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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준비하는 미래] 농촌형 사회적기업 11년차···사회적 농장으로 ‘두 번째 도약’<4> 강화 농업회사법인 콩세알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귀농청년 #마을기업 #노인돌봄 #사회적농업 #이주여성 #순환농업

 

▲ 두레생협 조합원들이 생산지 견학차 콩세알을 찾았다.
▲ 강화권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7월부터 시작된 콩세알 농사학교. 지난달 18일 농장을 찾은 정신질환 장애인들이 오영훈 영농팀장과 겨울철 동해방지를 위해 나무에 볏짚을 돌려 묶는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주)콩세알(대표 서정훈)은 우리나라 농촌형 사회적 기업 1호다. 2006년부터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시작해 2008년 10월 노동부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지역의 농가들과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면서 공동구매-공동판매도 하고, 두부공장을 만들어 지역콩 수매는 물론 취약계층에 일자리도 제공하고, 노인복지센터나 지역아동센터 등에 식자재도 무상 지원하면서 11년을 강화군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으로 커 왔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사회적 농업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콩세알은 올해부터 한 걸음 더 의미 있는 사회적 실천을 모색 중이다. 지난달 18일 서정훈 대표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콩세알은 하루종일 농장을 찾은 이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정신질환 장애인
농사학교 시작
농업활동 통해
관계 맺기 등 도와
어르신 돌봄농장 
노농두레 등도 운영

친환경 두부로
취약계층에 일자리
‘진하고 고소한 맛’
생협 소비자에 인기

강화·김포·철원 등서
매년 콩 200톤 수매
7년 거래 한호웅 씨
“농사 안심하고 지어”


◆콩세알의 ‘돌봄 이야기’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이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이라는 것은 잘못 알려진 이야기에요. 대부분 내성적이라 사람들과 눈도 잘 못 맞추시거든요. 대부분 집안에 혼자 계시기 때문에 웬만하면 밖으로 모시고 나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게 좋은데, 시골에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콩세알에서 프로그램을 제안해주셨죠.”

강화군정신건강복지센터 서미옥 사회복지사는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콩세알 농사학교’가 정신질환 장애인들의 신체 활동은 물론 생활 습관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7월부터 10여명의 장애인들이 매주 수요일 아침이면 이곳을 찾아 1시간 반 정도 농업활동을 하고, 함께 점심식사를 나눈다.

마침 콩세알을 찾은 날은 농사학교가 있던 날이었다. 그 날의 미션은 ‘나무 월동준비하기’. 참가자들은 오영호 영농팀장의 지도에 따라 준비한 볏짚을 나무에 삥 돌려가며 씌우고, 끈으로 묶어주는 작업을 함께 했다. “가끔 근력이 없어 힘에 부쳐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 잘 따라오셔서 프로그램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어요. 다들 처음엔 낯설어 하고 의사소통도 어려웠는데, 이젠 반갑게 먼저 인사도 해주고 많이들 친근해졌습니다.” 오영호 팀장은 아직 정신장애인들의 특성이나 어려움을 알아가는 단계라며, 지속적인 관계 맺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콩세알은 취약계층을 돌보는 지역내 다양한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강화군정신건강복지센터를 비롯해 인천광역시강화교육지원청의 특수교육지원센터, 강화노인복지센터, 발도르프 장애인 대안학교인 나스슐레, 강화지역자활센터, 강화장애인거점학교인 강남영상미디어고등학교, 양사친환경작목회, 달빛고운마을, 인천 서구 민중의 집 등이 그곳이다.

이들과 함께 콩세알은 ‘주말 가족농장’이나 ‘일일 두부체험’, 도시 노동자 취약계층 회원들이 참여하는 ‘노농두레’, 노인복지센터 요양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어르신돌봄농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콩세알과 ‘두부 이야기’
‘농사학교’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두레생협연합회 조합원들이 생산지 견학차 콩세알을 찾았다. 현재 콩세알의 두부는 두레생협과 한살림, 행복중심생협 등에 판매되고 있다. 서정훈 대표는 미리 준비한 PPT를 토대로 콩세알의 역사와 경영철학, 주요 활동, 납품되고 있는 두부의 특징에 대한 설명을 성심성의껏 이어갔다.

