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철저한 차단 방역·위생관리 모범 ‘하늘애농장’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하늘애농장을 운영 중인 임상우 대표. 그 뒤로 깨끗하게 관리한 하늘애농장의 모습이 보인다. 하늘애농장은 돈사와 돈사를 오가는 농장 내부 이동로도 콘크리트로 덮어 항상 깔끔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비를 밑도는 돼지고기 도매가격, 극심한 소비 부진, 이베리코 흑돼지와 같은 프리미엄 수입육의 공세, 무엇보다 국내 최초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지난해는 그야말로 국내 양돈 산업의 커다란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양돈 농가들이 새해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와 걱정 속에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침체된 양돈 산업 분위기에도 위기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바탕으로 농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주)하늘애(하늘애농장)’가 그 주인공이다.


7500마리 규모 4만9500㎡ 농장
경계엔 1.5m 높이 울타리 설치
벽돌로 외벽 마무리 한 돈사
양돈장인지 모를 만큼 깨끗해

외부 차량·사람 진입 철저히 차단
택배는 자외선 소독한 후 반입
직원도 들어갈 땐 반드시 샤워해야
농장 내부 일정기간 비우고 청소

작년 평균 PSY 30·MSY 28.2마리
이유 후 폐사율 2% 등 ‘전국 최상위’
생산비 낮춰 안정적 운영 가능 
“PSY, 양돈 선진국 수준 끌어올릴 것”


하늘애농장은 앞으로는 멀리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뒤로는 산으로 막혀 있어 양돈장을 운영하기에 최적의 위치에 자리한 농장이다. 순천의 한 종돈장에서 오랜 기간 농장장으로 근무했던 임상우(48) 대표가 독립한 후 2015년부터 터를 닦았다. 임상우 대표는 “모돈 150마리 규모의 일반 양돈장을 인수한 후 1년간의 정리과정을 거쳐 2016년, 기존 돈사를 허물고 종돈장을 운영하기 위해 신축 돈사를 건립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종축업(팜스코 협력 GP농장) 허가를 받은 하늘애농장은 모돈 600마리, 전체 7500마리 규모의 농장으로 4만9500㎡(약 1만5000평)의 면적에 2층 형태의 임신·분만사, 자돈사, 육성·비육사, 격리사를 갖춘 곳이다. 외벽을 벽돌로 마무리 한 돈사는 언 듯 봐서는 양돈장인지 모를 정도로 아주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겉모습만 그럴싸한 것이 아니라 하늘애농장은 농장 주변의 차단 방역과 내부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외부의 차량과 사람이 농장 내부에 절대로 진입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사료회사의 차량은 농장 입구에 있는 사료빈까지만 접근 가능하며, 농장 내부로는 농장 안에서만 운행하는 별도의 차량이 사료를 운송한다. 돼지 출하 또한 농장 외부에 관련 시설을 설치해 출하 차량의 농장 내부 진입도 차단하고 있다. 분뇨 처리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택배도 방역을 위해 반드시 하나하나 자외선 소독을 거친 후 반입하고 있다. 하늘애농장 인근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이 바로 자외선 소독 시설을 갖춘 택배 보관 창고였다.

농장 직원들도 외부에서 농장으로 들어갈 때는 반드시 샤워를 하고, 농장 전용 의복과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외부인 출입이 가장 많은 사무실은 아예 농장 울타리 밖에 지었다. 하지만 사무실만 방문하더라도 소독은 물론, 외부에서 착용하던 신발을 신고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발 갈아 신는 곳에 방역벤치까지 마련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야생멧돼지의 출몰이 거의 없는 지역인데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위기감이 높지 않았던 농장 신축 당시 이미 확실한 방역을 위해 농장 경계에 1.5미터 높이의 울타리를 설치했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병한 이후부턴 혹시 모르는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농장 울타리 밖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오전·오후 하루 두 번씩 농장 외부 소독하며, 수시로 생석회도 도포하고 있다. 임상우 대표는 “방역은 자신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차단 방역에 특히 공을 들였다”며 “방역 아이디어는 우수 농장 사례와 농장장으로 일했던 경험을 접목시킨 것”이라고 소개했다.
 

▲ 하늘애농장의 돈사 내부 모습. 돼지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한 결과, 전국 상위권의 생산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늘애농장에서는 차단 방역만큼이나 농장 내부의 위생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이 자돈 및 비육사를 일정 기간 완전히 비우고 청소하는 ‘올 인 올 아웃’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6~7주 주기로 한 돈군이 빠져나가면 다음 돈군을 입식하는 사이 돈사 바닥 청소부터 수세·소독까지 마치 새 돈사처럼 내부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임상우 대표는 “돈사를 처음부터 깨끗하게 관리하면 바닥에 남아 있는 분뇨 찌꺼기가 별로 없어 청소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며 “임신사와 분만사도 돼지가 빠진 휴지기에는 수세, 건조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늘애농장은 돈사액비순환시스템을 도입해 분뇨 및 냄새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신안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보급한 미생물과 자체 배양한 미생물 발효액을 돈사 슬러리 피트로 지속적으로 순환시켜 돈사 내부의 유해미생물 증식을 억제하고 악취를 저감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돼지 사육 환경은 우수한 사육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성적은 PSY(연간 모돈당 이유두수) 30마리, MSY(연간 모돈장 출하두수) 28.2마리로 뛰어난 생산성을 기록했다. 또 총산자수 16.7마리, 포유개시 14.6마리, 이유마릿수 13마리. 이유 후 폐사율 2% 등 모든 지표가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임상우 대표는 “지난해 10~11월은 폐사율이 1%도 나오지 않았다”며 “지금까지는 전염병은 물론, 호흡기 질병도 없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늘애농장은 철저한 관리를 바탕으로 우수한 생산성적을 기록한 결과, 돼지가격의 손익분기점이 국내 양돈 농가 평균 생산비(kg당 4200원)보다 훨씬 낮은 kg당 3200원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돼지 평균 도매가격이 kg당 3400원 수준에 불과한 최근의 저돈가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농장 경영이 가능하다.

임상우 대표의 올해 목표는 PSY를 유럽의 양돈 선진국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임 대표의 농장 관리 실력이라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로 보인다. 임상우 대표는 “덴마크의 경우 평균 PSY가 32~34마리 정도로, 우선은 덴마크의 평균까지 농장 성적을 높이고 싶다”며 “질병이 없는 청정한 사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차단방역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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