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농업은 국가의 근본입니다. 농업은 국민의 밥상을 책임지고, 농촌 공동체를 유지하는 한편, 다양한 생명체가 조화를 이루게 하는 생태와 환경의 파수꾼입니다. 또한 농업은 ‘미래를 여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농업과 농촌의 모습은 아직까지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과다한 농약과 화학비료의 투입,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 사라져가는 농촌. 농산물 가격의 급격한 변화와 가축질병의 문제도 해마다 반복됩니다. 국내 농가 중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의 비율이 1%도 채 되지 못합니다. 과연 10년 후 누가 농촌을 지키고, 농사를 지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과제와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가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첫째,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공익직불제는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첫걸음입니다. 공익직불제가 시행되면, 일정 규모 이하의 농가는 과거보다 대폭 상향된 금액의 직불금을 지급받게 됩니다. 이를 통해 중소 농업인의 소득안정에 기여하고 쌀 이외의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와의 형평성도 맞춰 나갈 수 있습니다.

둘째, 농산물 가격 급등락을 최소화하겠습니다. 먼저 지자체와 농업인 스스로 생산과 가격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주요 품목은 의무자조금 단체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미리 예상 생산량을 파악하여 재배 면적을 조절하겠습니다. 가격이 급등락할 때에는 출하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계약재배사업과 자조금도 과감하게 지원하겠습니다. 예상되는 생산량과 수요량에 대한 보다 정확한 관측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또한 수도권과 도매시장 중심의 농산물 유통구조에서 벗어나겠습니다. 산지 공판장이 도매시장과 건전하게 경쟁하며 가격의 균형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로컬푸드를 통해 중소규모 생산자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그 지역에서 소비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셋째, 가축 질병 확산 걱정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지난 9월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40여만 명의 인력과 직접적인 비용만 2000억 원 이상 투입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가축 질병의 발생을 막고, 발생하더라도 확산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축산농가의 부담은 물론 국민 여러분의 경제적 부담과 불편까지 줄이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방역에 적합한 축산 환경을 갖추고 방역 시스템을 제도화하겠습니다. 예외 없는 원칙으로 조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법과 제도를 고치겠습니다.

넷째, 우리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올해 드디어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혁신밸리는 미래 농업을 이끌어 갈 청년들을 키우는 핵심 시설입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농업·농촌에 발을 딛는 젊은이들이 열정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운동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식품산업도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동력입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분야를 집중 육성해 식품산업의 활력을 높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농촌을 찾고 싶고, 살고 싶고, 일하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농촌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 생활 SOC를 대폭 확충하겠습니다. 읍면 소재지에는 어린이 돌봄 시설, 노인요양시설, 주민건강센터, 체육시설과 같은 공공서비스 시설을 집중 확충하겠습니다. ‘사회적 농업’이 농촌 공공서비스의 사각지대를 메워나가겠습니다.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농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영농창업에 필요한 자금에서부터 초기 생계안정자금, 농지, 교육까지 미생 농부들의 완생을 돕겠습니다.

농림축산식품 공직자와 관련 단체·기관 직원 모두, 올 한해 각오가 남다릅니다. 변하지 않으면 변질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섰습니다. 우리 농업이 경제적 가치를 넘어, 대한민국의 환경과 생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농촌 공동체를 회복하는 역할을 담당하겠습니다.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는 길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농림축산식품 공직자와 관련 기관·단체 직원 모두가 ‘사람과 환경이 중심이 되는 가슴 따뜻한 농정, 더불어 잘 사는 농업·농촌’을 가슴에 새기고, 혁신의 최전선에서 달리고 또 달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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