목회자로 서울의 한 생협에서 농촌교회와 도시교회를 잇는 활동을 해 오던 서정훈 대표는 1999년 아버지가 병환으로 쓰러지시면서 고향으로 내려온다. 가장 먼저 모든 농사를 친환경농업으로 바꿨다. 강화에 처음으로 오리농법을 도입, 친환경 쌀 재배를 시작했고 지역의 친환경농가들과 작목반도 만들었다. 이후 뜻이 맞는 5명의 친구들과 ‘일벗 생산공동체’를 꾸린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지역의 소농을 돕고, 고향을 기반으로 더불어 살자는 취지였다. 친환경 콩을 두부로 소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두부공장을 만든다. 가마솥을 걸고 맷돌을 돌렸다. 국내 최초로 무소포제, 무유화제, 천연간수로 만든 100% 친환경 두부가 탄생했다. 그 때 정한 두부 이름이 콩세알이었다.

서정훈 대표는 “우리 조상들은 콩 한 알은 땅속 벌레나 새가 먹고, 다른 한 알은 이웃과 나눠 먹고, 남은 한 알은 심은 사람이 먹기 위해 콩을 세알씩 심었다”면서 “콩세알이라는 이름에는 나눔과 공생과 자립의 가치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콩세알의 두부는 진하고 고소한 전통 한국두부 맛으로 고형분과 영양함량이 놓고,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두부 외에도 몽글이 순두부, 유부제품, 콩비지 상품도 콩세알의 인기품목이다.

이날 견학을 온 구로시민두레생협 문성희 팀장은 “이렇게 산지를 직접 방문해 생산자로부터 직접 생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조합원들에게 판매할 때도 하나라도 더 설명하게 된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콩세알은 현재 강화 뿐만 아니라 인근 김포, 포천, 철원 등 경기북부 콩벨트지역에서 생산하는 콩을 매년 200톤 정도 수매한다. 이날도 철원에서 콩농사를 짓고 있는 한호웅 씨가 40kg짜리 포대 180개를 트럭 가득 싣고 왔다. “콩세알과 인연을 맺고 직거래를 시작한지 벌써 7년 정도 되는데, 일단 농사만 지으면 콩세알에서 전량 수매해 주니까,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 서정훈 대표와 부인인 오애란 상무. 체험객 응대부터 직원들 식사까지 모든 안살림을 도맡고 있는 오 상무는 서 대표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콩세알 서정훈 대표 이야기
“사회적 기업도 기업…책임의 리더십 필요”


정부지원 끊겨
큰 위기 겪었지만
결국 자립 성공

일자리 있어야
젊은이들 들어와

설립 초기 반짝 아닌
발전단계별 지원을


사회적 경제조직이 사회적 미션과 경제적 이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생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콩세알도 2011년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끊기면서 큰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자립에 성공했다. 서정훈 대표는 그 비결로 ‘책임의 리더십’을 꼽았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같은 경우 여러 주체들이 함께하다보면 잘 될 때는 모르지만 일이 잘 안될 때는 포기하기가 쉽다. 그런데 저는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모든 책임을 져야 했다(웃음).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기 때문에 헌신적으로 혁신하고 책임지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는 “사회적 미션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콩세알은 기업으로서 갖춰야 할 제품과 매출, 거래처와 비즈니스 아이템들을 꾸준히 발전시켜왔고, 그러한 노력이 실현하고자 했던 사회적 가치들을 지탱해 주는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현재 콩세알의 전체 고용인력은 20명 정도.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고령인, 경력단절여성, 새터민 등 취직이 곤란한 취약계층 고용률을 항상 5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기업으로서 어려움은 없냐는 질문에 “취업의 사각지대에 있는 곤란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은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그래야 사회가 밝아지는 것 아니냐. 모든 기업은 사회적 기업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서 대표가 고향으로 돌아온 지 꼭 20년. 여느 마을처럼 이곳도 고령화가 심각하지만 콩세알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생기고 젊은이들이 들어오면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엔 2년 만에 아이가 태어나 온 동네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다. 인근 양곡초등학교 아이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 서 대표는 “농촌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가 있어야 젊은이들이 들어올 수 있다.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여건, 문화도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 취약계층 고용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자생력을 갖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국가나 사회가 해결해야할 몫을 사회적 기업이 감당하고 있는 만큼, 설립 초기 반짝 지원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저버리지 않도록 발전단계별 지원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사회적 농업을 통해 장애인도, 어른신도, 아이들도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농촌을 만들겠다는 서 대표의 꿈이 새해에는 한 뼘 더 커지길 기대한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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