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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타작물 단지화 현장을 가다] 전국 첫 논고구마 재배단지···농가 호응 속 ‘5배로 쑥’<3>고창군 황토배기 고구마·논콩 단지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 유기상 고창군수와 조규철 고창군의회의장 및 군의원들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이 10월 신림면 자포리 고구마 재배현장을 찾아 참여농가들과 논 타작물 재배사업의 성공을 기원했다. 고창군은 행정과 농가, 영농조합이 협력관계를 긴밀히 유지하는 모델을 구축하며 시범사업 첫 해를 보냈다.

전북 고창군은 논 타작물 재배 사업에 참여하면서 쌀 수급 안정과 타작물 자급률 제고라는 정부 정책사업 목표에 부응하는 동시에 농가 소득까지 올리고 있다. 논에 벼 대신 콩과 고구마를 심어 사업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논고구마 재배단지는 전국 최초다. 지자체 등 행정과 참여농가, 영농조합법인이 ‘삼위일체’로 똘똘 뭉쳐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가 그 원동력이다.


올 17개 농가 참여 15ha 조성
3차례 태풍 탓 벼 수확 줄었지만
황토 덕 고구마 생산 되레 많아
“벼농사의 2배 이상 수익 날 것”

지역 영농조합법인, 전량 수매
재배기술 노하우도 공유 ‘든든’
내년 75ha 규모로 확대 추진

#전국 최초 논고구마 대규모 재배단지


고창군은 2018년 벼 재배면적 1만1488ha의 8%인 922ha에 논 타작물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목표량의 67%인 614ha(894농가)가 시범 사업에 참여를 신청했다. 조사료 187ha, 두류 286ha, 일반작물 123ha, 휴경 18ha 등이다. 이 중에서도 고창군 신림면 일대에 고구마(자포리)와 논콩(가평리) 재배단지 조성이 추진됐다.

자포리 17개 농가가 고구마 재배단지 15ha 조성에 참여했다. 고구마는 고창 지역특산물이기도 하다. 선운산 자락의 비옥한 황토 덕분에 우수한 품질의 고구마를 생산하기에 여건이 좋고, 이런 이점을 살려 일찌감치 지역의 영농조합법인들이 고구마 재배 및 가공에 참여하고 있어 이 일대에서는 낯설지 않은 작물이다. 올해의 경우 가을 3차례 이어진 태풍으로 벼 수확량이 떨어진 반면 땅 속에서 자라는 고구마의 생육에는 큰 지장을 미치지 않아 농가 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김용진 고창군청 친환경농업팀장은 “올해 벼 수확기에 태풍이 3번 겹치며 수확량이 15~20% 떨어졌는데, 고구마는 땅 속에 있어 생육에 큰 차질이 없었다. 밭에서 평당 8㎏ 정도 수확한 반면 논에서는 평당 10㎏ 정도 수확했다. 황토 특성상 규산성분이 있어 고구마가 단단해 맛도 좋고 저장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며 “벼농사보다 2배 이상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농가 만족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안정된 생산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든든한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설립해 대형유통마트에 납품을 하고 있는 고창황토배기청정고구마연합영농조합법인(대표 서재필)이 참여농가의 생산물량을 전량 수매해 생산 안정을 돕고, 그동안 축적한 재배기술과 노하우 등도 공유하며 고구마 재배단지 조성에 일조했다. 영농조합 입장에서도 가공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이서 좋은 품질의 원물을 확보하는 데 수월하다는 이점이 있어 둘 모두에 득이 됐다. 이 조합은 인근 지역에 대지 5000평을 확보, 내년 가공공장을 확충할 계획이어서 연간 3000톤 가공처리 역량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농가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사업성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고창군은 올해 15ha에서 2020년 75ha 규모로 고구마 재배단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무려 5배 이상 규모가 늘어날 정도로 지역 농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57개 농가 논콩 단지 53ha 조성 
본궤도 올라 내년 133ha로 확대


#논콩 단지, 내년 2배 이상 확대

올해 57개 농가가 참여해 53ha를 조성한 가평리 일대의 논콩 재배단지도 내년 133ha 규모로 확대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시작하기보다는 소규모 면적을 중심으로 사업을 연착륙 한 이후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고창군의 애초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됐다. 내년 시설 장비 지원 예산 5억원도 이미 확보해 뒀다.

