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노지 감귤 5kg에 6000원 초반
지난해 8000원에 한참 못 미쳐
정치권 판촉행사 등 소비 당부
유통업계도 감귤 팔기 팔 걷어
산지 폐기 등 구체적 지원도 절실


감귤값 약세가 장기화되며 감귤 소비를 늘리기 위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 산지에선 감귤 소비 캠페인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감귤 가격 약세를 벗어나기 위해선 실질적으로 산지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1~21일 노지 감귤 5kg 평균 가격은 6118원으로 지난해 12월 평균가 8031원, 2017년 12월 평균가 9016원을 한참 못 미치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생산량 증가와 소비 부진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이달 감귤 월보를 발표하며 12월 노지온주 출하량을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감귤 소비 활성화가 절실한 가운데 정치권에서 먼저 감귤 소비를 당부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감귤 판촉 행사와 함께 확대간부회의 자리에 감귤을 놓으며 감귤 소비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대표는 “방금 감귤 판촉 행사를 실시했다. 올해 감귤이 아주 풍년인데 소비가 줄어서 감귤값이 많이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며 “추운 겨울에 감귤을 많이 드시면 건강에도 좋고 제주 농민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은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에서 감귤 문제를 짚고, 문희상 국회의장를 찾아 감귤을 전달하며 국회 차원의 감귤산업 관심을 촉구했다. 정동영 대표는 “제주 감귤 문제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겠다. 가격 폭락으로 인건비도 나오기 힘든 현실에 있는 등 감귤 농가가 어렵다”며 “제주 농가의 어려움을 도와드리기 위해 오늘 감귤 캠페인을 하고자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도 감귤 판매 행사에 ‘감귤 농가 돕기’를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일 ‘제주도 감귤농가 돕기 감귤 판매 촉진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5일까지 계속된 이번 행사에서 롯데마트는 중문농협, 제주감귤농협, 영농조합 단체 등과 손을 잡고 감귤 소비 촉진을 위해 350톤의 제주 감귤을 준비해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벌였다. 

농협유통도 20일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노지 감귤 판촉 행사를 열었다. 이후 제주도, 제주농협, 하나로유통의 후원으로 약 7만7000박스의 감귤을 공급,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25일까지 행사를 진행했다. 또 농협유통은 추가적인 소비 촉진 방안으로 ‘상큼한 감귤 과즙으로 몸의 활력을, 소비 부진으로 힘든 농가에 온정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 농협 임직원 등에 감귤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제주 감귤 농가들은 정치권과 유통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감귤 소비 캠페인에 대해선 환영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더 확대되기를 바라고도 있다. 다만 이는 소비 증진 부분으로 계속되고 있는 감귤값 침체를 끊어내기 위해선 이와 함께 산지 폐기가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진성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장은 “현재 감귤 농가들은 생산비도 못 건질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여기에 사과, 딸기를 비롯해 수입과일 양도 상당해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현 회장은 “감귤 대책으로 2S(소과)를 시장 격리한다고 했지만 이 물량은 이미 수출용 등으로 많이 빠졌다. 제주도 차원의 시장 격리도 생산비를 건지기 어려운 수준이라 실질적인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며 “집권여당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도 감귤 산업의 심각성을 인지한 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산지폐기 지원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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