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시·농수산물공사 추진 계획
이전에는 공감대 있지만
부지 마련 등 구체적 계획 없어
“시설 개보수 등 우선” 주문


경기 구리시와 구리농수산물공사가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을 선언했다. 시장 유통인들은 이전 필요성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반신반의하며 시설 개보수 등 당장의 현안 해결이 우선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구리시와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지난달 30일 공사 회의실에서 시장 유통인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유통인 송년회를 개최했다. 유통인과 함께하는 송년회는 이번이 처음이며, 이 자리에선 2019년도 발자취와 구리시장의 원활한 유통과 도매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 대한 표창 수여 등이 진행됐다. 특히 이 자리에선 구리시장 이전에 대한 개설자 발표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2019년도에 개설자가 가장 잘한 사업이 공사 사장을 유통 전문가(김성수 현 사장)로 선임한 것, 구리시 최초로 도매시장 옥상 주차장 보수를 위한 예산 편성 및 시의회 의결을 한 것, 도매시장 도약의 한 획을 긋는 도매시장 이전사업이었다”며 “앞으로 구리시는 도매시장 이전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구리도매시장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최고의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성수 사장도 “2020년은 도매시장 이전 사업 원년의 해로, 이전 사업이 신속히 추진되면 구리도매시장은 전국 최고의 시장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이를 통해 서울 동북권과 구리시, 남양주시 등 개설구역 시민에게 품질 좋고 안전한 농수산물을 공급하는 선진 도매시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장 유통인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이전 부지 등 뚜렷한 진척 없이 이전하겠다고 밝히는 것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는 것. 특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뒤바뀌는 도매시장 시책을 봐 온 입장에선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에 대한 해결이 우선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구리도매시장 한 유통인은 “신도시가 늘어나면서 차량 이동이 많아져 신선 농산물을 유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시설도 낙후되고 비좁기도 해 이전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동의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이전 부지나 타당성 조사 등 아직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이전하겠다고 하는 것에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통인은 “그동안 전례를 보면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도매시장 정책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런 상황에 아직 확정된 것 없이 이전하겠다고 하면 유통인들은 불안해할 수 있다”며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시설 개보수로, 시장 이전은 점진적으로 진행하며 구체적인 이전 골격이 나와야 유통인들의 동요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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