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김상진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2019년 농식품 수출이 역대 최초로 7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77억달러 목표에는 못 미치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 시위, 일본의 무역제재 등 대외적인 악재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국가적인 수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부터 발 빠르게 추진한 농식품 수출확대 정책이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 김상진 과장을 만나 농식품 수출성과와 과제, 그리고 2020년 정책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올 농식품 수출 70억달러 돌파
미·중 무역분쟁, 일본 무역제재
홍콩 시위 등 악재 속 ‘선방’

농가소득 직결된 신선농산물
전년비 수출 10% 가까이 늘어

베트남 콜드체인 추진 등 성과
국산 파프리카 중국시장 진출
딸기 태국 관세인하도 기대 커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 맞아
우리 농식품 인지도 제고 홍보
UN 조달시장 첫 진출도 목표


▲2019년 농식품 주요 수출정책과 성과는 무엇인가.
=연초 국가 전체 수출이 감소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수출관련 대책을 준비했다. 우리 부에서는 상반기부터 농식품 수출확대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평년보다 빠르게 수출사업을 추진했다. 상반기 수출사업이 집중적으로 추진되면서 국가 전체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에서도 농식품 수출은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했다. 고무적인 대목은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농산물 수출이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기준 농식품 수출은 1~2% 정도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목재류 수출 부진을 감안할 때 신선농산물 수출은 1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비수기 수출물류비 추가지원과 물류 인프라가 부족한 베트남에 콜드체인사업을 새롭게 추진해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에는 전 세계적인 한류열풍과 농식품 수출을 연계하기 위해 CJ가 주최하는 한류콘서트 ‘KCON(케이콘)’과 함께 ‘K-FOOD FAIR(케이푸드 페어)’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년에도 CJ와 협력해 더 많은 국가에서 한류와 연계한 홍보행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과의 파프리카 검역협상 타결, 태국의 딸기 관세인하도 큰 성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한 내년도 수출 전망이 궁금하다.
=국산 파프리카의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하게 되면서, 일본 중심의 파프리카 수출편중 현상을 완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지난 7월 일본의 무역제재와 관련 농식품 수출은 별다른 타격을 받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출 감소를 대비해 대응방안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현재 농식품 수출이 일본과 중국, 미국 등 특정국가에 편중되면서 대외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파프리카의 중국시장 진출은 시장다변화 측면에서 기대가 크다. 현재 중국에서는 파프리카를 생으로 섭취하는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아 한국의 고품질 파프리카를 어필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초창기에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진출해야겠지만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샐러드나 주스 등 웰빙 문화와 연계해 현지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한국산 파프리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 중에 있다.

딸기는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품목 중 하나다. 딸기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2% 정도만 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확대 잠재력이 매우 큰 품목이다. 당장 최대의 딸기 시장 중 하나인 태국이 한국산 딸기의 관세를 40%에서 5%로 크게 인하해 수출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딸기 주력 수출품목인 ‘매향’의 기형과 발생률을 줄이고, ‘금실’과 ‘킹스베리’ 등 새로운 품목을 육성해 딸기 수출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

▲농식품 수출과 관련 올해 미흡했거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홍콩 시위와 일본과의 관계악화 등으로 인해 시장개척을 위한 적극적인 판촉행사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또한 시장다변화를 위해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일본과 중국, 미국의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품목으로 보면 파프리카와 깻잎이 좀 아쉽다. 파프리카는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1억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깻잎은 일본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해 금산군과 함께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검역과정에서 유충이 검출되면서 통관이 되지 못했다. 내년에는 검역문제를 해결해 성과를 내겠다.

▲2024년 수출물류비 지원 폐지를 앞두고, 수출통합조직을 육성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올해 수출통합조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섯 수출통합조직인 ‘케이머쉬’의 경우 만가닥버섯을 넣은 리조또 등 버섯 가공식품을 개발해 ‘마켓컬리’에 공급하고 있다. 개별 농가가 하지 못하는 이러한 사업추진이 수출통합조직에 바라는 점이다. 파프리카 수출통합조직인 ‘KOPA(코파)’도 중국시장에 대해 수출창구를 단일화했다. 이러한 우수사례가 다른 수출통합조직으로 확산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류비 폐지를 앞두고 일각에서 수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물류비에 대해선 상반된 평가가 있다. 지자체별로 지원금액이 달라 시장을 교란하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내년부터 수출 기본물류비 지원이 9%에서 7%로 단계적으로 줄고, 2024년 폐지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양파 파동처럼 특이사항이 발생하거나 신시장을 개척하는 경우에 대해선 추가로 지원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연착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20년 농식품 수출 정책방향을 소개해달라.
=농식품 수출시장 다변화가 정책의 화두다. 우선 신남방 정책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앞서 추진해 온 현지 온·오프라인 유통망과 물류 인프라 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북방 정책의 경우 올해 물류, 품목육성, 홍보 등 다방면에 걸친 전략을 수립한 만큼,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 농식품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홍보를 강화하고, 공동운송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수출지원 조직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해외사업처를 신남방사업부, 신북방사업부, 신유통채널부로 개편해 신남방·신북방 정책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유엔(UN) 조달시장에 첫 수출을 목표로 진출방안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고 있다.

이기노·최영진 기자 leekn@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