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수급조절협의회 전망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최근 진행된 ‘양돈수급조절협의회’에서 위원들은 올해도 돼지고기 가격 약세가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사육·도축 마릿수 줄었지만
삼겹살 등 소비확대 요인 없어
kg당 생산비 4200원 못 미치는
3800~4100원 수준으로 예측


2019년 극심한 소비 부진으로 인한 돼지가격 하락,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등으로 농장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양돈 농가들의 상황이 올해도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및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전반적인 가격 약세에도 불구, 모돈 수 증가로 인해 상승곡선을 나타냈다. 평균 사육 마릿수는 2018년 1136만 마리보다 늘어난 1138만 마리 수준. 그 결과 도축 마릿수(1775만 마리)도 증가해 97만7000톤의 돼지고기가 생산됐다. 이는 2018년 95만1000톤과 비교해 2만6000톤 늘어난 물량이다. 이러한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와 재고 누적, 돼지고기 소비 감소 등으로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년대비 11% 하락한 kg당 평균 3808원을 형성했다.

양돈 전문가들은 올해도 생산비(kg당 4200원) 이하 수준의 돼지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 재발생 등 특별한 이슈가 없을 경우 지난해보다는 소폭 상승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에서 최근 열렸던 ‘양돈수급조절협의회’에서 협의회 위원들은 올해 돼지 평균 사육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1120~1130만 마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돼지가격 약세로 인해 농가들의 모돈 사육의향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도축 마릿수도 2019년에 미치지 못하는 1740~1760만 마리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수입육의 경우 중국의 수입량 확대로 국제 가격이 상승해 올해 수입육의 국내 반입량은 지난해(41만7000톤)보다 줄어든 33~35만톤 정도로 내다봤다.

여기까지만 보면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소비다. 협의회 위원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돼지고기 소비가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올해 돼지 평균 도매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한 3800~410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양돈 농가들은 올해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박기노 ㈜선진 부사장은 “전통적으로 삼겹살 가격이 시세를 받쳐주지 않으면 돼지 가격이 약세에 놓이는데, 구이문화가 바뀌고 있어 삼겹살 소비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단백 부위 등 원료육 가격은 상승하겠지만 돼지 가격에 반영되는 부분이 크지 않아 돼지 가격이 올해보다 엄청 올라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유용 양돈수급조절협의회장은 “돼지 가격이 올해보다 소폭 상승할 수 있지만 생산비 또는 그 이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여 농가에서 섣불리 사육 마릿수를 늘릴 경우 힘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며 “농가에선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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