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지난해 벼 생산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지 쌀 가격은 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지 대형마트와 식자재업체 등이 산지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에 낮은 가격의 쌀 납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제기된다. 산지 쌀 가격은 수확기 10월 5일 80kg 1가마 19만1912원을 정점으로 10월 25일 18만8476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44% 하락한 수치다. 이후 11월 25일 19만204원으로 회복된 이후 12월 25일 보합세인 19만312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격 추이는 소비지 유통업체들이 산지 양곡 공급처에 대해 품질보다 저가 납품을 요구하는데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산지 RPC들은 지난해 수확기 조곡을 40kg기준 6만원 초반에 구매한 경우 가공·포장비 등을 감안할 때 쌀 출고가격이 20kg 4만5000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4만3000원 이하에 납품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형마트 등의 소매처들이 저가 위주로 쌀을 확보하면서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문제는 설 대목의 가격회복 여부이다. 설 명절에 가격이 회복되지 않고 3월 개학까지 지속될 경우 올해 전체적인 쌀 시장 위축 우려가 높다. 소비지 업체의 저가납품 요구는 쌀 시장 악화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로 귀결된다. 따라서 유통업체들은 단기 수익을 위한 저가 납품보다 고품질 쌀을 정상 가격에 판매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야만이 소비자들의 쌀 소비촉진을 유도하면서 쌀 산업 발전과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감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고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면 결국 소비거부 등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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