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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농업-복지제도 연계···재정적 지원 경로 마련해야”농식품부·농어촌공사 ‘2019 사회적 농업 국제심포지엄’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이탈리아 2015년 관련법 제정
공공-민간-제3섹터 협력
사회적 농업활동 확산 추세

농업인 일상적 농장활동 토대
획일적 서비스 제공 아닌
사회적 약자 니즈·선택권 중요

국내 사회보장사업 311개 중
46개 사회적 농업 실천 연계 가능
재정 지원·집단적 학습 최우선


사회적 농업이 활성화되려면 보건복지제도와의 연계 방안을 모색하고, 부처간 협력을 통해 재정적 지원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와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가 지난 10일 서울 임페리얼 펠리스에서 개최한 ‘2019 사회적 농업 국제심포지엄’에서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이날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이탈리아 피사대학의 이아코보 교수, 아일랜드 사회적농업협회 브라이언 박사, 일본의 JA공제총합연구소 하마다 켄지 박사 등 해외 사회적 농업 전문가들은 국내 전문가, 100여명의 활동가들과 ‘사회적 농업과 복지제도 연계’ 방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탈리아의 사회적 농업 전문가인 프란체스코 디 이아코보(Francesco Di Iacovo) 피사대학 교수는 “사회적 농업은 자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농업은 일자리 감축과 고령화, 연금제도 등으로 재정적 압박이 커지고 있는 유럽의 복지국가 문제를 해결할 굉장히 혁신적인 솔루션”이라면서 “공공과 민간, 제3섹터가 보충성의 원칙을 토대로 협력하면서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공동 생산하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최소 3000개 이상의 사회적 협동조합이 지역의 공공기관과 손잡고 취약계층에게 농업활동을 기반으로 한 고용·돌봄·교육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15년 ‘사회적 농업 지원법률’이 제정됐으며 최근 젊은 농장주, 특히 청년이나 여성이 주도하는 다양한 사회적 농업 활동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아일랜드 사회적농업협회 브라이언 박사는 “사회적 농업은 농업인들이 일상적인 농장 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문적 치료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라면서 “획일적인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의 니즈와 선택권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회적 농업 활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정책 실현이 어렵다”면서 “여러 정부부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농장에서의 유의미한 활동이 참가자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널리 알려야 하고, 사회적 농업인들이 제공한 가치 있는 활동에 대해서는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한국에서의 사회적 농업과 복지제도 연계방안에 대해 발표한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지역사회에서는 시장도 제 기능을 못하고, 공동체도 작동하지 않으며,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십상”이라면서 “그 공백을 지역사회 농민들이 ‘사회적 농업’이라는 새로운 농업실천을 통해 채워나가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농업’ 실천이 확산되려면 보건복지시스템과 연계, 공공부문의 재정을 투입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김 박사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현재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사회보장사업’ 311개를 검토한 결과 사회적 농업 실천과 연계가능한 사업이 46개 정도가 있다면서, 1)사회적 농장에 서비스 제공을 위탁하거나, 2)농업인과 사회보장사업 시행기관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3)사회적 농업 실천집단의 거버넌스를 만들거나 4)지방자치단체의 보건복지 계획에 사회적 농업의 참여를 명시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김 박사는 “한국에서 사회적 농업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재정적인 지원과 집단적인 학습”이라면서 “농민뿐만 아니라 보건복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지역사회가 어떻게 사회적 약자들을 껴안고 갈지, 농민들은 농업을 통해 어떻게 그 활동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농식품부는 그 노력을 강력하게 뒷받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종합토론 패널로 참여한 조예원 네덜란드 바흐닝언 케어팜 연구소 대표도 사회적 농업의 활성화는 복지제도와의 연계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사회적 농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계기는 법적으로 복지제도와 연계될 수 있는 돌파구가 생기면서부터”라면서 “1999년 국가지원센터가 생기면서 농업인들이 재정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 없이 활동을 할 수 있게 됐고, 더불어 홍보활동이 강화되면서 일반인들이나 복지대상자들에게 농장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덧붙여 “농장에서의 돌봄과 시설에서의 돌봄이 어떻게 다른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시설에서 하듯이 참가자를 환자나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지속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일본의 농복연계사업

일자리 부족한 장애인과
노동력 부족한 농촌 연계
농업생산 활동 뒷받침


JA공제총합연구소 하마다 켄지 박사는 이날 일본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농복연계(농업과 복지의 연계)’ 현황과 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하마다 박사에 따르면 현재 신체장애·지능장애·장신장애를 앓고 있는 일본의 장애인 숫자는 963만명으로 일본인구(1억2000만명)의 7.4%에 달한다. 이 중 16~64세 사이 360만명 중 일하는 장애인은 81만명, 22%에 불과하다. 일하지 않는 장애인들 중 60%가 일을 하고 싶어한다.

반면 농업 생산자 209만명 중 65세 이상 비율이 66.8%에 달한다. 39세 이하는 10만명에 불과,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다. 하마다 박사는 “이렇듯 장애인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농촌에서는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 착안, 2013년부터 농복연계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농복연계에는 4가지 유형이 있는데, 1)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법인이 농업생산 활동을 하거나, 2)농업생산자가 장애인을 노동자로 직접 고용하거나, 3)사회복지법인에 농작업을 위탁하거나, 4)민간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해 농업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그는 “장애가 있으니까 농작업을 하기 어렵다는 것은 비장애인들의 편견일 뿐”이라면서 “그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지원한다면 얼마든지 스스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내각부는 ‘농복연계비전 5개년 계획’을 내놓고 농림수산성과 후생노동성 등이 함께 정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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