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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 틀 전환 타운홀미팅 보고대회] 뼈 있는 비판·절절한 호소에···문 대통령 ‘깊은 공감’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고성진 기자]

▲ 12일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열린 ‘농정 틀 전환을 위한 2019 타운홀미팅 보고대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농어업 현장의 어려움과 호소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자리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과감한 농정 틀 전환’ 의지를 피력했다. 사진제공=청와대

12일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열린 ‘농정 틀 전환을 위한 2019 타운홀미팅 보고대회’는 농어업 현장의 어려움을 대통령 앞에서 생생하게 전하는 자리가 됐다. 발표자로 나선 지역 농어민들이 농정 전반의 평가를 비롯해 농업소득, 농산물 수급안정 등에 대한 현장 정서를 진솔하게 풀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고, 문재인 대통령도 시종일관 경청하는 ‘소통’의 모습으로 현장의 목소리와 호흡했다.


“사회적 농업 관심·지원을…아스팔트농사 이제 지겨워”

▲현장 목소리들은=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가 진행한 9개도 순회 타운홀미팅에서 나온 현장 농어민들의 요구가 직접 발표 또는 제작 영상을 통해 진솔하게 표출됐다. 주요 발표자로 나선 이들은 청년과 여성, 지역과 연령 등을 고려해 선정된 4명이었다. 현장 농어업 종사자들이 겪는 고충에서부터 농정 정책에 대한 뼈 있는 비판도 나왔고, 정부의 책임과 지원 확대를 호소하기도 했다.

“청년들이 농어촌에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농촌에 적응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청년들이 연고도 없고, 집도 없고 돈도, 기술도 없어요. 이런 기반 없는 청년들의 농촌 정착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2018년부터 국정과제 중 하나인 사회적 농장 지원 사업에 선정돼서 기쁘게 일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정된 시스템 안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농업, 사회적 경제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윤수경 해뜨는농장 대표, 경북 청송)

“개방농정이 시작된 지난 30년 동안 1년에 몇 번씩 서울에 올라와 농산물 가격 유지해 달라, 유통구조 바꿔달라, 농협 좀 개혁해달라, 그렇게 외쳤는데도 여전히 똑같다면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농정 틀을 바꾸려면 농식품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나서야 되는데 공무원들이 바꾸려고 하겠습니까. 그냥 겉치레만 바꾸고 안에 내용은 그대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차가운 아스팔트농사 이제 지겹습니다. 대통령님이 해주십시오.” (김성만 경남도 농어업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농업인들은 한 없이 억울합니다.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금치’니, 짜장면에 양파를 안 준답니다. 국민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여기저기서 호들갑을 떨어 결국은 정부가 물가안정대책이라며 수입한 물량을 풀어버립니다. 아주 빠르게 작동됩니다. 반대로 가격이 내릴 때는 찔끔찔끔 수매해 산지폐기로 대처하기 일쑤입니다. 여기에 가격이 바닥을 치고 난 다음에야 시행이 되니 힘없는 농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당합니다.” (조광윤 한국농업경영인전남도연합회 사업부회장, 전남 무안)

“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가업을 7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양식기술의 문제가 아직도 많은 부분이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 수산물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누구나 양식기술을 표준화해서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다면 양식업에 참여하는 청년들도 증가할 것입니다.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에서 스마트양식과 스마트팜 같은 최신 스마트 기술을 마음껏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승원 대상양식산업 이사, 충남 서천)


농어업인·국민 등 소통 한마음…행사 내내 ‘화기애애’ 

진솔하게 풀어낸 농어민 목소리
문재인 대통령, 시종일관 경청


▲현장 스케치=복잡하게 얽힌 농정 현안을 풀어달라는 목소리는 절절했지만, 어둡지만은 않았다. 정부와 현장 농어민 모두 앞으로 더욱 많이 소통하고, 우리 농업·농촌을 회생시키자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여서다.

행사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행사장에 도착하자 장내에선 뜨거운 환호와 함성이 울렸다. 행사 말미에 임병목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와 이창미 백미리 어촌체험마을 사무장 등 두 농업인 가족들이 농업인으로서의 자부심과 따뜻한 가족애를 뽐내며 훈훈한 분위기를 더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도 밝았다. 특히 임병목 이사와 그의 노모가 주고받은 만담과 같은 대화에 문 대통령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청중에서도 유쾌한 웃음소리가 퍼졌다. 문 대통령은 노모가 자리에 돌아오자 노모의 손을 보듬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9개도 타운홀미팅에 참석했던 전국의 농어업인과 일반 국민들, 농수산대 재학생 및 졸업생, 주변 지역의 농업고등학생 등 700여명이 초대됐다. 정부 관계자로는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자리해 정부 대책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정동영 민주평화당(전북 전주시병) 의원, 정운천 바른미래당(전북 전주시을) 의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시) 의원도 참석했다.


