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통계청, 재배면적 조사 앞당겨
전년비 마늘 4.1~11.1% 줄고
양파 15.9~25.6% 감소 전망

지난해 통계시기 놓고 뭇매
후속조치로 첫 연말 발표

통계청·농경연·농협 등
전망치 달라 혼선 초래 여전
실측에 의한 전수조사 등 
더 정교한 관측 이뤄져야


2020년산 마늘·양파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늘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4.1~11.1%, 양파는 15.9~25.6%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마늘·양파 값 폭락으로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줄인 탓이다.

구랍 27일, 통계청이 2020년산 마늘·양파 예상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이 연말에 마늘, 양파에 대한 전망치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의 재배면적 조사 결과 발표를 앞당겨 선제적 수급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 결과다. 

지난해 마늘과 양파 생산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생산량 예측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이 같은 지적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나왔다.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엄용수 자유한국당(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통계청의 양파·마늘 통계조사가 농민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면서 “특히 아무리 좋은 통계라도 시기가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통계 조사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시 강신욱 통계청장은 “여러 정책 수요를 반영해 올해부터는 양파·마늘 재배면적 조사를 생산 당해 연도 전해인 12월에 앞당겨 하겠다”고 밝혔고, 이번에 마늘·양파 예상 재배면적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날 통계청이 밝힌 2020년산 마늘 예상 재배면적은 2만4604~2만6558ha로 전년 재배면적 2만7689ha보다 4.1~11.1% 감소할 전망이다. 양파 예상 재배면적은 1만6209~1만8318ha로, 전년 2만1777ha보다 15.9~25.6% 줄어들 전망이다. 평년 재배면적은 마늘 2만4603a, 양파 2만404ha이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12월 농업관측에서 2020년산 마늘·양파 예상 재배면적을 각각 2만5008ha, 1만7723~1만8607ha로 예상했다. 

통계청의 예상 재배면적 발표도 예년보다 빨랐고, 두 기관이 낸 예상치 범위도 서로 중첩되지만 농가에선 보다 정교한 관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이태문 정책위원장은 “통계청이 예상 면적을 12월에 내놓은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통계청과 농촌경제연구원, 농협이 내는 자료 마다 다 차이가 있다”며 “또 통계청 마늘 예상 재배면적만 보더라도 최소치와 최대치 차이가 2000ha로 전체 재배면적의 10%에 가까워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기관에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하는데 생산자 입장에선 마늘, 양파 등 5대 민감품목 정도는 실측에 의한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며 “마늘 같은 경우 주산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자체와 함께 협력하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재배면적도 중요하지만 작황에 따라 생산량 편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여러 각도에서 수급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김상돈 서기관은 “통계청의 예상 재배면적이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평년단수를 가지고 생산량을 추정할 수밖에 없어, 보다 정확한 예측은 빨라도 2~3월은 돼야 한다”며 “지금은 직접적인 수급대책을 수립하기 보다는 예상 재배면적을 놓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작황에 따라 10% 정도 생산량 차이를 보이니 평년 단수를 적용해 예측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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