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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이 농업·농촌으로 올 수 있을까?

[한국농어민신문]

김경미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삶의 무대로 농촌 택한 젊은이들
혹독한 그들의 실험 존중받아 마땅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지원 필요


2020년 30대에 진입하는 90년대생을 ‘기성세대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하는 세대’로 바라본 전문가의 책이 화제였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조화로운 환경 속에서 자라나야 하며, 기성세대가 새로운 세대를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는 주장한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속한 변화와 함께 수축사회로 나아갈 것이고, 그 누구도 경험해본 적 없는 사회가 오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고 실험하면서 자기가 그 분야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전문가는, ‘그러기 위해 평생 공부해야하며, 이를 위해 초기에 인성교육, 사회성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청소년, 청년의 현실은 어떤가? 2014년 청소년(9~24세)의 대학진학 이유는 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가 49%이었고, 2018년 아동~청년의 36%가 대학졸업 후 경제적 풍요를 기대했다. 대학교육이 경제적 풍요와 밀접하기 때문이다. 희망교육 수준은 4년제 대학 졸업(75%), 석·박사 학위 취득(12%) 등 대졸 이상이 87%이다. 학교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지만,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주문 생산할 뿐, 더 이상 학생에게 준비와 실험과 미래의 모색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청소년의 진로체험은 2017년 28%이다. 진로교육 방법은 직업과목 수업, 현장학습(견학), 소집단(동아리) 활동, 저명인사(선배) 강연, 재량(창의적 체험) 활동이 도움이 되지만 상담교사에 의한 진로교육 비중 등이 높다(통계청, 2019). 직업선택 기준은 중고생 때 자신의 능력, 적성, 자아성취, 의사결정권 등을 중시하지만 대학생이 되면서 직업의 장래성, 경제적 수입, 안정성을 좀 더 중시하게 된다.

반면 진로 및 직업선택에 대해서는 ‘분명한 인생목표가 있다(70%), 내가 정한 기준으로 내가 선택한다(87%), 내가 희망하는 직업을 미래에 가질 수 있다(82%)’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젊은 세대를 맞이할 준비가 농업과 농촌에 돼 있는가? 텃밭활동 등 농업체험이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가? 농업과 농촌은 젊은 세대에게 실험의 장이 돼 줄 수 있겠는가? 그들에게 현실적인 두려움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도록 매력적일 수 있겠는가?

삶의 실험무대로 농촌을 택한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 완주의 E농장은 지속가능한 친환경에 대해 함께 공부한 이들이 기성세대인 선배와 함께 농촌지역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치유농장을 시험하고 있다. 홍성에서는 지역의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이 농업에 들어올 수 있는 협동조합(젊은협업농장)을 만들어 미국에서 유학하던 청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협업농장과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가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만든 농장이 H치유농장이다. 경산의 T농장은 도시에서 젊은 부부가 귀농해 체험농장을 일구고 있다. 제천의 C농장은 부모님 농장에 참여하면서 젊은 부부의 실험으로 바꿔가고 있다.

농사일에 익숙해지기까지, 지역사회 적응하기까지 그들의 실험은 혹독하다. 그러나 그들은 실험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꾼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고령화돼 가는 농촌에서 이들의 실험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의 실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득이 높은 농가가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실험을 돕기 위한 한 방법은 자금지원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하고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

먼저 초등학생 때는 농업을 접하게 한다. 체험을 통해 곤충학자, 농업인 같은 꿈이 생긴다. 중고생과 대학생 때는 소모임 활동을 지원한다. 농업·농촌을 선택한 청년들에게는 삶을 함께 탐구할 수 있도록 실험기회를 열어준다. 그동안 해법을 제시해온 정책담당자나 연구자뿐 아니라 생활의 주체들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갈 수 있는 공간(방안)이 필요하다. ‘리빙랩’이라는 방법이 있다. 이것이 두 번째다. 수요자인 국민이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는 참여형 연구개발사업을 늘리는 것이다. 농업현장, 농촌공간 또는 교육현장에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같이 문제를 풀어간다. 젊은 세대가 기존 시스템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역단위 공적 의사결정도 열어야 한다. 그것이 세 번째다. 이제 농업과 농촌의 기성세대들이 새로운 젊은 세대를 어떻게 포용하고 함께 성장해갈 것인지를 더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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