농특위 전국 돌며 모은 의견, 대통령에 가감 없이 전달

노무현 정부 이후 첫 ‘소통’ 자리

▲행사 개최 배경과 의미는=‘농정의 틀을 전환한다’는 목표로 지난 4월 출범한 농특위는 3개 분과위원회와 3개 특별위원회 등의 조직 구성을 마치고 8월부터 농정 전환의 방향과 내용을 만드는 작업을 다양한 논의 틀 속에서 진행해 왔다. 중앙단위에서는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실을 비롯해 농식품부, 해수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과 TF를 구성, 주요 농정 아젠다에 대한 회의가 이어졌고 도 단위 농정 거버넌스 조직과도 ‘농정 틀 전환 전국협의회’를 구축, 논의를 이어갔다.

이번 보고대회는 10월 30일 제주에서 시작해 12월 5일 경남을 마지막으로 전국 9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 수렴한 목소리를 한자리에서 공유하고, 농어업·농어촌의 미래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多듣고 多함께, 농정전환!’이라는 행사 슬로건도 이런 의지가 반영됐다.

박진도 농특위원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타운홀미팅을 진행하면서 ‘농특위가 똑바로 해라. 참 살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들어주고, 말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 대통령과 국민이 관심을 갖게 전달해 달라. 농어민이 살기 좋게, 국민이 행복하게 농정 틀을 바꿔 달라’는 것이 농어민들의 민심이었고, 많은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보고대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박진도 위원장은 “타운홀미팅의 결론은 농어민과 농어촌주민은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다원적 가치와 공익적 기능을 극대화해 국민 행복에 기여하고, 국가와 시민사회는 농산물의 가격보장과 농업·농어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지불한다는 사회 협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과 소통하고 농식품부와 해수부 등 부처 간 협력을 긴밀히 가져가면서 농정 틀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노무현 정부 이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현장 농업인들과 700명이 넘는 이들과 함께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농어민의 목소리를 듣는 첫 번째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가 끝난 이후 오현석 농특위 사무국장은 “현장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진솔하게 전달하는데 모든 행사의 초점을 맞췄다”면서 “대통령께서 농어민들에게 직접 농정 전환의 의지를 밝히고 구체적인 개혁과제를 언급하신 만큼, 익년도 정부 예산안이 준비되는 내년 5월까지 실제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형태로 정책 전환이 이뤄지도록 본격적으로 답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주=김선아·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 행사 말미에 농업인 가족들이 무대에 나와 ‘화이팅’ 구호를 외치자 웃음과 함께 손동작으로 호응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5가지 약속 (모두발언 요약)

첫째,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정을 구현하겠습니다

쌀에 편중된 직불제를 개편, 논농사와 밭농사 모두 직불제 혜택을 받도록 하고, 중소 농민을 더욱 배려, 영농규모에 따른 격차를 줄이겠습니다. 농업 직불제는 환경과 경관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자율휴어, 친환경 양식과 같이 환경보호를 위한 수산직불제 개선도 모색하겠습니다.

둘째, 살고 싶은 농어촌을 만들겠습니다.

2022년까지 읍면 소재지에 생활 SOC를 900곳 이상으로 늘려, 어디서나 30분 안에 보육·보건 서비스에 접근하고, 60분 안에 문화·여가 서비스를 누리고, 5분 안에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3·6·5 생활권을 구축하겠습니다.

수산혁신 2030, 어촌뉴딜 300으로 어촌 현대화와 함께 해양공간계획을 조기에 마련하겠습니다. 6000 개의 농어촌 사회적 경제 조직을 활성화하고, 현재 250여 개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2022년까지 1200개 이상으로 늘릴 것입니다. 귀농·귀어·귀촌 통합 플랫폼을 마련하겠습니다. 농수산대학을 청년농 사관학교로 육성하고, 농어업회의소를 활성화, 지역 농정의 협치시대를 열겠습니다.

셋째, 농수산물 수급관리와 가격시스템을 선진화하겠습니다.

생산자조직이 사전에 재배면적을 조정하고, 작황에 따라 공급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햇사레' 복숭아처럼 공동 브랜드 마케팅을 확대하고, 온라인 또는 사이버거래시스템을 확산하겠습니다. 농업경영체 등록제도 개선과 함께,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종합유통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수급안정과 유통혁신을 뒷받침할 것입니다.

넷째, 더 신명나고, 더 스마트한 농어업을 만들겠습니다.

스마트 기술을 시설원예에서 노지작물, 축산, 수산으로 확산하고, 중소 농어가까지 폭넓게 적용하여, 농어업의 경쟁력과 농사짓는 어르신들의 편의를 높이겠습니다. 맞춤형 특수식품 등 5대 유망 식품을 집중 육성해 농수산물의 해외 판로를 넓히고, '김치 대·중소기업 상생'처럼 상생을 바탕으로 식품산업을 육성할 것입니다.

다섯째, 푸드플랜을 통한 안전한 먹거리 제공에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돌봄교실 아동 24만명에게 제철 과일을 공급해 식생활 개선과 과수 소비 증가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임산부와 취약계층으로 신선농산물 공급을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생산·유통·소비가 선순환하는 지역 먹거리 종합전략 '지역 푸드플랜'을 현재 46개 지자체에서 2022년까지 100개 지자체로 늘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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