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왼쪽) 수확을 목전에 둔 썸머킹을 홍동식 씨가 살펴보고 있는 모습. (오른쪽) 나무에 달린 사과 썸머킹.

7월 중순부터 출하하는 여름 사과
과즙 풍부…새콤달콤한 맛 일품

적과 잘 되고 냉해도 적어
다른 품종과 재배법 비슷
당도·산도 비율 높고 과형 좋아 
사과철 1번 타자로 제격


‘사과=후지, 배=신고, 단감=부유’라고 할 정도로 국내 과일 시장은 한 품종이 독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품종 위주의 과일 시장은 획일적인 맛, 홍수 출하 우려, 소비 확장 어려움 등 해당 품목 산업 발전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이에 과일 시장에서의 신품종은 유독 필요성과 중요성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여름사과 썸머킹과 같이 일부 신품종은 시장에서 주목하며 시장 규모를 넓혀놓고 있다. 시장이 주목하는 신품종 사과 썸머킹을 시작으로 주요 신품종 과일을 살펴본다.

썸머킹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서 육종한 품종으로 7월 중순부터 출하가 가능한 여름사과다. 과즙이 풍부하고 조직감이 우수한 가운데 당도(11∼14브릭스)와 산도(0.40∼0.60%) 비율이 높아서 맛이 새콤달콤하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사과연구소가 위치한 경북 군위군 소보면에서 400그루의 썸머킹을 직접 재배하고 있고, 소보면썸머킹생산자협회장 등을 지내며 썸머킹 조직화에도 앞장서고 있는 홍동식 씨는 썸머킹이 소보면 지역에 적합하다는 점을 우선하여 강조하고 있다.

홍 씨는  “군위군 소보면 지역은 해발고도가 100m 미만으로 높지 않다. 이에 착색에 어려움이 커 아무리 사과 맛이 좋아도 외관적인 문제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며 “이런 지리적 단점을 극복하며 착색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조기에 수확도 할 수 있는 여름철 조생 사과 품종이 절실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던 중 인근 사과연구소에서 개발해 알게 된 품종이 썸머킹이었다”며 “썸머킹은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줬다”고 덧붙였다.

홍동식 씨를 비롯해 이 지역 농가에 썸머킹은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착색이 잘 안 된다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썸머킹을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재배 과정과 시장성에서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다.

홍 씨는 “썸머킹은 생육 초기 꽃이 송이송이 맺히며 적과가 잘 되고, 봄철 냉해가 오기 전 적과가 돼 냉해 피해도 다른 품종보다 덜 받는다”며 “특히 썸머킹은 과실을 당겨도 가지까지 같이 떨어질 정도로 나무가 단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외 재배법은 다른 품종과 비슷해 기존 사과 농가가 재배해도 큰 어려움 없이 썸머킹을 재배할 수 있다. 수확 적기도 7월 중순이라 여름철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낙과 피해도 비껴갈 수 있다”며 “다만 수세와 함께 직립성도 강하기에 나무 간 거리는 1.5m를 기본으로 하는 게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썸머킹은 기존 사과 시장을 대체하는 게 아닌 사과 시장을 넓혀놓고 있다.

홍 씨는 “썸머킹은 여름 사과이자 조생 사과로서 장점이 많다. 새콤달콤한 맛은 여름철 사과 소비성 확대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며 “여기에 과형도 보기 좋아 여름철 사과 시장을 넓히고, 전체적인 사과 시장을 키우는 데 썸머킹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썸머킹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유통업체의 과당경쟁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홍 씨는 “썸머킹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몇몇 유통업체들이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 물량 선점 경쟁을 하고 있다”며 “7월 중순부터 썸머킹이 출하돼야 하는데 숙기가 되지도 않은 걸 매대에 내놓고 있어 소비자 이미지가 좋지 않게 될까 봐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사과를 비롯한 과일 시장은 한 시즌 가격 지지에 있어서 첫 출하되는 조생 물량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조생 물량을 먹고 난 뒤 ‘올 시즌 사과가 맛있다, 없다’를 인식하기 때문. 한마디로 초두 물량은 한 시즌을 시작하는 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을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그런 면에서 썸머킹은 사과 시즌의 1번 타자로 제격이라는 평이다. 또 썸머킹이 7월 중순에 출하되면서 ‘썸머킹-쓰가루-추석사과(아리수·홍로 등)-중생종(양광 등)-후지’로 이어지는 사과 적기 출하도 구축되고 있다.

가락시장 서울청과 김용흠 경매부장은 “기존 여름사과로 인식됐던 쓰가루는 7월 말은 돼야 정상적인 맛이 나오고 8월 넘어서야 적기 출하가 가능하지만 썸머킹은 7월 중순에도 상품성이 좋은 물량이 출하될 수 있어 사과 판매와 소비 기간을 더 늘려놓고 있다”고 평했다.

다만 김 부장은 “썸머킹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현시점이 썸머킹의 향후 행보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사과 시즌의 맨 처음 선보이는 썸머킹이 적기 수확해 상품성 있는 물량으로 선별, 출하돼야 한 시즌 사과 소비와 시세도 원활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썸머킹이 다음 품종에 깔끔하게 배턴 터치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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