쳐서 2월부터 농촌진흥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이충근 농진청 시설원예연구소장은 “포도 비가림 시설의 구조설계 기준 설정과 새 모델 개발로 강풍, 폭설에 안전한 포도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모델보다 고온에도 유리해 포도 수량과 품질 향상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