김용진 팀장은 “콩의 경우 사전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단지 조성이 추진되다보니 재배기술 교육 등 농가 교육에서부터 준비할 것이 많았다”면서 “콩은 태풍 여파로 평당 850g 정도 수확량을 냈는데, 올해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평당 1㎏ 이상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콩의 경우 정부는 올해 ha당 325만원을 지원한다.
 

논콩 재배단지 조성에 앞서 유기상 고창군수가 신림면 가평마을을 찾아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지자체·농가·영농조합 ‘삼위일체’로 시너지효과
집단화로 생산 효율 높이고, 계약재배 통해 판로 확보

사전설명회·전문가 교육 등 
적극적인 행정으로 농가 신뢰
영농조합은 계약재배로 공헌 


무엇보다 고창군이 추진하는 논 타작물 재배사업은 지방 행정과 농가, 영농조합법인이 ‘삼위일체’로 똘똘 뭉쳐 시너지효과를 높인 우수사례로 꼽을 수 있다. 고창군이 사업에 참여한 배경에는 쌀 수급안정이라는 정부 정책목표에 부응하는 한편 농가 소득 향상과 지역 특화의 필요성을 행정과 민간이 공통으로 인식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민관 협력관계가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였다.

행정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섰다. 참여 농가를 중심으로 사전설명회, 영농발대식, 논 타작물 단지 기반 조성 등 준비 단계부터 공을 들였다.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서는 공동 파종, 공동 방제, 공동 수확으로 집단화에 맞춰 생산 효율을 높였다. 농가에는 고창군 자체 사업인 중소형 농기계 사업과 볏짚 환원 사업에 우선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논 타작물 재배 사업 참여를 유도했다.

농가 교육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콩 재배 전문가를 초청해 재배기술 등을 교육했고, 마을회의를 통해 고창군청과 군 농업기술센터, 신림면사무소 관계자들이 참석해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역할 및 업무를 분장하며 농가 지원에 힘썼다. 유기상 고창군수도 논 타작물 재배 단지를 현장 방문해 논콩 재배상황을 확인하고 참여 농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행정 지원에 만전을 기했다.

지역 영농조합법인의 공헌도 컸다. 고창황토배기청정고구마연합영농조합법인이 고구마 계약재배를, 한결영농조합법인이 콩 계약재배를 맡아 안정적인 생산을 도왔다. 원물 확보에 이어 가공 및 대형유통업체 납품을 통해 농가의 소득 향상을 이끌었다. 고구마와 논콩 재배단지를 통해 지역을 특화하는 효과도 얻었다.

김용진 팀장은 “행정이 나서서 신뢰를 줘야 농가들의 호응도 높을 수밖에 없다”며 “행정과 농가와 법인이 삼위일체가 돼 시범사업 첫 해를 무탈하게 보냈고,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신림면 가평리에 조성된 논콩 재배단지 모습.

●사업 확대를 위한 제안은
지속가능한 안정성 확보가 핵심…예산 지원 따라줘야 


논 타작물 재배사업의 지속가능한 안정성을 확보하는 부분이 가장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농가 참여 확대를 유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2022년까지 추진되는 중장기 사업임을 감안할 때 중장기 차원에서 중앙정부의 예산 배정 및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와 함께 밭작물 전환에 따른 객토비용 부담이 있어 객토사업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도 나온다. 타작물 재배 사업이 농가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부분이 병행돼야 하는 만큼 예산 지원이 따라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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